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 곽재식

2013.10.08 00:34

svetlanov 조회 수:2031

곽재식님이 쓰신 <아직은 신이 아니야>평을 보고 주례사평 또하나 나오는 것인가 시큰둥해 하면서도 어차피 살꺼였으니 읽어보기나 할까, 했더니만 조금 더 살을 붙이면 듀나님 최초(맞나요?)의 장편소설이 되어도 괜찮을 구성이군요. 제가 편집권한이 있었다면 기존에 발표된 내용들을 뼈대로 400페이지 정도로 만들어보자고 우겨봤을 듯 합니다. 현재 줄간격이나 상하좌우 여백 절반으로 줄여서. 아마 내용은 2~3배 정도 늘겠지만요.

 

항상 듀나님 소설을 보고나면 아쉬운 것이 다른 작가들은 연작 장편으로 곰탕처럼 울궈먹을 만한 아이디어들을 단편에 쓰고 버려버리는 것이었는데 연작의 형태나마 긴 이야기가 되어서 즐거웠습니다. 갈수록 등장인물의 내면이 살풍경해진다는 느낌도 더한데 좀 무섭더군요. 손대면 베일 듯 싸한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이 나오는지. 피터 와츠 소설 등장인물들과도 비슷한 느낌?

 

실은 곽재식님 소설 제대로 읽은 적 없이 대충 보고 지나갔었는데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작품집 구입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번역서들 빨리빨리 안나오나 기다리기만 하고 이런 재미있는 걸 모르고 있었다니. 문장이 부분부분 약간 만연체랄까 좀 생경했던 걸 빼고는 너무 재밌게 보았습니다. 전 특히 '최악의 레이싱'이 좋더군요.

 

표제작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를 오늘 밤에 읽고 내일은 <모살기>를 읽을 생각입니다. 즐겁네요.

 

 

 

아래론 '왕'의 배경인 남산관련 태클 입니다. 별건 아니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왕'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넘어가주세요.

 

 

 

 

- 고등학교 2학년때 신승훈 앨범이면 꽤 오래 전이란 느낌인데 남산 서울타워는 2005년 재개장하면서부터 자물쇠광장을 도입했습니다. 유행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자물쇠 판매를 같이 시작한 겁니다. 광장1층 내부에 들어가시면 자물쇠 사실 수 있는데 왜 굳이 산을 내려가도록 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도보로 산책로가 아닌 길로 내려가면 국립극장 부근 이나 구 남산 공원관리사업소 부근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 곳에서 철물점까지도 상당한 거리입니다. 도보로는 왕복 두시간은 너끈히 걸릴 듯 합니다.

 

- ***국가원수를 위한 **의자설치조약은 웃고 넘어가자고 만드신 걸 알겠는데, 사실 남산 서울타워는 민간 건물이라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외양에 변형이 있을 경우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받게 됩니다.

 

- 자물쇠는 몇년 지나면 부식되어 자연적으로 떨어져 하부 통행에 굉장한 위험요소가 됩니다. 때문에 부식이 심한 자물쇠는 비정기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리고 사실 그 문제의 장소에 의자가 있습니다. 앉아서 사진 찍으라는 용도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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