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출출함을 이기지 못하고 들른 김밥집에서 골목 저 쪽의 위화감쩌는 환한 불빛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읭? 저게 뭐지?
이 동네에서 산지 햇수로 9년째. 내가 이사오기 훨씬 전부터 있었을, 택시타서 "~~동  뿅뿅마트(가명..) 가주세요."하면
큰 무리 없이 알아듣던, 오히려 내가  아니 이렇게 작은 마트인데 어떻게 기사님들은 다 알아요? 그 쪽이 교통이 안좋아서 택시타는 사람이 많기도 하고
뿅뿅마트가 워낙 오래되기도 했고, 하던 그 뿅뿅마트가 대기업수퍼로 바뀌었네요.  그동안 성원에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하나 없이.
  말을 잘 거는 성격이 아님에도 김밥집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밤새 뚝딱뚝딱 하더니 하루이틀만에 금방 오픈을 했다고. 보통 내부수리는 꽤 걸리지 않나요? 
좁은 가게에 버글버글한 인부들이 모여 늦은 밤까지 뚝딱뚝딱거리더니 금세 내부수리 마치고 오픈을 하더랍니다. 돈이 좋긴 좋더라며.....
  사장님이 직접 박스를 나르고 계산대 아주머니들도 십년 가까이 일하시던 분들인데 저는 그 익숙한 풍경이 지금 내눈 앞에서 이렇게 사라졌다는데에 생각보다 충격이 큽니다.
그 익숙한 우유진열대-- 제가 구년동안 적어도 몇 백번은 그 앞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우유며 요구르트, 치즈 등등을 집어들었지요, 천원짜리 비엔나 소세지, 라면 진열대, 생리대 진열대, 과자 진열대, 개사료 진열대, 진열대와 천장사이의 화장지들, 좁은 가게 안의 구석구석이 머리속에 떠오르네요,

  그렇지만 이런 저도 지난 주말에도 대기업의 인터넷 슈퍼로 주문을 하고 배달을 받으며 '세상 좋다 좋아'를 외쳤던지라 이런 씁쓸함을 토로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뿅뿅마트도 이용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그러나 그 전의 뿅뿅마트의 같은 자리의 대기업마트를 가까우니까 잘 이용하겠지요. 전보다 더 깔끔한 진열과 가격표시에 마음을 뺏길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계속 이용할거라는 사실이 큰 비난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동네 입장에선 어떨까요 뿅뿅마트 보다는 SSM이라도 대기업수퍼가 있는게 부동산에서도 더 말하기 좋으려나요?
  
사실 이 동네는 큰 아파트와 그 옆의 격차좀 있는 주택단지인데 그 아파트 옆에 이미 그  같은 대기업수퍼 ssm 이 있어요. 거리상으로 치면 정말 얼마 안됩니다. 걸어서 십분 정도
차로는 슝- 내달리면 2분이나 걸릴까요. 그런데 이렇게 바로 옆의 고만고만한 골목  --마주 오는 차 두대가 간신히 빗겨 지나가는 정도의 폭입니다. 물론 불법주차된 차가 많아서긴 하지만--에
또 지점을 내었다는 것이 참.
  그런데 아파트 옆의 대기업 수퍼가 있기 전에 안대기업수퍼가 또 하나 있었는데 대기업수퍼가 생긴 이후로 망하진 않았지만 근근히 이어가고는 있어요. 그 전에는 누가 봐도 
장사 잘 되던 곳이었거든요. 아마 뿅뿅마트 사장님도 그걸 모르고 있진 않았을거에요.

  전의 홍대 제과점 생각도 나면서 씁쓸해요. 아마 대기업이 이미 들어오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우리 들어올건데 너네 버틸래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요. 

그나저나 저도 참 변화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동네 비디오 대여점 없어졌을때도 충격이 컸는데 이번 후유증도 꽤 오래 갈 것 같아요. 이제는 택시타면 뭐라고 말해야 하나. 
예전에 뿅뿅마트가 있던 자리?라고 말해야겠죠...그 대기업수퍼는 이 근방 같은 동에도  또 있으니까요.

뭐 반전으로 뿅뿅마트 사장님이 먼저 제의해서 팔았다던가 큰돈을 받고 팔고가서 다른데 더 크게 만들었던가 하면 좋겠네요. 열심히 일하시던 사장님과 제가 늘 예쁘다고
생각했던 계산대 아주머니가 떠올라요. 개인적으로는 말한마디 한적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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