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고 뭐고. 일단 안 넘어지는 게 장땡인지라. 뭐 신으시나요? 웰트화 정도면 괜찮을지.
장화는 의외로 미끄럽다고 하고, 어그는 바닥을 보니 미끄럽게 생겼어요.

아래부터는 큰 고민에서 도피하기 위한 작은 고민 잡담.

1. 제화상품권이 있어요. 웃돈을 더 줄 생각은 없고 그 안에서 사려고 합니다.

바닥이 두텁고 아주 튼튼한 워커와, 워커를 본땄으나 앞코가 날렵하고 굽이 8센티에 이르는, 발목에 착 붙는 워커 사이에서 고민 중입니다.
원래는 눈이 내릴 때 신을 용도였는데 견물생심. 아 맞다 나 날렵한 앵클부츠도 없지, 이러고 있어요요. '색이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날렵한 앵클부츠라든가, ' 워커 디자인이 아닌' 날렵한 앵클부츠라든가, 그런 게 집에 있다는 사실은 무시합니다. 그나마 잘 안 신었다는 것도 무시합니다. 7센티만 돼도 고민 없이 바로 이리 갔을 것 같긴 해요.

그러나 눈에서 뭘 신는담?

제화 상품권 없을 때는 전혀 안 하던 고민이라는 거. 원래는 그냥 한 철 신고 버릴 웰트화나 등산화를 생각하고 있었죠.

2. 진동과 소매가 넉넉한 니트류에 끌려요. 하지만 그 위에 외투로 뭘 입죠? 가오리 니트 위에 입을 용도로 사 놓은 외투가 있긴 하지만 하나로는 왠지 부족.

3. 망또를 사면 과연 입긴 입을까요? 이걸 사면 가방도 사야 해요. 망또 위로 멜 수는 없으니 손에 드는 가방을 사야겠죠. 학생 가방 무게인데 그 가방을 '들고' 다닌다? 허허...

꽤 오래 소비를 자제해 왔더니 지름신이 슬슬 강림하실 모양이죠. 큰 거 지르기 전에 지금쯤 하나 정도 숨통을 터주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이왕이면 돈 나갈 일 없는 제화 상품권을 쓸모 없는 것에 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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