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는 여운 있게 잘 봤습니다.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 한다면... 그럴 수 없을 것 같은 게...

서지우가 진짜 너무 싫었어요. 보면서 저 인간 언제 죽나 계속 이 생각... ;; 다행히 죽더라구요. 진짜 안 죽었으면 박범신 님 트위터에 테러를...

 

감상평을 몇 개 읽어봤는데 꽤 평면화 되었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그러면 원래 서지우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

아무튼 제게 영화 속 서지우는 그냥 죽어도 싼 인간이었어요. 심지어 죽었을 때 카타르시스가 -_- 막 느껴지기까지..

물론 감독이 그런;; 걸 유도한 건 아니겠죠. 서지우가 죽는 장면은 제법 길기도 길고 자세하고 언뜻 아름답기까지해요. 찌질남의 최후라기엔 너무 공들였죠.

 

그런데 제 눈에는 진짜 왜 이렇게 면면이 찌질해 미치겠는지. 서지우 나올때마다 짜증폭발. 김무열이란 배우한테 아무 감정 없는데 감정 생길 뻔했어요.

이적요 빨래해주고 청소해준 게 뭐가 그리 억울하고 화가 났는지. 내가 그렇게 잘 모셨는데 아버지 삼아 잘 했는데, 죽이려고 한 게 그렇게 화가 났나요?

이적요가 새경으로 갖다 준 소설로 돈 잘 벌고 은교까지 훔쳐다 팔았으면 그냥.........'존나'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살면 되잖아요.

능력도 없는 인간 주워다 길러줬더니 고맙다고는 못할 망정

더럽게 못난 인간.

 

게다가 차마 세상에 내보일 수 없을만큼 순수한 마음을 담아 지켜보았던 뮤즈랑 술 쳐먹고 그러고 있는데

이적요 정신에 곱게(?) 자동차 나사 하나 뺀 게 다행이지요. 오히려 이적요가 노인이었기에 그 정도에서 끝낸 것 같은데요.

물론 어떻게 보면 노인답게 가장 치밀하게 죽인 걸 수도 있겠지만요.

 

전 마지막까지 이적요가 너무 불쌍해서 미치겠...ㅠㅠ

서지우는 이적요가 자기한테 박하게 군다고 영화 내내 지랄지랄을 했지만

자기야말로 더러운 스캔들이라느니 죽어서 다시 태어나면 스승님 밥 시키고 빨래 시키겠다느니

 

할 말 다했잖아요 결국엔?

뭐가 그리 억울해 죽어

 

감정이입 심하게 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냥 전.. 그랬어요.

글 쓰는 사람에게 글을 뺏긴다는 게 어떤건지, 그 서지우 그놈의 공대생이 알 리가요.

어떤 마음으로 심장을 써서 줬고,

어떤 마음으로 은교를 써서 반닫이 안에 넣어두었을지

그 개같은 놈이 알 리가 없죠. 죽는 순간에도 몰랐겠죠 그 놈은.

이적요를 단 한 순간이라도 존경은 했을까요?

영화만 봐서는 모르겠어요. 그냥 무기화학과? 무기공학도?의 실험정신으로 쫓아다녀본 건 아닌지.

 

주제도 모르고 별을 좇아다니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지는 못한 인간에게

은교와의 하룻밤이야 신의 마지막 선물이죠.

아니 이적요의 선물.

 

누군가는 분명히 서지우에게 공감하고 그를 애처로워하고 동정하겠지요.

박범신이 그리고 싶었던 서지우 얘기도 사실 그런 거였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걸 느끼는 게, 제 몫은 아닌 것 같아요, 보는 내내... 전 서지우가 정말, 너무 싫었어요.

 

 

.....

이 거지같은 놈의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 해야겠어요. 쓰니깐 또 혈압이...^^

 

.

 

 

2.

 

 

이적요와 은교가 데이트를 하는 장면은 떠올릴수록 참 좋습니다.

그런데 원래 책에서는 이적요와 은교의 데이트가 그렇게 평온하게 완성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은교와 이적요는 어느 카페로 들어가지만 웨이터가 여긴 젊은이들만 오는 것이라면서 내쫓고

그래새 거리를 헤메던 둘은 어느 감자탕집인지를 들어가는데

거기서 서버가 은교의 옷에 감자탕을 쏟으면서 그렇게 허무하게 데이트는 끝이 난다고 해요.

 

전 그 장면을 그냥 그대로 살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렇다면 이적요가 느꼈던 상실감 같은 걸 더 깊이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사실 영화 자체에서 이적요가 은교를 바라보며 삶의 거리를 느끼는 장면은 그렇게 많진 않으니깐요.

둘이 지나갈 때 사람들이 흘끔거리는 뭐 그런 장면도 안 나오고

그냥 서지우 혼자만 지랄...(-_-)

 

이적요가 젊은 날로 되돌아가 은교와 애정을 나누는 장면은..... 제겐 최고였어요. (사실 이 장면까지가 좋았던 것 같기도;;)

그 부분만크은 다시 보고 싶네요. 특히 그 장면에서의 김고은의 노출은,  하나도 문제가 안 될 것 같아요. 파격 노출 어쩌구 했지만.

서지우와의 섹스신도 사실 크게 문제는 안 될 것 같은데.. 불만스러운 건 섹스신이 좀 더럽게 느껴졌다는 거. 아무래도 예쁘게 찍기엔 좀 힘들었겠죠. 내용 전개상.

이적요가 그걸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지켜보는데 정말 어찌나 슬프던지 흑흑.. 보면서 계속 서지우 욕하고. 저 눔의 공대생이...

 

잘 가라 은교야,

아... 은교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겠죠..

그래도 이적요는 행복했을 거에요. 은교가 그 글의 주인이 진짜 누구인지 알아주었고

또 그걸 '기뻐해'줬으니깐.

 

아 생일 축하한다며 목도리를 감고 케이크를 가져온 신도 참 좋았어요.

그 순간만큼은 박해일의 은교가 왔구나..가 참 와 닿았네요.

 

3.

 

이 영화에 노출이라든가 애무신이 조금 강도 있게 나오긴 하지만

김고은이라는 은교 역의 배우는 조금도 더럽히지 못했네요.

 

조금 걱정(?)되는 건 김고은이 이후에 다른 역할들을 할 때, 과연 제가 잘 집중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에요.

개인적인 욕심에선 너무 성급하게 새 작품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좀 더 은교를 간직하고 싶으니깐요. 

 

4.

 

박해일이.... 연기를..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어요!!!! 으흑!!!

(살을 좀 빼는 게 좋지 않았을까.... 원작에서 이적요는 날렵한 편이라던데요.)

 

하지만 아직도 중년배우가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단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신성일이 이적요 역을 한다고 했을 때 제가 과연 흔쾌히(?) 은교를 보려고 했을는지..

확실히 약간의 괴리감이 있었기에 어쩌면 더 편하게 볼 수 있었는지도요.

 

5.

 

근데 은교가 서지우를 찾아가서 실랑이를 하다가 명찰핀에 가슴이 찔려서 피가 나잖아요.

전 거기서, 아니 서지우랑 자는 건가 망할?! 이 생각을 했거든요.

의도된 거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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