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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언즈]

 [슈퍼 배드]와 [슈퍼 배드 2]에서 인상적인 조연들이었던 미니언들을 좋아하셨다면 아마 [미니언즈]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야기 발단에서 이들의 기원이 설명된 후 영화는 그루를 만나기 전에 미니언들이 자신들의 새 주인을 찾으려고 하는 동안 벌어지는 온갖 좌충우돌 상황들로 이야기를 굴려 가는데, 비록 후반부에 가서 공회전하는 티가 나기 시작하지만 영화 상영 시간 내내 농담들을 꽤 부지런히 던지는 편입니다. 보는 동안 관객들과 함께 여러 번 낄낄거렸긴 했지만, [인사이드 아웃]이나 [숀 더 쉽]을 볼 수 있다면 그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대신 볼 것을 권하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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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 로그 네이션]

 톰 크루즈는 다시 한 번 멋진 볼거리들과 함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이미 기획중인 다음 임무 땐 환갑에 더 가까워지시겠지만 그래도 기대는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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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앤 머시]

  비치 보이스의 핵심 멤버였던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 인생은 영화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60년대에 동료들과 함께 정상에 오른 직후 또 다른 전환점에 들어설 때쯤에 정신적 문제로 인해 그는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1970-80년대 동안 바닥을 여러 번 치기도 했지만 다행히 1990년대에 와서 재기에 성공했지요. [러브 앤 머시]는 1960년대와 1980년대 사이를 오가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흥미롭게도 영화는 폴 다노와 존 큐잭이 각각 1960년대와 1980년대의 윌슨을 연기하게 합니다. 이들의 연기는 처음엔 정반대 지점에 놓인 가운데 따로 따로 노는 듯하지만, 상반된 두 줄거리들이 이리저리 교차하는 동안 점차 연결되어져가면서 서로를 반영하고, 그런 동안 영화는 비치 보이스의 여러 명곡들이 포함한 사운드트랙과 함께 인상적인 순간들을 제공합니다. 조연 캐릭터들이 대부분 기능성 캐릭터들인게 좀 아쉽지만, 비호감 그 자체인 1980년대 윌슨의 정신과 의사 유진 랜디로써 폴 자마티는 좋은 의미에서 혐오스러운 연기를 선사하고 (듣자하니 이 인간말종은 실제로 영화에서만큼이나 끔찍했고, 영화 속의 자마티를 보는 동안 윌슨 본인도 겁먹었다지요),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윌슨의 구원자가 된 캐릭터를 맡은 엘리자베스 뱅크스의 훈훈한 연기도 좋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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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베테랑]를 보는 동안 전 누가 이길지에 대해 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서도철은 그냥 단순무식한 형사 캐릭터인 가운데 영화 내내 그냥 무조건 달려들기만 하거나 목소리만 높여대니, 영화가 정반대 결말로 끝났어도 전 신경 안 썼을 것입니다. 영화의 악당인 조태오의 경우, 유아인이 [스카페이스] 리메이크 오디션 준비하는 양 열심히 매 등장장면들을 씹어대지만 여전히 그는 불쾌하기만 한 일차원 악당일 따름입니다. 서도철 없어도 그냥 알아서 굴러 떨어질 인간말종 그 이상도 아니지요. [베를린]에 비해 실망스럽지만 감독 류승완은 전반적으로 멀끔한 기성품을 내놓았고 황정민, 유해진, 오달수는 실력 있는 배우들답게 기본기로 밀고 나갑니다. 하지만, 본 영화는 이들의 최고 순간이 아닙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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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난 군중들로부터 멀리]

