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프리마켓 갔다가 우연히 업어온, 1998년 사이드쇼에서 출시한 유니버설 고전 공포영화 미니피규어들입니다. >_<

 

바닥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써있는 걸 보니 유니버설 스튜디오 매장에서 팔았던 물건인 듯.

 

처음에는 3개 만원에 판매하시더니 오후에 찾는 사람이 없으니까 만원 내고 그냥 가져갈만큼 가져가라고 하시더군요...=_=;; 정말로 다 들고 오고 싶었지만 차마 양심상 그렇게는 못 하고 6마리 챙겨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3만원 쯤 드리고 다 가져올 걸 그랬어요...ㅠ_ㅠ

 

 

첫타자인 미스 프랑켄슈타인입니다. '프랑켄슈타인 2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의 주인공인데 무려 1935년작. 제목만 봐선 전형적인 B급 속편처럼 들리지만 결코 전작에 뒤떨어지지 않는 명작이라고 합니다.

 

 

흑백 고전영화인만큼 흑백 그레인효과로 처리해도 느낌이 굉장히 사네요.

 

 

기믹이랄 것 까진 없고 이 시리즈는 작은 크기지만 모두 머리가 돌아갑니다. 목을 앞으로 숙인 상태로 180도까지 돌아가기 때문에 많이 돌리면 무척 기괴합니다만 공포영화 시리즈인만큼 기괴해도 나름 어울리네요.  

 

 

...목을 기괴하게 돌린 좋은 예입니다.

 

 

잘 나온 컷 하나.

 

 

 

원작의 모습입니다. 아줌마스럽게 나온 피규어와 달리 꽤 정상적인 미인이라는... 마지 심슨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헤어스타일과 번개모양 브릿지가 참 인상적.

 

 

두번째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아들'이라는 제목만 봐도 예상이 되시겠지만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 2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에 이은 3번째 후속작입니다. 1939년작이라는군요. 고전 공포영화 역사상 걸작으로 꼽히는 1편, 프랑켄슈타인에 녹아있는 특유의 비극성을 잘 살리며 오리지널임에도 1편의 명성에 결코 누가 되지 않았던 2편과 달리 3편은 평이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이 프랑켄슈타인 3연작은 공포영화 시리즈의 효시라고...=_=;;

 

원래 괴물에겐 이름이 없고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박사의 이름이란 거 다들 아시죠? 프랑켄슈타인의 아들이란 건 괴물의 아들이란 게 아니라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죽은 뒤 그 아들인 프랑켄슈타인 남작이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가 만들었던 괴물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노환-_-;;으로 몸져누웠던 괴물을 남작이 고쳐줬더니 배은망덕하게 남작의 아들을 납치해서 서로 싸우는 내용이라나 뭐라나) 즉 피규어의 저 괴물(이라고 부르긴 싫지만 딱히 이름이 없으니 어쩔 수 없네요;;)은 1편에 나왔던 그 괴물. 제목만 보고 '어머... 아빠랑 붕어빵으로 닮은 괴물이네'라고 생각하시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사실 제가 그랬음)

 

 

손애 든 건 야구빠따나 밀대가 아니라 어디선가 뜯어낸 팔 한쪽입니다. 기계화된 걸 보면 또다른 괴물에게서 뜯어낸 것 같은데 영화를 안 봐서 어떤 장면인지는 모르겠음.

 

 

...누구 하나 패죽이러 갈 분위기네요.

 

 

얼굴 접사. 높이가 안 맞아 삼각대를 쓰지 않은 탓에 좀 흔들렸지만 오히려 공포영화다운 느낌이 있어 남겨둔 컷. 저 독특한 디자인은 정말 공포영화사에 남을 명 디자인.

 

 

역시 흑백사진이 잘 어울리는 그분. 근데 손에 든 건 아무리 봐도 통다리같...=_=;;

 

 

3번타자는 'The Mole People'에 나오는 두더지 인간입니다. 1956년작. 영화는 잘 모르겠는데 얼굴이 재미있어서 구입. 아무리 봐도 두더지보다는 봉산탈춤 사자탈인데 말이죠;; 부리부리한 눈매가 인상적인 녀석.

