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참 큰 열여섯살짜리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된 여학생이랑 알게 됐어요. 175에 아직 성장중이어서

막상 말 나눠보면 귀여운 애기지만 처음에는 제 친군줄 알았어요.


얼마전에 오랜만에 다시봐서 "잘 지냈어요? 요새 추워지는데 기숙사 난방은 제대로 나와요?" (이 몹쓸 존대 본능..)

그랬더니 그 친구가 수줍게 웃으면서

"네, 밥잘먹고 있어요. 선생님은요?"


....................

그 길을 갔다면 선생님 되고도 꽤나 지나긴 했을 겁니다.

아르바이트시절 학생들은 대부분 이 친구보다 나이가 많죠...


그래도 선생님이라.. 선생님...난 너한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는데..


그 말에는 역력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나요

이 사람

언니라는 말은 안나오는데

뭔가 아줌마라고 부를 수는 없어


갈등하게 해서 내가 미안하다...


생각해보니까 애써 예의바르고 고색창연한 말을 찾은 어린 친구가 더 귀엽긴 했지만

뭔가 일러

아직 이르다고

난 이 역할을 받아들을 수 없다고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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