   토마스 하디의 1874년 소설을 원작으로 한 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19세기 후반 영국 시골 지방을 무대로 한 젊은 여인과 그녀의 주위에 놓인 세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네 양치기 가브리엘 오크가 그녀에게 청혼하자 바스셰바 애버딘은 아직은 결혼은 생각에 없다는 이유로 청혼을 거절하는데, 이 둘은 나중에 전혀 다른 상황 아래에서 서로와 마주치게 됩니다. 바스셰바가 죽은 삼촌이 남긴 농장을 직접 경영하려는 찰나 최근 파산한 상태에서 일자리를 찾던 가브리엘이 농장에서 일하게 되거든요. 그런가 하면 바스셰바는 이웃 농장주 볼드우드에게 장난삼아 발렌타인 카드를 보내게 되는데, 그녀의 생각 없는 장난은 중년 독신남 볼드우드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그것도 모자라 바스셰바가 마침 동네에 굴러 들어온 젊은 장교 트로이에게 맘을 뺏기면서 상황은 무척 곤란해지지요. 하디의 소설은 이미 1967년에 존 슐레진저 감독이 영화로 만든 적이 있는데, 2015년 버전은 1967년 버전만큼이나 풍경 좋은 시대극 영화인 가운데 여러 면들에서 나은 편입니다. 일단 원작을 더 깔끔히 압축한 것도 그렇지만, 1967년 영화의 줄리 크리스티보다 훨씬 더 싹싹하고 진취적인 캐리 멀리건을 보다 보면 수전 콜린스가 [헝거 게임]을 쓸 때 왜 주인공의 성을 애버딘으로 정했는지 절로 이해가 갑니다. 남자 배우들의 경우 톰 스터리지는 테렌스 스탬프가 연기한 마성의 개XX 건달에 비하면 딸리는 편이지만, 마티아스 쇼에나르츠와 마이클 쉰은 1967년 버전의 앨런 베이츠와 피터 핀치만큼이나 좋습니다. 특히 쉰의 경우, 그의 볼드우드는 핀치의 볼드우드보다 더 안쓰럽고 비극적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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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갓]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 비경쟁부문 대상을 받은 가운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헝가리 영화 [화이트 갓]에서 가장 눈을 끄는 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개들입니다. [머나먼 여정], [마견], 그리고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의 아트하우스 영화식 혼합이라고 볼 수 있는 본 영화에서 감독 코르넬 문드럭초와 제작진들은 무려 274마리의 개들을 영화 촬영에 투입했고, 이 동물들이 핸드핼드 카메라 앞에서 자아내는 순간들은 거칠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몇몇 장면들은 어떻게 찍었는지는 몰라도 영화 속 개들은 제작 과정 동안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고 이들은 제작 후에도 적절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버려진 후 인간들로부터 온갖 고초들을 겪은 끝에 자신의 종족의 스파르타쿠스로 거듭나게 되는 주인공 개 하겐의 절절한 멜로드라마에 비해 하겐의 주인인 십대 소녀 릴리가 겪는 성장통 드라마는 당연히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들이 재회하는 절정부에서 영화는 주춤하지만, 이들의 접합 결과는 여전히 많이 흥미롭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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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수남은 성실하게 일하면 안되는 게 없다고 믿지만 정작 그녀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교시절 때부터 앞으로 가질 직장에 대비해 열심히 준비했지만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탓에 변변치 않은 곳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녀 인생의 등불이 되어준 순둥이 남편은 불행한 사고로 일을 더 이상 못하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그녀는 동네 재개발을 둘러싼 갈등에 휘말리게 되는데, 상당한 돈이 굴러 들어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그녀의 상황은 가면 갈수록 암담해져 갑니다. 이런 동안 신인감독 안국진은 유머와 폭력을 버무려가면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가고, 그 결과 우린 박찬욱의 영향이 다분히 보이는 여러 날카롭게 웃긴 순간들을 접하게 됩니다(웬만한 분들은 다 알다시피 본 영화의 제작은 그의 상당한 도움 아래 진행되었지요). 이미 시작부터 어두컴컴한 이야기를 더 막 밀고 갔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는 상당한 재미와 웃음을 주는 좋은 데뷔작품이고 희극과 비극 사이를 발랄하게 넘나드는 이정현의 연기도 여러 모로 기억에 남을 만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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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듀크 오브 버건디]

 이탈리아 지알로 호러 영화들을 갖고 논 [버베리안 스튜디오]의 감독 피터 스트릭랜드의 신작 [더 듀크 오브 버건디]는 유럽산 섹스플로테이션 영화들을 갖고 놉니다. 도입부에서부터 1970년대 싸구려 영화 분위기가 솔솔 풍기는 가운데 영화는 기묘하기 그지없는 배경 속에서 능청맞은 패러디와 생각보다 꽤 보편적이기도 한 별난 권태기 로맨스 사이에서 팔락거리지요. 보는 동안 영화 속의 온갖 이상한 요소들에 희한해하거나 낄낄거릴 수밖에 없는데, 특히 전 곤충학 모임 장면들에서 화면 뒤편에 빤히 보이는 어떤 것에 무척 재미있어했습니다. 웃기면서도 애틋하기도 한 이 독특한 영화가 국내에서 다운로드 시장으로 직행한 건 아쉽지만, 뭔가 별난 걸 원하시면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1/2)  

  

 P.S. 

