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우울] 무한도전/이별

2012.04.21 23:18

오늘도안녕 조회 수:2348

1. 

오늘 날씨도 그렇고, 주말에 할 일도 없고 해서, 지나간 무한도전을 봤습니다.

무한상사편과 명수는 열두살을 연달아 봤습니다.

오랜만에 무도를 봐서 그런것인지, 허리가 끊어져라 웃었어요.

나중에 무도 멤버들이 오징어 할 때는 화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웃고나니 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덕분에, 옆에 쭈구리고 자던 냥이님이 놀라서 너구리 꼬리를 만들고 냉장고 위로 올라가더군요.


다보고 나니 허탈해 지더군요.

세월이 하 수상하다 보니, 예능프로그램도 맘대로 못보는 시대가 되어버렸고.

좀 모자라지만 착한형님이 결혼한다는데, 인터넷방송으로 발표를 하고.

(뭐, 이것 말고도 복잡하고, 터무니없는 사정이야 많지만.. 그걸 대놓고 말하면 "너 해고!!"당하는 세상이라.)


이러다 영영 무도를 못보나 싶었는데,

촬영을 한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아마 이나영편이 방송되면, 울면서 볼꺼같군요.


저의 유일한 티비보는 즐거움 무한도전!!





2.

인데.....


좀전에 부모님 댁에서 전화가 왔어요.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구요.

일년가까이 몸을 못쓰고, 고통스러워 하던 아이라서,

아파할 때 마다 가족들이 모두 편안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똘똘한 눈동자를 보고, 차마 그렇게는 못하고, 

그저 되도록이면 편안하도록 주변을 정리해주고,

먹고싶어하는 것 다 먹이고, 짜증내도 다 받아주고..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

...남는 것은 후회 뿐이네요.


게다가 하필이면, 생의 마지막 숨을 쉬고 있을 때, 저는 주책없이 무도 보면서, 미친듯이 웃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삶이란, 죽음이란, 그리고, 계속되는 생활이란 뭔가 싶기도 하고..


더불어 드는 생각은

지금 제가 모시는 냥이님입니다.

사람과 냥이의 명이 다르기 때문에, 언젠가 이 아이를 제 손으로 보낼 날이 오겠지요.

앞으로 저와 함께 할 날이 고작 십 몇년 정도 일테지요.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주려고 합니다.




3.

내일 아침에 보내주러 가야하는데,

이래저래 잠들 수 없는 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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