 

 

부리부리한 눈매 때문에 조명을 죽이고 명암을 강조하면 꽤 무서워보입니다.

 

 

이번엔 좀 푸른 톤으로... 고개까지 좀 돌리니까 그로테스크하네요.

 

 

4번 타자는 공포영화 하면 빠질 수 없는 미이라입니다. 미이라 하면 당연히 붕대로 얼굴과 온 몸을 칭칭 감고 붉은 눈을 빛내는 캐릭터를 떠올리는데 이 분은 쌩얼이군요. 무려 1931년작이며 역대 공포영화 순위권에 항상 랭크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포스터입니다.

 

 

좀 가까이에서... 주름 가득한 강인한 얼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10cm 될까말까한 미니 피규어지만 얼굴 퀄리티만큼은 만점... 지금처럼 CG가 있던 시절도 아니고 분장기술이 뛰어난 시절도 아닌에 확실히 고전영화 시절의 배우들은 그냥 잘생겼다 예쁘다를 넘어 뭔가 이세상 사람이 아닌듯한 아우라가 있는 듯.

 

 

"얘, 제발 가지 말거라..."

 

"아버지는 신경쓰지 말고 집에서 쉬세요!"

 

"이눔아, 가지 말래두... 늙은 아비 소원이다...."

 

...아버지의 수술비를 벌러 싸움터에 나가는 망나니 아들과 병든 몸을 이끌고 아들을 말리려는 노구의 아버지...?

 

미이라 할아버지와 괴물 아저씨의 설정 컷. 부자지간이래도 납득할만큼 묘하게 닮았습니다.  

 

 

5번 타자는 노틀담의 곱추의 콰지모도입니다. 처음엔 웬 아줌마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콰지모도더란...=_= 원작이 유명하다보니 영화도 여러 편이지만 이 시리즈가 1930~50년대 공포영화를 주로 다룬다는 걸 고려하면 아마 찰스 로튼 주연의 1939년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1956년작의 안소니 퀸이 저렇게 흉칙할 리는 없음...-_-;;

 

 

원작 포스터. 사실 콰지도모는 남들과 다른 생김새 때문에 핍박받고 사악한 대주교에 이용당했을 뿐 순수한 영혼을 지닌 불쌍한 캐릭터인데 공포영화 속 괴물과 같이 묶여있으니 좀 억울할지도...

 

 

흑백 그레인 효과로 한 컷.

 

 

마지막은 늑대인간입니다. 1941년작이며 1930년대를 찬란히 빛내며 드라큘라-프랑켄슈타인-미이라로 계보가 이어지던 유니버설 스튜디오 몬스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드라큘라, 미이라와 함께 초자연적 설화에 바탕을 둔 공포영화의 단골소재이자 울버린에게 "남자가 걸어야 할 패션의 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를 가르쳐주신 은인이기도 하죠.(살까말까 망설이다 나중에 갔더니 드라큘라를 구하지 못한 게 진심으로 아쉬움...ㅠ_ㅠ 고전 공포영화의 필수요소인데...) 

 

 

원작 포스터입니다. 스토리도 평이했고 또 공포영화 황금기의 황혼무렵 만들어진 작품이라 흥행이나 평가나 썩 좋진 않았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다는 우리가 현재 떠올리는 늑대인간의 이미지나 변신장면을 최초로 구축한, 특수효과의 역사에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작년 개봉했던 베네치오 델 토로의 울프맨조차 이 작품 속에 등장한 늑대인간의 모습과 대동소이한 걸 보면 후대에 미친 영향이 실로 지대한 작품.  

 

 

한쪽 눈을 잃고 한쪽 발이 덫에 걸렸음에도 용맹하게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흑백으로 보니 공포감이 더욱 살아나네요.

 

아래부터는 막 올리는 사진입니다.

 

 

 

 

 

...나름 가족사진입니다. 제목만 보면 모자지간 같지만 실제로는 둘 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피조물이니 남매지간에 더 가깝죠.(피한방울 안 섞이긴 했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