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밤사이에, 그것도 주말이던 일요일 밤에 부장님들이 모두 보직 사퇴를 하셨습니다.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20326083106632&cateid=100029&RIGHT_ENTER=R6

 

예능본부에 총 5개의 부가 있는데, 1개 부서는 보직부장이 공석이라 위에 있는 국장급이 겸임하는 체제이니

사실상 모든 부장급PD의 전면 보직 사퇴입니다. 이 의미는 당장 주 후반부터 예능프로의 전면적인 차질입니다.

 

보직부장을 뺀 예능PD가 그동안 모두 파업에 참여했지만, MBC에서 자체 제작하는 예능프로들,

'놀러와' '아름다운 콘서트' '황금어장' '위대한 탄생' '음악중심' '우리 결혼했어요' '세바퀴' '섹션TV 연예통신'이

정상적으로 방송됐던 것은 4명의 부장들이, 계약직이나 프리랜서인 연출진을 데리고 직접 기획-연출을

챙기면서 방송을 만들었기 때문인데, 이제 모두 사퇴했으니 당장 프로그램을 만들 사람이 없습니다.

 

'놀러와'는 오늘 방송이니 주말에 방송에 내보낼 최종본 완성까지 마쳤을 시간이지만,

화요일 방송인 '아름다운 콘서트'부터 당장 오늘 최종본 완성이 있는 날이니 이어서 줄줄이 있는 프로그램들은

결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위대한 탄생' 같은 경우는, 현재 사장의 오더 프로라서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장이 직접 챙겨서 디렉팅까지 하면서 생방송을 진행했던 프로인데, 당장 이번주에 결승전 연출을,

현재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는 간부들(본부장이나 국장)이 직접하지 않으면 더이상 연출할 사람이 없습니다.

 

이번 금요일에 하이킥이 종영되고, 당장 다음주부터 새로운 시트콤(자체 제작)이 방송될 예정인데,

캐스팅과 대본 작업까지는 이루어졌지만, 당장 촬영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파업이 갑자기 끝나고 방송이

시작될 경우를 대비하여 고참급인 담당PD가, 조합원으로서 파업에 참여는 하지만 파업 이후를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슬금슬금 론칭을 준비하시고 있었는데 지난주부터 실제 디렉팅을 담당할 2명의 중간급 PD와

조연출이 모두 완전히 제작에서 손털고 나온 상황이라, 당장 방송 제작할 인력이 전혀 없습니다.

 

이미 몇주전에 드라마본부의 보직부장들도 모두 보직 사퇴를 하고 파업에 참여했습니다. 드라마의 경우에 외주

비율이 워낙 높아서 파업이 시작되고도 '더킹투하츠'(던킨도너츠?;;)같은 규모 큰 작품들이 론칭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합니다만...;;

 

파업에 꼬박 2달째 참여하고 있는 저를 포함한 조합원의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우리 프로그램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생활인으로서 급여가 두달째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도 모두 괴롭습니다. 경영진은 버티기 전략으로 밀고 나가서, 급여 미지급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항복하지 않겠냐고 생각하며, 보직을 맡으며 조합에서 자동탈퇴된 보직부장들을 들들 볶아가면서 정규 프로그램을

결방없이 만들어 가능한 파업중인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예능 부장들의 사퇴로 또 다른 국면이

전개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에 예능본부 조합원 총회가 있고, 아마 더 큰 움직임의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응원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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