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성장

2012.05.11 22:27

쇠부엉이 조회 수: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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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가 커갑니다.

볼수록 신기해요.

하루가 다르단 말은 아가들을 놓고 하는 말인가봐요.

 

간식으로 과자를 주어도 자기 손으로 먹는거라는 걸 알지를 못해

제가 조금씩 잘라 입 안에 넣어줬는데

그 다음날로 자기가 쥐고 먹습니다.

쥐고 먹긴 하는데.....자기가 쥔 부분까지 다 베어먹고 나면 그 다음 처리를 할 줄 몰라해서

제가 손에서 빼 다시 고쳐 쥐어줬는데

이틀이 지나니 갑자기 먹던 과자를 부스터 식판 위에 떨어뜨리네요?

그러더니 다시 고쳐 손에 쥡니다!

오늘은 왼손으로 바꿔잡기를 시전하시네요!!(네 제겐 시전으로 보입니;;;)

 

하루하루 조그맣게라도 뭔가를 배우고

다음날이면 한단계 나아갑니다.

이렇게 조금씩조금씩 사람꼴을 갖춰가는게 성장인 거였어요.

 

제겐 별거 아니지만

이 조그만 아가에겐 한걸음인거죠.

 

저도 아마

이렇게 컸겠죠?

 

아이 키우기 전엔 사람이라는 존재를 반만 알았던거 같습니다.

절대 혼자서는 살 수가 없고

사랑이 있어야만 무럭무럭 나무처럼 큽니다.

간섭하지 말고 지켜봐주면

그 안에서 제 힘으로 한발 한발 걸어나와 성인이 될 거에요.

 

사람의 감정 느낌 유대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느낍니다.

전엔 잘 몰랐고 무시했었던거 같아요.

결국 인간도 생명체인지라

따듯한 보살핌과 연결되있다는 느낌이 무엇보다 필요한 거였군요.

전 혼자서만 지내는 제가 꽤 쿨한줄 알았는데

전 친구도 가족도 연인도 다 필요없다고 생각하면서 20대를 보냇었거든요.

 

그 흔적이 남아 이 아이에게

외로움을 가르치게 되지나 않을까...그게 젤 두렵습니다.

젊은시절 마음을 열고

많은 사람들과 잘 사귀면서 지낼걸 싶습니다.

제가 알았던 고독감을, 세상에 오직 혼자라는 그 기분을

이 아인 좀 늦게 알거나 아님 몰랐으면 싶네요.

사람이 행복해지는 길은 수만 수천갈래가 있다는 것을

자신의 손 안에 든 것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는 일의 중요함을

자신과 주변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화합하는 일의 풍부함을

제가 좀 더 어릴때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앗을까 하는 후회를

아이를 키우며 아쉬워하고 안타깝게 여깁니다.

 

그럼 훨씬 훠얼씬 더 멋진 엄마가 될수 있을텐데...이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이겠지만요.

 

행복해지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가진 것의 가치를 절하했으며

다른 사람과 담 쌓는데 더 치중한, 타인에게 경계를 풀지못한채 살아온 엄마는

아직도 그 버릇을 못고쳐 밤마다 잠을 잘 못드는데

아무것도 모른채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지한 천진난만 제 아들은

별다른 어려움없이 진즉에 꿈나라로 가 놀고 있네요.

무슨 꿈을 꾸는지... 자면서도 싱글벙글입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래서 묘하게 가슴이 설레이는 밤입니다.

다들 잠 잘 드시길 바래요.

 

푸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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