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어를 때, 특히 아기가 마구 울 때 달래면서 쓰는

"우리 애기,(중략)..., 누가 그랬어!" 라는 말이요.

누가 너(아기)를 울렸느냐, 거슬리게 했느냐 이런 말이죠.

 

혹시 아기를  기르시거나, 아기 돌보는 모습을 옆에서 보시거나 한 분들 중에서는

이런 표현을 들어보신 분 있지 않을까요?

 

 

이게 아기를 어를 때 통용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게,

그전에 월탄 박종화 선생의 <금삼의 피>를 읽는데

후궁이었던 폐비 윤씨가 연산군을 출산하는 장면에서,

갓 태어난 아기 연산군이 으앙으앙 울자

윤씨도 이렇게 말하면서 아기를 처음 안아보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우애 우애 아이고 우리 아기, 누가 그랬어!"

 

 

그밖에도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나이 있는 여자 어른들이 아기 달래면서 저런 말 쓰는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고요.

 

지금 친정에서 친정어머니와 함께 육아를 하고 있는데요,

어머니도, 제 외할머니도 제 아기를 어를 때 저 표현을 쓰세요.

방금도 아기 목욕시킬 때 아기가 불에 덴 듯이 우니까 어머니가 아이를 벅벅 씻기시면서

"아이고 우리 XX, 누가 그랬어...누가 그랬어!" 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상한 건 저도,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아기가 울 때 저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려고 해요.

 

그런데 아기 낳기 전에는 저 말이 이해가 안 갔거든요.

누가 그러긴 뭘 누가 그래, 누가 그런 줄 알면 아기가 울음을 그치기라도 하는가.

그래서 그 말을 아기 낳고 키우면서도 안 쓰려고 했는데,

 

...본능적으로 나오더라고요.

확실히 관용적으로 쓰는 것들, 이전에 경험 있는 분들이 쓰는 말들을 따라 쓰는 게 편하긴 하더군요.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