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7 19:52
뭔가 게시판에 쓰려면 기합 빡! 넣어서 소재 찾고 잘 다듬어서 재밌는 걸 올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1人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리 생각해도 안 나오네요.
이런 날도 있는 거죠.
지금도 완성 직전 원고의 서문이 2시간 째 안 쓰여져서 뒹구작대고 있거든요.
이럴 땐 딴 짓이 고프죠.
무한도전도 보고 싶고, 이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날 것 같은 모 정치인들은 보기 싫고. 속은 쓰리고, 그렇다고 뭔가 먹기는 그렇고.
그러니 갑자기 옛날 이야기나 해보겠습니다.
오래전 게시판에서 "특이하다"란 말을 들었던 분이 경험담을 적은 적이 있는데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이전부터 아는 사람이 하나 있었습니다. 연하이고, 저 나름으론 호의를 가지고 있었지요. 제 책도 선물해주고 같이 놀러도 다녔습니다.
마침 그 분의 친구가 놀러왔다기에 시내로 놀러나갔다가... 갈데가 없어 박물관에 갔지요. 마침 르네상스 관련 특별전시가 있었습니다.
...왜 거길 갔던 건지.
저 나름으론 가이드를 해줬지요. 비슷한 일을 한 적도 있었고요.
당시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리 열성적으로 하진 못했습니다만.
아, 그러고보니 수족관에도 갔던가.
나중에...
그 친구란 분이 저를 두고 "이상한 사람"을 봤다며 싸이월드에 떠벌려서 안줏감으로 삼았다더군요.
뭐, 그럴만도 한 게 제가 잡지식이 오죽 많아야지요.
지인은 그것 때문에 자기가 친구와 싸웠다며, 친구가 잘못하긴 했지만 당신이 특이한 건 사실이잖아요, 라고 하더군요.
"당신은 좋은 사람이지만, 더 평범해져서 더 친해지도록 하죠."
그런 말을 다이렉트로 듣고 나니 환멸이라는 두 글자를 마음 한 가운데다가 볼록 돋움체로 박박박 새겨놓은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사실 평범하면 제가 좀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지(!) 왜 글을 쓰고 있겠습니까...
그 분은 지금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연락은 안 합니다.
따지고보면 언제나 먼저 연락한 건 제 쪽이었네요. 그 분이 타지에서 혼자 지내며 외로울까 걱정했는데 왜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나 모르겠어요.
이후로 타인에게 과도한 친절은 베풀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 쪽이야 말로 특이한 사람이네, 하고 넘어가면 될 일을 아직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저 나름으로 호의를 베풀었는데, 그게 보기좋게 배신당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솔직히 더 생각하고 싶지 않고 깔끔하게 잊어버리고 싶은데 아직 안 되네요. 아직까지 득도의 길은 멉니다.
아, 이제 서문 써야하는데...
이 글은 예고없이 폭파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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