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니고......... :)

이글은 디시에서 성진 이라는 닉을 사용하는 사람의 율리시스 챕터별 리뷰입니다. 율리시스라는 제임스조이스의 난해한 책을 읽기 위한 공유차원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고 퍼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앞으로 읽을분들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만 좋은 참고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성진이라는 이분의 블로그는 http://db50jini.tistory.com/ 입니다.

엄청난 독서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글도 가서 읽어보시면 좋은 참고가 될것 같습니다.

알기로는 이사람 생각의 나무 김종건판, 동서문화사판과 함께 펭귄판 원서로 번갈아가면서 독서를 했는데, 나름 객관적으로 접근을 한것 같습니다. - 무비스타 註

율리시스 제1장 텔레마코스 ? 또 한 명의 영웅의 귀환

알다시피 율리시스 1부의 주인공이자 율리시스의 전작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인 스티븐 데덜러스는 제임스 조이스 자신의 분신이기도 하지만 제임스 조이스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던 이상적인 인간상이기도 하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영웅 스티븐”이라는 제목을 통해 확인되듯 스티븐의 모습은 조이스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조이스가 추구하였던 이상과 철학을 대변하며 문학이라는 세계 속에서 마음껏 그 역량을 발휘하였다.

누구보다 아일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데다가 아일랜드에 대한 자긍심 역시 누구보다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편협한 민족주의적 사고에 대한 날카로운 칼날을 가지고 있었고, 이 칼날을 가지고 조국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 충성심을 확인시켜 준다. 이미 타락하여 국민들에 대한 구원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었던 종교에 대해서도 의미 없는 구속으로 국민들의 속박하는 상태로 머무르는 것에 큰 회의감을 나타낸다. 영국이라는 지배국가에 저항했을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의 잘못 된 것들에 대해서도 저항하였고 국가만이 아닌 종교와 예술 전반에 걸쳐 저항정신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이것은 조이스 자신이기도 하지만 스티븐 데덜러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스티븐은 조이스의 바램이 담겨 있는 아바타로 등장하여 율리시스 전편에 걸쳐 활약하는 영웅이며 예술가의 삶을 추구하는 이상향이자 아일랜드 국민으로 조이스가 행동해야만 했던 모델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추락한 이카로스가 아니라 이상을 향해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의지를 관철한 또 한명의 현대판 율리시스였던 것이다.
즉, 텔레마코스의 장은 율리시스의 시작이 아니라 또 한 명의 영웅이였던 스티븐의 두번째 이야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야의 텔레마코스와 스키마를 이루지만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미결점을 연장시킨 또 하나의 독립 된 스티븐의 이야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젊은 예술가의 초상”과 “스티븐 데덜러스 중심의 율리시스”를 합친다면 “영웅 스티븐”이라는 완성 된 형태의 또 다른 작품으로 탄생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될 정도로 텔레마코스의 장에서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스티븐의 여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텔레마코스의 무대이기도 한 마텔로탑은 아일랜드의 압축판이다. 영국인이자 지배자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헤인즈와 아일랜드인지만 배신자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멀리건,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국가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는 스티븐의 모습은 결국 예술가의 위치에서 완성 된 영웅이였던 것이다. 스티븐의 귀환은 영웅의 귀환이며 또 다른 율리시스가 지배자와 배신자 사이에서 결국 마텔로를 떠날 수 밖에 없었고 리오폴드 블룸처럼 더블린을 방랑해야만 했던 또 하나의 오딧세이야인 것이다.
아일랜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조이스는 잠시나마 아일랜드에 돌아오게 되었고 스티븐 역시 조이스의 여정과 같은 형태로 아일랜드에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조이스는 스티븐을 더블린 시내에 남겨 율리시스 곳곳에서 마음껏 활약하게 만들었다. 조이스의 생각, 사상, 철학 등 전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펼쳐내기 시작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스티븐이 성장해가는 예술가의 모습이였다면 율리시스의 스티븐은 구체적 형상을 지닌 예술가였기 때문에 더욱 더 조이스의 이상적 영웅상을 그려낼 수 있었다. 텔레마코스의 장은 또 한명의 영웅의 귀환을 알리고 현대판 율리시스의 여행을 시작하는 서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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