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오래된 정원 부터가 아닐까 싶네요.

그때 그사람들까지만 해도 논란의 중심에 선 감독이면서 깊이는 떨어지고 얄팍하고 비겁하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오래된 정원 부터 호평 위주(이전엔 호불호가 너무나 명확했다면)였고 영화팬의 기대도 받는 감독이 된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는 하녀 때부터긴 하지만 도화선은 오래된 정원같습니다.

전 아직까지도 임상수 최고작은 오래된 정원이라고 봐요. 비록 실패한 영화긴 하지만 각색도 잘 됐고 시간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마법같은

영화적 구성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벗지 않는 임상수 영화라 출연했다던 염정아 캐스팅도 미스캐스팅이란 소리도 있지만 감독의 의도를 잘 반영한 섭외였죠.

실수라면 지진희. 이미지는 맞는데 연기가 딸려서.

 

임상수 영화는 시간이 지날 수록 평가를 더 받는것같아요. 데뷔작인 처녀들의 저녁식사만 해도 개봉 당시엔 성적 묘사도 그렇고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결말이나 거친 편집, 심하게 흔들거리는 들고 찍기 촬영 등 호평보단 어중간한 평가를 받았는데 이 영화는 지금 봐도 미혼 여성의 섹스 문제를

현실적으로 잘 그렸죠. 섹스 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결혼 안 한 여성이 살아가는게 얼마나 팍팍한 일인지 건조하게 잘 그러냈어요.

특히 진희경 캐릭터는 조사 많이 한 흔적이 보입니다. 연기도 좋았고요.

어쨌든 임상수 영화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최악은 없네요. 다 좋았어요. 재미면에선 나쁜영화보다 훨씬 잘 만들고 깊이도 있었던 눈물이 제일 재미없었지만

그 영화가 임상수 최고작인건 분명하죠. 내용면에서 볼 때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 보였던 그 때 그 사람들 정도가 임상수 영화중 시나리오면에서 가장 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도 부분부분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았어요. 엔카를 부르는 김윤아나 한석규의 연기 등.

이번 돈의 맛도 기대되네요.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어요.     

 

임감독도 나이를 먹으면서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비뚤어진 자의식이 많이 융화된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투 상수의 칸 진출은 여러모로 재밌네요. 2년 전에도 투 상수는 칸에 진출했었죠. 그때는 홍상수가 경쟁부문이 아니긴 했지만

어쨌든 진출은 했고 두 영화 다 윤여정이 출연했고 윤여정은 두 영화 다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그때도 윤여정은 t.v드라마에 출연하다가 짬을 내

프랑스를 다녀온건데 그래서 황금물고기는 약 2주 가량 윤여정 분량이 축소됐습니다. 이번에 윤여정이 칸에 갔다 오면 넝쿨째 들어온 당신에서

분량이 줄어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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