  듣자하니 본 영화에서 이웃집 캐릭터를 연기한 벨기에 배우 모니타 스윈은 실제 왕년에 찍은 섹스플로테이션 영화들로 명성이 있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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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바드]

 모 블로거 리뷰 인용 

 “While meandering at times, but “Boulevard” works thanks to Robin Williams’ performance. Yes, it is almost a cliche to say that nothing is too late as long as we are alive, but that familiar truth feels sincere and touching as we watch Williams’ face during the last scene of the film. Goodbye, Mr. Williams, it has been a pleasure to watch your good works including this 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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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공단]

 담담하게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동안 다큐멘터리 [위로 공단]은 대한민국 노동 환경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저 멀리에서 그 옛날의 과거가 반복되는 모습으로 구성된 한 큰 그림을 그려나갑니다. 그 그림은 결코 밝지 않고,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먹먹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많은 게 나아지긴 했지만, 이들에겐 나아진 게 별로 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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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클 벨리에]

  노르망디의 어느 시골 마을에 사는 고등학생 소녀 폴라는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됩니다. 개학 첫날에 파리에서 온 전학생 가브리엘에게 관심이 있어서 합창부에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에게 상당한 노래 실력이 있던 겁니다. 그녀가 파리에 있는 합창학교의 오디션에 도전해 정도로 실력이 있다고 본 합창부 선생님은 가브리엘과 함께 그녀를 기꺼이 도와주려고 하지만, 폴라에겐 그녀에게 여러 모로 의존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가족이 있습니다. 이 정도만 얘기해드려도 나머지 줄거리가 금세 다 짐작이 가실 텐데, [미라클 벨리에]는 정말 진부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대로의 개성을 갖추려고 합니다. 신인 배우 루안 에머라의 꾸밈없는 성실한 연기와 좋은 노래 실력에 비해 결과물은 2% 부족하지만, 편하게 볼 가족 영화로썬 할 건 다합니다. (**1/2)


 P.S.

  폴라의 남동생을 연기한 루카 델버그와 달리 폴라의 부모를 연기한 카린 비아르와 프랑수아 다미앙은 청각장애인이 아닌 전문 배우들이더군요. 이런 캐스팅은 좀 찜찜하지 않을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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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난니 모레티의 신작 [나의 어머니]는 그의 전작 [아들의 방]과 비교될 만한 잔잔한 가족드라마입니다. 영화감독인 주인공 마르게리타는 자신의 최근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중에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가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소식을 의사로부터 듣게 됩니다. 촬영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그녀는 그녀의 오빠 지오반니와 함께 어머니에게 좀 더 신경을 쓰기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고된 순간은 가까워져만 가고, 그런 동안 그녀의 머릿속은 가끔씩 어머니와의 옛 순간들이나 꿈 장면들로 살며시 빠져들기도 하지요. [아들의 방]처럼 영화는 담담한 자세 아래 작지만 섬세한 순간들로 이야기 속 감정들을 쌓아가고, 그러기 때문에 결말에 도달한 순간 영화는 단순한 대사 하나만으로 상당한 감정적 울림을 남깁니다. 난니 모레티와 마르게리타 부이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데, 특히 존 터투로는 골칫덩어리 미국 배우 배리 허긴즈로써 많이 재미있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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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 파이브]

  크리스 락의 세 번째 감독 작품 [탑 파이브]는 한 복잡한 하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기 코미디 배우 안드레 앨런은 최근 들어 코미디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가운데 좀 더 진지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가 얼마 전에 만든 역사 드라마 영화는 망조가 보이는 가운데, 서로의 경력 보존 이유로 리얼리티 쇼 스타와 곧 결혼해야 하거든요. 이런 상황 속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프로파일 기사를 쓰러 온 뉴욕 타임즈 기자 첼시 브라운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둘은 슬슬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게 되지요. [스타더스트 메모리]와 [비포 선셋]의 영향이 살짝 섞인 본 영화는 눈알 돌아가는 19금 코미디를 간간히 휘두르지만, 크리스 락과 로자리오 도슨 간의 좋은 연기 호흡 덕분에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훈훈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런가 하면, 영화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실제 유명 코미디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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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km]

 스페인 영화 [10,000 km]의 두 주인공들인 알렉스와 세르기는 바르셀로나에서 살고 있는 젊은 커플입니다. 세르기는 학교 선생인 가운데 영국 출신인 알렉스는 영어 강사로 간간히 일하면서 경력을 넓힐 기회를 찾고 있던 사진작가인데, 그러다가 어느 날 그녀에게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녀가 LA에 1년 동안 있어야 하니 알렉스와 세르기는 서로와 떨어져 있게 되고, 화상 채팅 등을 통해 꾸준히 서로와 연락을 주고받아도 그들의 관계는 가면 갈수록 더욱 더 소원해지고 삐걱거려져만 갑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이 이들 간의 화상 통화 장면들을 통해 전개되는데, 이는 듣기엔 많이 답답할 것 같지만 영화는 생각보다 상당한 흡인력이 있습니다. 감독이자 공동 각본가인 카를로스 마르쿠즈-마르셋은 20분 넘는 롱테이크 도입부 장면을 통해 주인공들의 관계를 잘 구축해 놓았고, 그에 이어지는 여러 자잘하면서 인상적인 순간들은 두 주연 배우들 내털리아 테나와 다비드 베르다거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함께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집니다. 단편 영화에 어울릴법한 소재를 의외로 알차고 노련하게 굴린 점 등 여러 모로 기억에 많이 남을 수작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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