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대한 잡담

2011.02.22 15:41

메피스토 조회 수:1861

* 이런게 참 여러가지로 불편합니다. 이데올로기적으로 불편하다는게 아니라, 살아가는데 불편해요. 아무것도 아닌 말이 현실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고, 또 그걸 준비하기 위해 스트레스 받아야 하잖아요.

 

 

* 보통 이렇게 얘기하죠. 남자는 몇억이상의 집이나 몇천 이상의 연봉이 있어야하고, 여자는 어떤 수준의 미모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배경이나 미모 말고 성격도 있어요. 어때야한다 저때야한다. 사실 딱히 틀린말은 아닙니다. 배우자(애인)의 배경이나 미모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행동패턴(성격)도 마찬가지고요. 나는 배우자의 미모나 배경은 보지않는다, 혹은, 성격만 본다 같은 말은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얘기죠. 이미 스스로의 배우자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 중 하나니까요. 

 

미모가 어떻다 배경이 어떻다 성격이 어떻다 같은 말들엔 교묘한 함정이 있어요. 절대치라는게 없다는거죠.  누군가가 배우자를 선별하는 특정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조건은 영구불변적이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혹은 사귀면서 변할 수도 있고,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무런 호감이 안갈 수 있어요. 분명한건, 절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사랑이 없는 사람과 함께하는 사람은 결국 헤어지거나, 혹은 문자그대로 사랑없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사랑없이도 살아가는 사람이 있긴하지만 전 절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사람. 그것 하나만이 거의 절대적이죠.  그리고 사랑은 변할 수 있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현실적인것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게 얼만큼인지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가변적이니까요.

 

가난한 애인과 데이트하는게 지겨워서 사랑이 변할 수 있고, 못생긴 애인과 데이트하는게 지겨워서 사랑이 변할 수 있으며, 성격파탄자 애인과 사귀는게 짜증나서 사랑이 변할 수도 있어요. 그럼 '가난'과 '못생긴', '성격파탄'이 아주아주 중요한 요소일까요. 그건 아무도 몰라요. 그냥 상대방의 가난과 못생김, 성격에 지쳐하는 자기 자신이 나쁜사람이 되는 것 같고, 그게 싫어서 헤어지자고 하는 것일수도 있거든요. 그 두사람은 그냥 안맞는 것이죠. 누구 하나가 속물이거나 나쁜 녀석이라 그런게 아니라. 

 

얼마나 부질없는 소리들이에요. 저도 예전엔 꼴같잖은 비유랍시고 자동차 옵션 안본다, 엔진만 본다같은 얘기를 하고 다녔죠. 근데 연애하고 여자만나고 다니니 뭐가 옵션이고 엔진인지 구분이 모호해지더군요. 정말 성격좋은 여잔데 정이 안가는 여자도 있었고, 괜찮은 외모를 지녔지만 이건 뭐 욕나오는 성격인 여자도 있었고, 느낌이 안가는 여자도 있었어요. 성격도 좋고 이쁘기도하고 심지어 코드도 통하는데, 만나고있으면서 이거 잘 만나고 있는건가, 의문이 드는 때도 있었죠. 결론은 다 쫑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이런 이야기가 오고가는 자리들이 참 불편해요. 특별할거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여자는 이뻐야한다, 남자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이도저도 아니면 성격이 좋아야한다같은 소리를 하죠. 그리고, 그렇게 떠도는 얘기들에 자신을 맞추며 자기를 비하하고, 이성에게 더 나아보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네. 전 이게 정말 불편해요. 살아가는데 스스로의 의지 이외의 것들에 묶여 살아가는건 원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불편한 삶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제가 만났던 여자들이 하나같이 초미녀냐? 아뇨. 제 여친이었던 사람들의 친구들은 다들 여자가 아깝다고 했고, 제 지인들은 메피스토 니가 아깝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아깝고 넘치고 할께 있겠어요. 그냥 하는 소리들이지. 사람이 사람 만나는 일이잖아요. 요즘 여자를 보는 기준은 많이 단순해졌어요. 함께 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고, 그 모습이 행복해보이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여자가 이쁘고 잘나도 그 모습이 상상이 안되면 거시기하더라고요. 그리고, 딱히 근거가 있는 얘긴 아니지만, 전 사람들이 입으론 능력이 어떻다 미모가 어떻다 성격이 어떻다라고 말만 할뿐, 결국 단순히 자기가 사랑하는, 자기와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한다고 생각합니다.

 

 

* 제 최근 기준의 현실적인 예시는 이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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