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이야기가 있기에 한 번 끄적여 봅니다.

이 게시판에 눈팅만 하는 고액 연봉(?)의 웹소설 작가가 있으리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저야 영세업자 축에 들지만..

어쨌든 13년 이후로 오로지 글쓰는 일로만 먹고 사는 중입니다.


사실 전 웹소설에 관하여 여전히 잘 모르는 쪽입니다.

물론 꾸준히 공부는 하고 있지만...

웹소설 분야의 메이저랄 수 있는 양대 산맥

무협/환타지와 로맨스/환타지 분야는

체질적으로 적응이 되질 않아서요...


이게 다 듀게 때문입니다.

듀게만 하지 않았어도 대학시절 무협지 읽으며 경험치 좀 축적했을지도...

아니면 한드->로맨스 소설의 테크트리라던가.


아무튼 시작은 공포소설이었고 이후로 추리물, 환타지, 로맨스까지

두루 간을 보면서 어디서 제대로 적성을 찾을지를 여전히 고민 중이라지요.


사실 지금 '웹소설'이라 묶여서 총칭되는 글들의 정체성을

보다 정확히 규정하면 '모바일소설'이라고 하는 쪽이 맞을 겁니다.

주요 독자도 그리고 그들이 해당 글을 소비하는 패턴도

모바일 환경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웹툰이라고 하지 모바일툰이라고 하진 않는 것처럼

시작은 웹 환경에서부터였으니까요... 단어의 경제성도 좋고 (5글자 대 3글자)


웹소설 작가로 이름을 제대로 올렸던 곳에서 지금도 연재중이고

해당 플랫폼은 적어도 국내에선 최고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지라

모르는 분들은 제가 엄청 버는 줄로 아는 경우도 있더군요.

사실 이 플랫폼의 거대한 덩치만큼 큰 장점은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준다는 겁니다. 저에겐 큰 행운이었죠.

'모바일로 편하게 글을 소비하는 1030여성 독자'와는 큰 괴리가 있는 글이기에

이런 제도가 아니었다면 전업 생활은 상당한 난관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 곳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오더군요.

덕분에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런저런 분야들을 찔러보고 있는 중이고...


지금까지 제가 글을 통해서 얻은 수익을 대충 따져 봤어요.

연재를 통한 수익이 절반을 조금 넘더군요...

이걸 햇수로 환산하면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칠 겁니다.

그나마 나머지 절반을 채워 그나마 직업으로서

면을 유지할 수 있었던 부분은 공모전과 판권이었어요.


특히나 판권은 저에게 소중한데다

매우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아니고

자금줄이었습니다.


계약에 묶여 자세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쓴 글 중에 두 건의 판권이 팔렸고

그것을 통해 들어온 목돈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그러니까 웹소설 독자들에게 마이너한 쟝르지만

묘하게도 영상화 하기엔 좋은 쟝르이기도 한 탓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전업으로서 지금 나의 현재 위치가

얼마나 불안한가에 대한 방증이기도 합니다.

대중성이 약한 글을 쓰면서 판권 팔리기만 기다릴 수는 없다는 거죠.

캐쉬 플로우의 측면에서도 매우 나쁜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짜 알짜배기 작가들은 연수입이 아니라 월수입으로 평가받으니까요.

(내 연수입을 한 달에 벌어가는 분들.... ㅠㅠb)


올해엔 그래서 이전에 시도하지 않은 분야에서

철저히 대중적 방식과 기호들에 맞춘 글을 써보려 공부중입니다.

물론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나마 한 편이라도 더 많은 글들을

웹상에 뿌려 놓아야 그만큼 수확이 있는 법이니까요.


모임에서 유명한 웹소설 작가님들을 만날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작품이 영상화에 성공해서 이제 소설 이름만 대면

국민 대다수가 알 법한 작품을 쓴 작가님이나

고교생 때에 발표한 소설이 성공하여 이미 대학까지 학자금 확보한 작가님,

본업과 겸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멋쟁이 작가님 등등...


그때의 저를 돌이켜보면 같은 작가로서가 아니라 그냥 팬심 가득한 빠돌이... 허허..


언젠가 저도 '나 작가입니다' 라면서 당당하게 밝힐 수 있고

부모님 앞에서 당당히 통장도 깔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에 아직은 존재감이 희미한 미생일 뿐입니다만.


++


쓰고 보니 글이 전체적으로 어둡네요.

새로 연재하는 글의 반응이 안습이라서

그런 모양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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