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히 학술적인 글이 아닙니다. 사실 일상생활에 더 가까운 글이지요.



* 좀 봐줘요. 배우고 겪은게 그거밖에 없어서 그래요. 내가 남자라서 잘 알아요.

금전적인 계급문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한국남자들은 차별을 거의 겪어보지 못합니다. 그 부당함을 몰라요. 그 구조도 모르지요.


그렇다고 관심이 있느냐면.......솔직해지자고요. 대부분의 사람들 약자의 권리같은것에 관심이 없잖아요.

설혹 약자의 권리에 관심이 있다해도 그건 '내 권리'였을때 얘기죠.

그런만큼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잖아?"수준의 이야기밖에 나올수 없는겁니다(....알아요 알아. 앙트와네트가 했다는 저 얘기가 허구라는거 :-p).

 

아. 성차별 겪긴 겪네요. 겪어본다해도 그건 약자포지션의 강요라기보단 강자 포지션의 강요이지요.

여자보다 능력이 있어야하고, 여자보다 우월해야하며, 여자를 휘어잡아야하고..등등. 뭐 이것도 피곤한 일이긴 하지만.  


부당함의 구조도 모르고 공감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충 어릴적부터 교육받아온 인권관련 여러 개념들덕에 겉표면은 알지요.
어디 엄청나게 인권개념이없는 나라 수준의 일이라도 벌어지면 분노하는 척하고 범죄가 벌어지면 우려하는 척하고(하긴 이거라도 어디겠습니까).

입으로는 일베에서 일어나는 여성비하나 혐오, 범죄모의같은걸 더러워하고 멀리하려고 하지요.


그런데 마음 한구석엔 꽁한게 있는거에요. 느리건 빠르건 사회란 진보하고 발전하기 마련인지라 여권같은게 점점 개선되고 목소리도 커지기 마련이거든요.

그걸 따라가지 못하는거에요. 겪어보지도 못하고 공감하지도 못하니까요.

여권에 대한 내 인식이 발전한게 아니고 아주 느리고 천천히 사회적으로 개선된 것이 불과한데, 마치 내 인식이 발전한 것처럼 생각하는거죠.


나는 이렇게 힘든데(여잔 저렇게 편한데), 나는 이렇게 잘났는데(난 여자보다 우월한데), 왜 대접받지 못하지?

성평등이 좋은거라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왜 여자가 우월한것처럼 보이지?? 이건 진정한 성평등이 아니야!!우워어!!


이런 뒤틀린 생각을 하게되는거죠. 

저 위에 일베얘기했는데...일베가 더럽고 천박하다고 떠들지만, 사실 일베는 한국사회 한국사람들 마음 저 아래깔린 추잡한게 튀어나온 것에 불과해요.

우리안에 차별, 우리안에 전체주의 이런 것들이 여과없이 튀어나온 것이지요. 사회와 거리가 먼 완전 별종들이 자기들끼리만 커뮤니티를 형성한게 아니라요.

그러니 틈만나면, 기회만생기면, 건수만 등장하면 여혐과 관련하여 일베와 유사한 포지션을 취하게 되는거에요.


'유사한'이라는 표현을 쓴건 내용의 차이때문이 아니라 용어의 차이때문입니다. 걍 일베보다 덜 천박한 말을 쓴다는거정도?

일베처럼 여자 강간한다 수준이 아닌, 좀 더 젠틀하고 있어보이는 말이 등장하면 너도나도 여기에 환장하게되는거죠.

나무위키 성평등 날조 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고요. 얼마나 웃깁니까. 존재하지 않는 것에 열광하는 군상들이라니.

여자 강간하겠다, 여자 때리겠다.....이런 용어 안쓴다는 이유로 "난 여권을 존중해"라고 자위하고있는거에요.



* 뭐 전 남자라서 아주 편합니다.

애 낳았다고 직장을 그만둬야 할 일도 없어요. 회사에서 되도 않는 섹드립에 노출되는 케이스도 훨씬 적죠.

밤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누가 쫓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귀가해야할 일도 없지요.

나쁜일을 당했는데도 내가 반바지를 입고있었냐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냐 같은 걸로 '논쟁'하고 있는 버러지들 꼴을 볼 일도 없습니다.


이 모든 편의를 누리는 댓가가 정수기 물통을 매번 바꾸는 것이라면 전 어마어마하게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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