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나온 만큼의 내용이야 잘 알지요. 국회는 입법기관이고 선거를 통해 민의를 반영하고 어쩌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으로 국회의원이 어떤 의미와 사회적 기대가 반영된 존재인지 그건 생각해보면 좀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김용민에 대한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되어요. 

예전부터 시사평론가로 활동해오면서 가끔 촌철살인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보다 과해서 탈이었던 때가 더 많은 양반이라 개인적으로는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어요. 전에도 한번 20대론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 적 있지요. 

그리고 정봉주 전의원 지역구라고 해서 그 지역에 같은 '나꼼수 계열'에서 후보를 낸다는 그 발상도 기상천외하다 못해 괴이하게 느껴지고요. 

원래 김용민과 노원구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지 않나요? 지역 세습이란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요. 이건. 

이러다 정봉주 사면 복권 되면 은근슬쩍 김용민이 의원직 사퇴하고 보궐선거 거쳐서 다시 정봉주 의원 만들어준다고 해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 정치판은 그렇게 단순하게 돌아가는 곳은 아니겠지만요. 

그런데 이번 사건과 어우러져서 김용민이 후보를 사퇴해야 되는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 상식있는, 생각이 제대로 박힌 시민이라면 상황이 어찌 되었든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같은 과한 표현을 많이 했다고 해요. 

아마 며칠 안 남은 동안에도 이런 이야기가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양반 평소 언행을 생각하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고, 더 나올 게 있다 해도 있을 법한 일이에요. 

이는 김용민이란 사람의 인간적인 한계가 너무 뻔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런 괴상한 형태의 국회의원 후보라는 게, 그렇다고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건 줄은 모르겠습니다. 

더 괴상한 국회의원 후보도 많지 않나요?(쉽게 예를 들자면 실질적인 활동 사항은 거의 없지만 상징적 이미지 하나만으로 비례대표 11번 하신 분이라든지) 

그리고 그 중에는 논란 없이 충분히 당선되는 이들도 있을 거고. 

더 괴상한 경우도 많으니 이 정도 괴상함은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 정도의 괴상함이 혹 선거에서 당선된다 하더라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을 못 할 정도로 심각한 하자 같지는 않다는 거지요.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용민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주진우와 김어준이 일종의 보좌관 역할을 하게 된다 해도 그 나름의 역할은 할 것 같아요. 

국회에서 셋이 그러고 다니는 걸 보면 (비)웃기겠죠. 

그렇지만 국회의원이 뭐 그렇게 대단히 고상하고 수준 높은 직책인 건 아니지 않나요. 

엉뚱한데 가서 직위 남용하지 않고 자기 맡은바 소임만 성실히 한다면 그걸로 된 거지요. 


물론 진영 논리로, 김용민이 후보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이 당의 이미지 실추로 전체 야권에 해가 된다거나

혹은 그래도 해당 지역구에서 여권 후보가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 하는 건 좀 별개의 문제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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