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을 별로 써본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겠지만, 이 글을 쓰지 않을수가 없어 씁니다.


일전에 제가 김어준 관한 글을 썼을때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던 부분이 있죠. 왜 개인 연애사로 사람을 판단하느냐, 그리고 진보 욕을 가져다 붙이냐.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책을 통해 때로는 사람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변하게 됩니다. 사람이 이념만으로 살수 없고 이념 없이 살수도 없죠. 나름 젊어서 세상의 변화를 꿈꿀때 나와 같이, 약한 사람의 권리를 지켜주고 조금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친했던 선배가 정진후가 연루된것 같은 사건에 피해자가 되었죠.


정진후 사건이야  당시 논란이 되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꽤나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이런 사건 대부분은 그냥 조용히 덮여요. 너 마음 알겠지만, 그 사람을 용서해라...라고 말하고 그 선배는 조금 미안해 하다가 가해자와 다시 술도 먹고 토론도 하고 조직도 만들고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던듯 갈길을 가더군요. 그게 보수적인 회사 조직이라면 그냥 분노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을 송두리채 흔들어 버리는 배신감이더군요. 가해자요? 남편을 굉장히 존경하는 공장 노동자와 결혼해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계급 투쟁, 노동자 해방에 정진하면서 지금까지 잘 사시죠. 피해자는...그 상처를 이겨내지 못했어요. 그때 등돌렸던 사람들, 침묵했던 사람들이 이 피해자가 가장 믿고 의지했던 동지였으니 이겨내기 힘들었겠죠. 


이런 신파 이야기, 가슴에 묻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살려고 노력합니다. 한동안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때의 마음이 자꾸 떠올라서 괴로우니까요. 그저, 너무 믿지 말자, 믿으면 상처받아...라고 중얼거릴뿐.


진보정당 하신분들, NL이 원래 그래, 하고 냉소 하시는분들도 계시겠죠. 걔들 막장이야라고. 막장이라도 하면 안되는건 막아야하지 않나요? 그 피해자는 자신을 조용히 시키던 가해자가 기세등등하게 국회의원 되는걸 두눈 뜨고 봐야 하나요? 어떤 사람은 그 당이 작은 당이니 너그러워야 한다고 하죠. 세를 키워야 하니까 이건 봐주자고. 근데 이게 봐줄수 있는 일일까요? 그냥 냉소 하지 마시고 제발 안된다고 말해주세요. 하다못해 트위터에 통합진보당에 말한마디라도 해주세요.


아, 이런 감상적인 질질짜는글을 제가 쓰게 될줄 몰랐습니다. 근데 정말 이건 아니예요. 이런일이 일어나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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