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불가촉 천민 취급받는 한국이 되면서

 일년에 한두번 귀국하여 담배 피울 곳을 찾아 흡연구역을 찾아 가보면 항상 여성흡연자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20대건 60대건 여성이건 남성이건 다들 옆에 사람 신경 안 쓰고 평화롭게 담배를 피웁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카페에서도 술집에서도 맘대로 담배를 피우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예전에는 집이나 직장의 화장실이나 잘 안보이는 으슥한데 숨어서 피우던 여성들이 모두 이제 밖으로 나와 피울 수 밖에 없어지고

 남녀구별이 거의 없는 흡연구역으로 세상의 불가촉 천민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동지적 위안을 나눕니다...응?


 오래전 다니던 학교에서 남초단과대의 한 복학생이 교내 벤치에서 흡연중이던 미술대 여학우에게 쓰레기통을 들어 쏟아부어 미술대 예비역 복학생들이

 해당 단과학생회에 찾아가 항의를 하던 그런 시절을 겪었던 세대로선 세상 바뀌었나?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풍경이었습니다.


 제 측근의 의견은 

 흡연자, 한국에서 불가촉 천민 취급을 받는 흡연자로서의 하층연대?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야기였죠.

 자기 돈 내서 자기 건강 깎아 먹으며 세금을 내는데도 사회적으로 불가촉 천민 취급을 받는 억울함이

 흡연구역의 남성들로 하여금 여성흡연자에 대한 동지적 연대감을 갖게 만든거라는;


 그런데 재미난 것은 사회적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경제적으로 착취를 당하는 입장의 젊은 남성들이

 같은 계층,계급의 여성들에 대하여 나도 개돼지 취급받고 있으니 여성차별에 맞서 싸우려는 여성들에게나대지 말라고  적대감을 표출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을 보자하니 흡연구역에서 창출된 양성평등에 대한 측근의 주장이 납득이 안되더군요.

 

 결국 2030 남성들이 우리도 어렵다느니 되려 역차별을 받는다고 주절대는건 

 동급취급을 받아서 그런게 아니라 여성들에게 자신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더 많이 주어먹던 떡고물을 나눠주기 아쉬워서 

 그러는거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파이의 총량을 키울 생각보다는 점점 줄어가는 파이를 니들에게 (그 전보다 더 많이) 내어줄 수 없다는 이기심의 발로라는거죠.


 심지어 이들은 통계적으로도 분명한 여성차별과 유리천장을 부정하는 인지부조화도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노출시킵니다.

 이제는 여성들이 한국의 전체산업군에서 필요한 일자리에 적절하지 않은 전공을 취하는 경향이 문제라는 멍멍이소리까지 합니다.


 여성들이 공대를 들어가고 상경대에 들어가는 것에 어렸을적부터 심리적, 문화적 거부감이 없도록 교육되었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이미 남초적 문화가 지배하는 곳에 여성이 들어가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에는 눈을 감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죠.


 부모들 입장으로 보자면 딸자식이 공대나 상경대에 가는 것보다는 사범대나 문과 혹은 디자인 분야쪽으로 전공을 삼길 바라는

 경우가 많을테고 사회적인 관념도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현 시점에서 남초분야에 여성이 들어가서 겪어야할 고생이

 뻔히 보이기 때문일겁니다.


 전에 시사인에서 기자 신규채용을 여성으로만 했는데 일종의 역차별이죠.

 그런데 기자집단 전체로 보면 여성이 여전히 극소수인 직종입니다. 

 한시적인 역차별로 양성간 균형을 맞추다 보면 해당 분야에선 점점 더 여성도 남성이었다면 겪지 않았을 불편함을 겪지 않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고 결국 여성들과 그 여성들의 부모들 선생들도 흔쾌히 선택하고 추천하는 직종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에서 제가 팀장으로 있던 팀에 인턴을 포함한 신규고용 권한이 주어진적 있었는데

 추천한 케이스가 여성이라고 대장으로부터 거부된 적이 있었습니다.

 접대같은건 없지만 야근은 물론이고 철야나 휴일근무도 심심찮게 해야하는 직종이다보니  여성은 체력적으로 어렵고

 특히 결혼이나 육아를 거치면 대부분 중도에서 그만 둔다는 이유였죠.

 사실 대장이 말한 이유가 (현실적으로는)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전 쓸데 없이 야근하는거 정말 싫어하고 시간관리를 포함한 프로젝트 관리력으로 매니저가 혁신을 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못할게 없으며 특히 창의력이 중요한 경쟁력인 분야에서 해당 분야의 절대다수인 남성에 비해 소수인

 여성이 남과 다른 사고와 접근방식, 문제해결 방식을 낼 수 있고 특히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선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월하다는

 입장인지라 그 때도 고집스럽게 여성고용을 밀어부쳤고 중국으로 건너온 현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제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순간까진 앞으로 계속 역차별할 생각입니다. 그래야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테니까요


 남성중심의 직장문화 특히 한국적 야근문화를 깨고나면 어느 분야건 여성 스스로 기피할 직장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성들이 불편해하고 기피하지 않는 직장문화, 노동환경은 결국 남성노동자들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술접대,성접대 하는게 어쩔 수 없는게 아니라 본인도 은근히 즐기는게 아니라면

 야근이나 뭐나 일중독에 빠진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그래서 전 지능의 문제도 한 몫 하는게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얼마나 머리들이 나쁘면 결국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되는것을 저렇게 부들 부들거리는걸까? 싶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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