친구가 원수보다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만하게
동산만하게 커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 보다.
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 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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