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보고 왔어요.

2011.02.20 03:55

감자쥬스 조회 수:1925

무엇보다 촬영이 좋네요. 새피아톤의 화면이 아름다웠습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그림엽서 같았어요.

영화적 재미는 떨어져요. 전 김혜자의 만추가 더 좋았습니다. 그래도 분위기 있고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리메이크 해석도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선에서 나름 새롭게 시도하면서 요즘식으로 잘 바꿨더군요.

현빈 인기 덕에 이 예술영화가 대대적인 홍보력을 통해 개봉관 많이 잡아 전국개봉했는데 오히려 소규모로

개봉해서 차근차근 극장을 늘리는 방법을 썼다면 더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개봉관 형편상 소규모로 개봉했다 확장개봉하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한 1~2주만이라도요.

오히려 와이드릴리즈 해서 손해를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가 너무 차분하고 느리고 사색적이어서 멜로 영화를 기대하고 보러 오는 관객들이 적잖이 실망하는 눈치였거든요.

전 김혜자의 만추만 봤었는데 거기서 남자주인공은 범죄자였죠. 이번 뉴버전에서 남자주인공이 제비라는 설정 때문에

좀 몰입하기 힘든 요소도 있었어요.

 

두 배우는 둘 다 두개 국어를 하느라 대사 소화하기 힘들었을것 같은데 특히 탕웨이 표정이 좋았고

현빈도 부대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국내 영화임에도 제목 외에 모든 이름이 영어로 기재되어 있다는 게 특이점이었습니다.

중간중간 지나치게 길다 싶은 장면들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한 15분만 쳐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그래도 시애틀의 안개자욱하고 축축한 풍경을 예쁘게 잡아낸 촬영이 너무 근사해서 그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었어요.

하루 빨리 진짜 오리지널을 보고 싶을 따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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