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1 09:51
제가
소싯적에 고시공부를 하겠다고 들어앉았다가
몸 버리고 마음 버리고(....) 했던 전력이 있는데.
그 때는 충치가 난 걸 라미네이트나 금니는커녕
아말감 씌울 돈도 없어서.
"어금니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어요? 살리기 힘들어요 이거."
"(쿨한 척) 그라모 마 고마 빼삐소."
.... 그런 안습한 일이 있었다랬지요.
(그리고 오른쪽 아랫니가 아직도 좀 허전- 합니다....)
친척 소개로 찾아간 남부터미날 김X겸 치과....
여기서도 못살린다면 좀 상태가 심각했단 얘기.
그리고 2009년 5월 3일 - 날짜도 안까먹는다 - 에는 신림동 학원 앞 찌개집에서
무려 순두부찌개-_-; 를 먹다 말고 앞니(대문니 말고 그 옆에 22번치...)가
와그작. 하고 깨져 달아난 경험도 했고요.
좀 황당했습니다.
아니 세상에 무슨 조개껍질이나 갈빗대도 아니고
순두부찌개랑 밑반찬으로 딸려나온 김에 밥 싸먹다가 이빨이 나가다니,
17대 1로 싸우다 그랬으면 쪽팔리지나 않지(....)
뭐 그러고 세월이 휙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 이제는 내가 치과에 가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
....해서.
치과에 갔습니다.
솔직히 20대 때 몸을 너무 막 굴려서
임플란트 여러 개는 각오하고 나섰습니다.
어디로 갈까.
어차피 임플란트 할 거면 네트워크 치과가 싸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예전에 불광동에서 처음 신경치료 받던 곳부터
한 번 들러 봤습니다.
거기 원장님이 여자원장님.... 이라서는 아니고
위에서 말한 이 뽑던 치과에서, 엑스레이 찍어보더니
"신경치료는 꼼꼼하게 잘 해 놨네요." 란 평을 했던 게 생각나더군요.
치과의사 입장에선 신경치료가 사실 엄청 피곤한 일인지라...
이빨 속의 치수 부분을 관 모양에 맞춰 몽땅 긁어내고 보철물로 때우는거라.
사람에 따라서는 한 이빨당 3~4개의 치수관이 있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고걸 잘 한다고 동종업계 사람이 인정할 정도면 음 실력은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토요일 오전, 털래털래 예약도 없이 갔는데
이 분들(원장님이 두 분입니다)이 저를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아, 그 때 학생이셔서 나머지 치료 못 하신 분 맞죠?"
"눼"
"그 때 어금니가 심하게 썩어 있었는데 이거 뭐야, 아예 없네요?(.....)"
"그냥 빼버렸죠-_-;; 그 땐 사정이 사정인지라."
'이건 임플란트 하나 하셔야겠네요. 엑스레이 보시면 위쪽 어금니가
보시다시피 아래로 점점 내려오는 중이에요. 부정교합이 생겨서...."
"음 그럼 견적 많이 나오나요? 앞니도 해야될거 같은데..."
"아니에요. 앞니는 살릴 수 있어요."
"진짜요?"
"네. 칫솔질 방법이 잘못되어서 여기저기 좀 보수해야 될 데는 있는데,
전부 다 다 살릴 수 있어요. 일단 신경치료는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죠."
그리하여 당분간은 드라큘라(...) 신세입니다만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임플란트부터 하고 보자는 치과들이 많다던데
전부 다 살려서 해 준다니...
(그래도 앞니는 세라믹재질로 해야 할테니 돈 좀 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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