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첫인상과 불만들.

2012.05.15 11:25

liveevil 조회 수:2581

- 2012년 중순에 출시된 게임인데도 전반적인 인상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구닥다리 게임스럽습니다.

기실 1,2편의 초반부와 완전히 동어 반복적인 액트 1의 구성 (이건 블리자드의 의도라고 봐야겠지요?) 때문 뿐만이 아니라 현세대 게임 평균 수준 보다 한참 뒤떨어진 그래픽이나 맵디자인 까지도요.

그런데 그래픽이 뒤떨어지는걸 단점이라 지적 하기는 뭐한게 광원효과나 텍스처, 모델링의 수준이 낮다 하더라고 블리자드 특유의 통일된 아트웍으로서의 보기 좋음은 극상입니다.

그 덕분에 울프데일 8400, 9600GT라는 한참 떨어지는 제 컴퓨터 사양에서도 1920X1200 해상도에 풀옵션과 앤티 앨리어싱 까지 먹인 상황에서 원활히 40FPS 이상을 항상 유지해 주더군요.


- 더해서 블리자드의 뛰어난 디자이너 덕분에 이러한 RPG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몬스터들의 디자인도 극상입니다.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패턴도 다양하고 특유의 그로데스크한 면모 같은것도 뛰어나지요. 신기하게도 고어 효과가 기존 작보다 떨어지는 편은 아닌데도 오히려 더 깔끔하고 불쾌한 느낌은 덜하다는것도 좋은점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베데스다의 엘더 스크롤 시리즈는 RPG 매니아로서 기대해볼만한 기대치의 극을 뛰어넘는 놀라운 완성도를 항상 보여주어도 몬스터 디자인 같은건 후잡하기 짝이없고 그다지 신경도 안쓰는 느낌인데 반해 블리자드의 이런 정성은 참 마음에 듭니다.



- 좀 부정적인 면에서 구닥다리스러운 면모는 기껏 이쁘게 꾸며놓은 화면의 20%를 턱하니 가려버리는 촌스러운 UI의 HUD 같은 요소들입니다.

근래의 게임이 화면상에 어떠한 UI의 노출 없이 순수한 게임 화면만을 보여주고자 애쓰는 편인데 블리자드가 의외로 이런 면을 간과했다는게 좀 놀라울 지경입니다.

기본적인 체력,기술사용 자원 바 정도만 필요할때 반투명하게 잠깐 잠깐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훨씬더 시원스러웠을텐데 말이지요. 추후 패치로라도 HUD 사라지는 기능 같은건 지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 역시나 거슬리는 부분은 게임 진행상의 서사와 캐릭터의 대사들인데 근래 락스타나 베데스다,바이오 웨어 같은 제작사들이 보여주었던 수준에 눈이 맞추어져 있다보니 디아블로 3의 캐릭터 대사와 줄거리 전개 방식이 너무 거슬리더라고요.

대부분의 캐릭터 대사라는게 "A로가서 B를 죽이고 C를 가져와라~" 식의 지극히 기능적인 면에만 머물러 있다보니 덩달아 성우 연기까지 후지게 느껴집니다.

나름 블리자드사의 강점인 컷씬 무비는 여전히 좋습니다만... 요새 누가 게임 하다 손놓고 지루하게 컷씬 구경 한답니까... 대조적으로 인게임 무비의 연출이나 수준은 또 너무 떨어지는 수준이고..


- 잘만든 디아블로 시리즈고 명성 자자한 중독성도 그대로이지만 디아블로 2 이후 나왔던 타이탄 퀘스트나 토치 라이트 같은 클론 게임들의 또다른 클론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십수년을 기다려 나온 결과물이 이런 예측 가능한 범주내의 범작이었다는 실망도 크고요. 적어도 폴아웃2에서 폴아웃3로의 세월의 흐름이 확연히 느껴지는 수준의 계승 발전 정도는 이루어 졌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PS. 생각외로 기획 단계부터 콘솔판 출시를 염두에 둔듯한 흔적이 많습니다.

기본적인 기술사용 방식이 마우스 좌,우 버튼에 배치하는 주력 기술2개 + 숫자키 4개에 할당하는 기술 4개 인데 그대로 콘솔게임 패드의 좌우 트리거 버튼거 메인 버튼 4개에 1:1 매칭되는것만 해도 그렇고요.

거기에다 원거리 기술 사용시에 기본적으로 마우스 UI에 최적화된 게임인데도 콘솔 스타일의 오토 Aim을 지원 하더군요.

마우스 클릭질 몇시간 하다보니 손가락의 경련이 일어날 지경인데 역시 추후 패치로라도 360 패드 같은것좀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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