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청난 고층 아파트

 

도시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바다 바로 앞에 높은 산이 엄청 많은데, 그 높은 산에 서울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높은 아파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엄청나게 높은 고층 아파트가 해안선을 따라 주욱 있는데, 그 높은 아파트도 엄청 높고 가파른 산 위에 붙어 있는 거예요.

결코 일어나면 안 될 일이겠습니다만, 영화 <해운대>처럼 쓰나미가 온다거나 지진이라도 난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아요.

몇 달 전인가 몇 년 전인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부산의 고층 빌딩에서 화재가 나서 사람이 많이 다친 일이 있지 않았나요?

전 이런 고층 빌딩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만 납니다. 고층빌딩 한 70층에서 불이 나면 도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대피해야 합니까.

 

그것도 그거지만, 좀 경치가 아름다운 해안에는 어김없이 30-40층은 훌쩍 넘는 아파트가 겹겹히 들어서 있었습니다.

솔직히 제 인상은 '흉물스럽다'입니다. 물론 그 안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은 경치를 한적히 바라볼 수 있어서 좋긴 하겠지만요.

멋진 해안도 멀리서 보면 아파트만 보여서 그 뒤에 뭐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아파트를 헤쳐 나가야 겨우 보일 뿐이죠.

 

 

 

2. 엄청나게 복잡한 도로. 터프한 운전사들

 

며칠 정도만 있던 거라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지형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도로가 진짜 복잡하고, 운전하기 힘들게 되어 있더군요.

비교적 좌우로 쭉 뻗은 서울의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가, 부산에서 운전하려고 하니까 식은땀이 절로 나더라고요.

차선도 굉장히 익숙해지기 힘든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도로 계획이 엉망, 그 자체예요.

 

운전하는 분들도, 서울에 비해 잘 양보를 안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서울에서는 결코 주차를 하면 안 되는 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주차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어요.

도로 사정 때문이겠지만, 좌회전 하는 차선에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들어와 직진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많아서 깜짝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은 저의 운전 미숙도 상대방이 굉장히 너그럽게(?) 받아들여 준다는 거였어요.

이상한 도로 때문에 2차선에서 거의 5차선으로 차선 변경을 주욱 해도(?!) 뒤의 차는 굉장히 너그럽게 '응, 그래, 그렇구나' 하면서

어깨 한 번 으쓱하며 멈추더군요. 서울 같으면 바로 클락션 울리고 욕설이 나왔을 겁니다. (이건 실수였어요! 좌회전 하자마자 갑자기 우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재미있는 거 하나 발견한 게 있어요. 너무 일반화하는 것 같긴 하지만... 서울에서는 비상등을 켜면 '난 뭔가 문제가 있어서 움직일 수 없다. 알아서 지나가도록 해' 정도로 받아들이잖아요?

부산에선 비상등을 켜면 '나 곧 갑작스럽게 어딘가로 움직일 거야. 위험하니까 너희들 좀 멈춰 있어봐' 정도의 의미인 것 같아요.

 

 

 

3. 센텀이라는 지명

 

전 아직도 이 단어가 무슨 의미인지 모릅니다. 한국어가 아니란 점은 분명해요.

센텀? sentum? centum? 라틴어인가요? sentum? ... 느낌? centum? ... 100이란 뜻인가?

어쨌든 이 '센텀'이라는 단어를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센텀 학교, 센텀 백화점, 센텀 시티, 센텀 지점, 센텀 아파트...

 

전 이런 식의 의미불명 단어가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4. ...음식...

 

전라도랑 비교하는 잔인한 짓은 하지 않을게요.

... 뭐 할 말이 없네... 대구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취향을 떠나서, 객관적인 이야기만 하자면, 서울과 전혀 다른 조리법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항상 콩(완두콩이나 땅콩)을 삶아서 설탕(혹은 꿀?)에 조린 음식이 항상 나왔는데, 그거 참 신기하더군요. (맛있기도 하고요)

항구 도시라 그런지 해산물이 서울보다 훨씬 쌉니다. 덕분에 해산물은 실컷 먹었습니다.

 

근데 제 입맛에는, 조리한 생선류는 어딜 가나 제 입맛에 잘 안 맞더군요. 그래서 전 회만 실컷 먹었습니다.

싱싱한 횟감이 많고 서울에 비해 싸다는 것과, 시골이 아닌 도심에서 편하게 돌아다니며 관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부산 여행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외모(..응?)

 

남남북녀라는 말이 확실히 맞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우와, 저 여자 되게 예쁘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데

부산에서는 '우와, 저 남자 되게 잘생겼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응?

 

 

 

6. 사투리

 

물론 제 서울 말투를 잘 알아들어 주시고 길을 가르쳐주시는 친절한 부산 시민들이었습니다만,

어쩌다가 특정 단어 한 두개는 이해를 못하겠더라고요.

기억조차 안 납니다만, 한 분께서 'XXX 저기로 가세예'라고 하셨는데 저 XXX (아마 부사어 같습니다. '쭉' 아니면 '곧장' 같은 뜻이었다고 추측합니다)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사투리 전문가들이야 대구 사투리와 부산 사투리, 포항과 구미 사투리를 구분하신다지만, 저야 그게 다 그거 같이 들리고,

이 쪽 동네 사투리에 대해 그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서...  하여튼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뱀다리. 해운대는 생각한 것보다 작아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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