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하반기에 있었던 기대작 러쉬 때 성실하게도 질러 놓고서 플레이하지 못 하고 묵혀놓던 녀석들을 겨울 방학을 이용해 거의-_-다 정리해줬습니다. 그 게임들과 그냥 기타 등등 근래에 플레이했던 게임들을 결산하는 의미의... 그냥 잡담입니다. 



1. 기어즈 오브 워 3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는 게임 콘솔 현세대의 게임 유저들 사이에선 어떤 상징성 내지는 대표성을 갖는 작품입니다. Wii가 나왔지만 위모콘의 새로움에도 불구하고 검소한 그래픽 성능으로 인해 시각적으론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 하던,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3은 아직 등장 준비만 하고 있던 시기에 갑자기 툭 튀어 나와 '이것이 새로운 세대의 게임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비주얼로 콘솔 게이머들을 열광시켰던 작품이었고. 구엑박 시절 플레이스테이션에게 압살 당하다시피 했던 MS의 게임 사업에 한 줄기 햇살을 비춘 작품이기도 했구요. 이것 저것 다 떠나서 충실한 완성도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TPS 슈팅 게임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었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자 3부작의 완결편으로 마커스 피닉스의 삽질에 종지부를 찍어 준 이 게임은...

솔직히 좀 실망이었습니다. ^^;


일단 뭐 완전 초 거대하고 스펙터클한 이야기일 것처럼 폼 잡다가 허접하게 주저 앉아 버린 스토리도 문제겠구요. 1편부터 지금까지 거의 변하지 않은 게임 플레이와 연출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처음부터 워낙 훌륭한 게임성을 가진 작품이었고 외전 하나도 없이 딱 세 작품만 내놓았으니 변화가 없다는 것에 그리 까다롭게 굴 생각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뭔가 좀 신선한 구석이 들어가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었네요.


그래도 시리즈를 내내 함께해 온 캐릭터들의 마지막 모습에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조금은 있었고. 더 이상 쥐어짤래야 짤 구석도 남아 있지 않은 6년 묵은 구닥다리 머신의 성능을 이 정도까지 활용한 기술력에는 감탄할 만한 부분이 분명히 있긴 했습니다. 많이 나쁘진 않았어요. 제가 온라인 회원권을 끊고 호드 모드라도 달렸다면 훨씬 많이 칭찬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 멀티 플레이를 싫어해서(...)



2. 다크니스 2



이 게임의 전편은 기술적으로나 게임 플레이 면에서나 여러모로 덜 다듬어진 작품이었지만 역동적인 연출과 의외로(?)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 때문에 꽤 매력적인 구석이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전 아직도 이 게임의 마지막 장면을 현세대 콘솔 게임들 중 가장 슬픈 이야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하지요.

하지만 전편에서 워낙 이야기를 깔끔하게 맺어 놓아서 속편은 별 기대가 안 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제작사가 바뀌고 그래픽도 카툰 랜더링 방식으로 바뀐다는 뉴스를 보곤 더욱 더 기대치가 떨어졌었고... 그런데 그 덕인지 막상 구매해서 플레이한 후의 만족도는 꽤 높았습니다.


일단 뭐 스토리는 그냥 그랬어요. 다 끝난 이야기를 억지로 시리즈로 만들려고 한 느낌이 크다 보니. 게다가 마지막의 속편 떡밥은 노골적인 건 둘째 치고 너무나도 안 매력적이어서. -_-;; 물론 원작 카툰이 있긴 하지만 그 스토리가 이 스토리라면 달라질 건 없구요. (아. 그래도 정신병원 부분과 엔딩 선택 부분의 아이디어는 꽤 좋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출이 참 좋았습니다. 주인공의 집이나 정신 병원에서 npc들과 나누는 대화도 재밌었고 다크니스나 다클링과 의사 소통하는 장면들의 연출도 (1편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해도) 훌륭했구요. 게다가 1편에 비해 주인공의 액션이 확실히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게임 플레이 자체가 재밌었습니다. 카툰 렌더링 그래픽도 의외로 작품의 분위기에 잘 어울렸구요. (뭐 애초에 카툰이 원작이니;) 캠페인 플레이 타임이 짧다고 비난을 듣긴 하지만 전 애초에 FPS를 잘 못 하는 사람이라 그리 짧다고 느끼진 못 했네요. ^^;



3. 포탈 2


아니 뭐 이 게임은 그냥 완벽합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작품 속 설정과 스토리에 딱 어울리는 비주얼은 흠 잡을 데가 없구요. 별 것도 아닌(?) 줄거리를 대사빨과 연출빨로 커버하고 게임 플레이에 녹여내는 솜씨도 대단하구요. 굳이 트집을 잡아 보려고 해도 거의 잡을 구석이 없어서 '엔딩 노래가 1편보단 좀 아쉬웠어요!' 처럼 쓸 데 없는 불만이나 얘기해 봅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충분히 좋습니다.)


길게 말할 것 없구요.

엑박, 플삼, PC로 모두 나와 있으니 게임 좋아하면서도 '퍼즐 게임이라 안 땡겨' 등등의 이유로 아직 손을 대지 않으신 분들은 속는 셈 치고 그냥 플레이 해 보세요. 최고입니다. -_-)b

설사 게임이 맘에 안 든다고 하더라도 글래도스님께서 화려한 말빨로 상한 마음을 녹여주실 거에요. 믿으십시오.



4. 이코 HD 리마스터



뭐 애초에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게임 자체에 대해선 할 말이 없구요. ^^;


원작 그래픽이 깔끔 단정한 스타일이었던 덕분인지 HD로 리마스터된 숱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깔끔하고 위화감 없는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플스2 시절에 못 해 보신 분이라면 '옛날 게임이라 구리지 않을까'라는 걱정 마시고 그냥 구해서 플레이해 보시길. 게임이 좀 심하게 착하고(?) 순하지(?) 않나 싶을 수도 있긴 한데, 그건 그 시절에도 이미 그랬어요.

지금 다시 플레이해도 어쩜 이리 대사도 몇 마디 없고 감동 쥐어짜는 음악이나 과한 연출 하나 없는 게임이 다 있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이구요. 명작이에요.


그러니까 제발 개새(...) 좀 완성해주세요 제작진님들. orz 어떻게 플삼 런칭할 때부터 홍보하던 물건이 아직도 제작중인가요. 영원히 안 나올 것 같던 그란투리스모, 파판13이 벌써 다 나오고 까이고(?;) 패치되고 속편 나오고 온갖 난리 부르스를 다 춘 후에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는 중인데 아직도 안 나오면 어쩌자는 건가요. 이러다 플4 발표하겠다구요. ㅠㅜ;;


+ 근데 전에 플레이할 땐 생각을 못 했는데 이거. 게임 플레이가 페르시아의 왕자 오리지널과 굉장히 비슷하더군요. 하지만 요르다가 더 이쁘니까뭐. <-



- 사실 이제 절반 정도 적었는데(...) 적다 보니 지겹기도 하고 이걸 누가 읽고 좋아할까 싶어 그냥 급 마무리합니다. 

심심하고 '포탈'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두렵지 않으신 분들께선 아래 영상을 플레이해 보시길. 노래 참 좋아요.



이거시 전설의 1편 엔딩곡 'Still Alive'.



이것이 2편 노래 'Want you gon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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