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D가 굉장히 최근의 테크놀로지인줄 알았는데

옛날에도 한때 3D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나봐요.


방금 전 히치콕의 'Dial M for Murder'를 봤는데 

이것 또한 당시의 많은 영화들처럼 3D로 찍었던 영화라고 DVD 속 보너스 피쳐에서 설명하길래 깜짝 놀랬어요.

영화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저로써는 그저 놀라울 따름...ㅠㅠ 

이 영화는 1954년 작품인데.. 그럼 그때부터 3D가 있었다는 말?

3D 이펙트를 위해서는 왼쪽 눈, 오른쪽 눈 버전을 따로 찍어야해서 

카메라 두 대를 놓고 촬영을 했었고, 영화를 상영할때도 프로젝트 두개를 같이 돌려야 했기 때문에

영화 중간에 인터미션같은 휴식시간이 필수였다고 해요. 

관객들은 모두 요즘과 같은 3D 안경을 끼고 영화를 관람했었고, 

(이 장면을 상상하니 뭔가 웃겨요. 레트로한 옷을 입으신 분들이 영화 시작 전 일제히 안경 착용...ㅋㅋㅋㅋ)

(제가 이해하기로는) 영화 촬영 원리 또한 요즘 3D영화를 찍는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것 같아요.


집집마다 TV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내기위해 이 시절 감독들이 한동안 영화를

와이드 스크린 및 3D로만 찍곤 했다는말을 들으면서, 오늘날의 아이맥스 및 3D 열풍이 생각났어요.

유행은 돌고 도는 걸까요.

물론 요즘의 3D야 CG효과 및 여러 다른 특수효과들 덕택으로 훨씬 더 세련된 모습일듯 해요.


그나저나 이 사실을 미리 알았었더라면 몇년 전 구남친과 아바타를 본 후 벌인 2D vs. 3D 논쟁에서 구남친을 바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ㅜㅜ

당시 구남친은 드디어 3D의 세계가 왔다며 흥분했고, 흑백에서 컬러영화로의 시대전환이 있었듯 2D에서 3D로의 거스를수 없는 변화가 있을거라 예견했어요.

저는 시큰둥하게 그래도 2D가 더 낫다며 그런 변화따윈 없을거라 했었는데..

개인적으론 요즘에도 3D 영화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따지고보면 원래의 2D가 오히려 인간이 실제로 주변을 지각하는 방식과 비슷하지 않나요..

3D는 뭔가 그 입체성이 과장된 느낌이어서 오히려 영화를 볼 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영화경험이 가상의 것이라는 생각이 더 쉽게 들어요.

(그러나 역시 그냥 개인 취향의 문제일지도.)


그래도 Dial M for Murder의 3D 버전은 꼭 한번 봐보고 싶네요.

히치콕 팬으로써 그분께서 3D가 낼 수 있는 효과를 대체 어떻게 활용했지 몹시 궁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레이스 켈리 손이 쑥, 화면 앞으로 튀어나오는것 한번 보고 싶네요.ㅋㅋ


(너무 놀란 나머지 끄적인 나름 듀게 첫글. 그러나 다른 분들껜 어쩌면 새삼스러운 사실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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