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데스크탑 한 대를 얻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불안불안 하더군요. 컴퓨터 책상에 넣어놓고 썼는데, 본체가 있는 곳의 서랍을 쾅 닫거나, 키보드 받침을 세게 밀어넣으면 난데없이 컴이 꺼져버리곤 했어요. 덕분에 조심조심 다루어야 했습니다. 근데 어느날부터는 아예 부팅이 안되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본체가 켜진 것 같긴 한데 모니터가 그냥 까만 화면. 그렇다고 파워가 나가버린 것도 아닌 것이, 모니터가 티비 겸용인데 티비는 잘나오더라구요.

 

귀찮아서 그냥 꺼버리고 노트북을 연결해서 썼습니다. 근데 이 노트북이 오래되서 그런지 인터넷이 느려요. 최대속도 10메가. ㅠㅠ 웹서핑하기도 답답할 지경이니 미드 받아 보려면 죽을 맛. 한참을 그렇게 버티다 결국 주말에 컴을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노트북을 비슷한 증상을 검색해보니 의외로 해결책은 간단하더군요.

 

1. 컴을 뜯는다.

2. 램과 비디오카드를 뺀다.

3. 램과 비디오카드의 메인보드 접촉 부위를 깨끗하게 닦아내고 다시 끼운다.

 

응? 정말? 이러면 되는거야? 하면서 그대로 해봤어요.

 

진짜 되네요. ㅡㅡ;;;;;

 

문득 전에 한 컴퓨터 수리기사의 말이 생각나네요. 자기가 받는 질문 중에 제일 어려운 게 "이거 왜 고장난 건가요?" 라고. 아니 멀쩡히 잘 꽂혀있는 램과 비디오카드를 한 번 떼서 먼저 후후 불어내고 끼우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니. 결국 굳이 원인을 찾는다면 청소 불량? 차라리 높은 데서 떨어뜨렸거나 해서 외관이 망가져있으면 원인도 쉽게 찾겠는데, 별다른 사건 없이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서 수리기사들도 많이 난감하다고 하더군요. 이래 저래 설명해봤자 "원래 불량이었던 거 아니냐"는 말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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