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두돌 좀 지난 큰애가 감기에 걸렸어요. 처음에는 콧물만 주룩주룩 흘리고 다니더니 기침하고 목소리도 좀 갔어요.

밥맛 없다고 밥도 약도 안먹는다 난리쳐서, 어제랑 오늘 아침은 신랑이랑 둘이 애를 거의 찍어누르다시피 해서 억지로 먹였어요;;;;

그 와중에도 잘 놀아요. 기운도 없을거 같은데, 미스테리.

다행히, 오늘은 약이 바뀌어서 양도 줄고 향도 약해지고, 저희도 요령이 생겨서 쉽게 먹였어요. (포도쥬스에 살짝 섞어 먹였습니다;)


제가 잠시 한눈 파는 사이에 코가 나오면 소파에도 닦고, 옷 소매에도 덖고, 아무데나 닦고 다녀요; 휴지에는 안닦아요, 제가 닦아줘야해요.

애 양쪽 옷소매가 누래졌어요; 그 팔로 안아달래요. 더러워서 싫다고 거절하고 싶지만, 엄마는 그럴 권리가 없어요.


2. 어제는 매우 우울했어요.

제가 요즘 아이돌 덕질(?)로 반쯤 현실도피중입니다. 그렇다고 살림을 내팽개치고 살진 않고요, 조금 덜 치우고 밥도 좀 대충 해먹긴 합니다;

제가 항상 연예인 덕질을 할 때는 돌아보면 보통 인생이 무료하거나, 약간 다운되어 있을 때예요. 

좋아하는 연예인 자료 보고 하면서 인간적인 면이나 이미지와는 다른 면들 보면서 괜히 재미있어하고, 연애 내지는 새로운 사람을 알아갈 때의 그 두근거리고 간질간질한 기분을 즐기는 것 같아요. (이래서 제가 잡팬....)

막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접점도 막 상상해보고, 실제로 만난다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고요.

근데, 이번에는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오히려 우울해졌어요.

십년정도 어린 애들이랑 만날 접점은 더욱 없고, 애 둘 데리고 팬싸인회 같은데 가는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고, 콘서트도 쉽게 못갈테고,

그런걸 떠나서도, 쟤들은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그동안 뭐했나, 싶어서 저 자신이 좀 한심했어요.

아이들 키우는것도 중요한 일이라지만, 전 솔직히 애 열심히 키우고 있지도 못하고, 천상 엄마도 아닌것 같아요. 전 좀 무심해서 막 육아카페나 블로그에 육아일기쓰는 엄마들이 신기하거든요. 


사실 크리티컬 히트는 떡 때문이었어요.

시어머니께서 떡을 보내주셨는데, 천천히 나눠 냉동에 넣어야지 했는데,(애가 옆에서 장난치려 들면 귀찮아서 미루고, 나중에는 깜박 잊었어요.)

받은 다음날 아침에 보니 벌써 살짝 쉬기 시작한거예요...

그냥 냄새 맡거나 먹을 때는 모르겠는데, 한꺼번에 담긴 봉지를 열면 스치듯이 냄새가 약간 그렇다 싶은 정도예요.

인절미인데 콩가루 때문인 듯 한데 잘은 모르겠네요.


냉동에 넣어놓고 두고두고 먹으면 언젠간 다 먹겠지만,

원래는 양이 너무 많아서 이웃집 나눠줘야지, 신랑 회사에도 한보ㅈ따리 싸 보낼까 혼자 계획을 했었는데다, 제 게으름으로 벌어진 일이라 너무 너무 속상하고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어요.

하는 일도 없으면서 살림도 개판이라니! 싶었나봐요.

애 기저귀 사러 간다고 나가서 동네 화단에서 찔찔 울었어요.

눈물 닦고 누구랑 얘기하면 속이 좀 풀릴까 싶어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전화는 안받고 컬러링 듣는데 또 울적해서 울고. (안받아서 오히려 다행이었어요. 제 친구는 얼마나 황당했겠어요.)

지금 생각하니 동네사람들 보기 참 추했겠네요;


그래도 남편 꼬셔서 드라이브 하고 왔더니 기분은 좋아졌습니다.


3. 남편 회사가 이사할 예정이라 판교쪽으로 이사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가야하는건 아닌데, 당장 가도 별 상관은 없긴 해요.

그래서 동네 구경겸 판교쪽으로 드라이브를 갔었어요.

나중에 집을 지어 살 생각이라, 기왕 가는거, 예행연습 겸 단독주택으로 전세를 알아보자 했었는데, 

차타고 지나가면서 겉에만 보긴 했지만 동네 집들이 정말 예쁘더군요.

다만, 공사중인데가 많아 동네가 아직 자리잡힌 느낌은 좀 아니었어요. 


어쨋든, 예쁜 집들도 보고, 어디가 살기 좋을까, 내 집은 어떤 식으로 지으면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기분은 풀렸어요.

역시 남만 보는것 보다 나의 삶을 살아야 하는것 같아요. (어설픈 교훈적 마무리군요.)

집값은 은근 비싼것 같긴 하던데 살기가 어떤지 좀 궁금하더군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정보좀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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