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님의 혈액형 글을 보고

2012.05.02 16:59

나보코프 조회 수:1955

댓글로 달았다가 따로 글타래를 빼봅니다.
 
 
이상하고 돈 안될 것 같은 것들 통계내고 연구하길 좋아하는 영국애들(이것도 선입관이지만^^)이 조사한 걸 책에서 봤는데
서양애들은 13일의 금요일을 기피하잖아요. 근데 실제로 그날 사고발생률이 올라가더래요.
그런데 13일의 금요일에 사고발생률이 서양애들만 올라가고 동양에서는 별차이가 없더랍니다.
비슷한 예로 동양권에서는(동북아) 숫자 4와 죽을 死 가 발음이 유사해서 4일을 기피하는데 실제로 이 즈음에 사망률이 올라간다고 해요.
역시 재밌는 건 서양애들은 영향을 안받더라는거죠. (왜 이렇게 되는지에 대한 메카니즘을 자세히 설명한 책은 아니었습니다.)
추론하기로는 실제로 그 날짜들이 어떤 신비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믿는 사람들의 심리적 상태가 영향을 주는 것이다 라고 합니다.
즉,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 랄까요.

마찬가지로 다른 미신들도 그게 실제하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것도 대체로 좋지 않은 영향을 말이죠.
혈액형 성격론도 잘 보면 별로 좋은 말이 없어요. 성격이 소심하다 특이하다 바람 핀다 등등 다 부정적인 것 투성입니다.
그렇게 타자화 하고 배척하게 만들어요. 이런 미신 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걸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전 이런 미신이 타파되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쓸데 없이 사람을 가르고 피해를 줘요. 실제도 아닌 유령이 현실에 상처를 주는 형국이죠.
장난인데 뭘 그래가 아니에요. 그 장난이 쌓여서 이미 현실에 영향을 주고 있는 예가 많습니다.
곽재식님 글 댓글에 혈액형 때문에 면접도 못봤다는 링크나 예전에 지방 공기업이던가에서 어느 혈액형은 지원하지 말라고 공지가 나서 소동이 있었던 기억도 있고 소소한 에피소드야 그 몇 천 몇 만배 있을 겁니다.
그 방법론이라기엔 너무 원론적이고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그 책에 따르면 이런 미신, 징크스를 많이 믿게 되는 환경은 굉장히 불안한 환경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가자 지구 같은 데서는 집 밖을 나갈 때는 어느 발 먼저 이런 식의 징크스도 있다고 합니다.
즉 불안한 세상 속에 무언가 이해하기 쉬운 잣대가 필요한거죠. 부조리한 세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고 생각되는 무언가가 필요한 거에요.
운동선수들이나 수험생이 징크스에 민감한 것도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렇다고 하고요.
즉 스트레스를 통제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그 수치를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아이엠에프와 명박이 이후로 점점 고스트레스 사회가 되고 있죠;;)
오키미키님의 다른 글에서 링크해주신 기사의
말미에도 나오지만 고스트레스 사회가 결과적으로 범죄율도 올라가도록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쌓여서 실제 피해를 많들어 내죠.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고 복지를 강화하고 패자부활이 가능토록 안전망을 구비해야 합니다.
너무 교과서적이지만 그 교과서적인 내용이 실천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교과서 중심으로 학교수업 철저히가 전교 1등의 단골레파토리인데 이걸 실제로 하는/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이죠.
 
참 점을 보며 위안을 받는다 어쩐다 하지만 그러려면 전문 상담가를 찾아야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대화를 가족들, 주변인들과 해야 하고요. (이것도 너무 원론적이야 ㅠㅠ)
아무 자격증도 없고 책임도 지지 않는 점쟁이들의 말이나 학위도 없는 인간들의 혈액형 심리학 같은 건 세상을 혹세무민 하는 것에 불과한 거라고 봐요.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말들의 근거는 전혀 통계도 뭣도 아닌 그냥 사람들의 바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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