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아래는 예전에 써둔 수비드(Sous Vide)라는 스테이크 제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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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굽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도시 전설(Urban Legend)이 있다.

  - 고기를 급하게 빨리 굽고 최소한으로 뒤집어야 육즙이 덜 세어나온다.

  - 고기 맛을 결정하는 것은 육즙이다.

  - 레어 심도에서 바싹 구워진 표면까지의 그라데이션이 아름다워야 한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첫째로 육즙이라는 것은 실제로 그리 역할이 크지 않다. 미오글로빈으로 구성된 붉은 즙이 고기 맛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이것은 약한 불에 오래 굽거나 한다고 해서 더 많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굽는다고 해서 그 겉 표면이 코팅 역할을 해서 육즙을 가둬두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사람들은 그 치이익 하는 자극적인 소리, 불에 화끈하게 구워져있는 외양 등에 반응하는 것에 가깝다. 차라리 그라데이션이 없이 단일하게 익힌 고기가 더 동질적인 맛을 제공할 수 있다.

 수비드는 그런 목적에 충실한 제법이다. 이 방식은 진공포장한 고기를 일정한 온도의 물(레어의 경우 약 60도)에 긴 시간 담궈둠으로서 고기 표면과 속을 균질적으로 익혀준다. 수비드로 구운 스테이크는 잘라보았을 때 모두 동일한 색깔을 띄는데 맛 역시 좋다. 다만 그 겉 표면이 마치 수육같은; 형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미리 달궈둔 고온의 팬이나 석쇠 등으로 표면만 조금 더 구워주는 게 보기 더 좋다.

 수비드 제법을 위해서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 예컨대 전열식 보온기라거나 아이스박스 같은 도구가 필요하기는 한데, 오븐같은 고가의 장비를 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가정식 스테이크;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테이크에 곁들일 야채는 소테보다는 생야채를 데치기만 하여 가볍게 드레싱하거나 아예 드레싱하지 않은 채로 얇게 썰어 내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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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다른 분도 말씀하시길래 막 땡기네요. 아무래도 저도 다음 주말에 한번 간만에 만들어 먹어야겠네요. 요새 쇠고기를 싸게 파는 모양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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