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v.daum.net/v/20200327105215216


시사IN 김연희 기자의 기사입니다.

마스크 관련 논란을 다룬 기사 중에 가장 설득력있고 신뢰가 가는 기사네요.

이런 기사가 초기단계에 많이 나왔더라면 혼란을 예방하고 마스크 대란도 줄었을 듯 합니다.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그보다 앞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누가 먼저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라는 질문이 마스크 대란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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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마스크 쓰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글 김연희 기자·인포그래픽 최예린 기자 입력 2020.03.27. 10:52


호흡기 감염과 관련해 마스크의 효과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심각한 유행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각국의 마스크 가이드가 제각각인 것도 이유가 있다. 문제는 누가 먼저 마스크를 쓰느냐다.

ⓒ시사IN 신선영 3월2일 열린 ‘대국민 마스크 노마진 행사’에서 한 장에 1000원인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마스크는 팬데믹의 상징이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3월7일 102년 전 일기 한 편을 공개했다. ‘내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전차를 탈 수 없다. 아버지가 가족들이 쓸 마스크 7개를 사러 나갔지만 3개밖에 구하지 못했다.’ 1918년 10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었던 바이올렛 해리 씨가 열다섯 살에 쓴 일기다. ‘스페인 독감’이라 불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던 때다. 최소 2500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며 악명을 떨쳤던 이 바이러스의 확산 때부터 마스크는 전염병 예방의 선봉장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불안의 또 다른 이름이다. 불안정한 수급은 ‘마스크 대란’을 일으켰고, 정부 권고는 의도치 않은 혼란을 부채질했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KF94 이상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가 3월이 되자 KF80이나 면 마스크까지 범위를 넓힌 착용 권고를 내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가 아닌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한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마저 의견이 엇갈린다. 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성인 손바닥 하나보다 클까 말까 한 마스크에는 예상보다 많은 이야기가 감춰져 있다. 마스크가 내포한 불확실성을 짚어야 하고,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며, 개인과 공동체라는 두 층위를 모두 바라봐야 한다. 마스크 광풍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운 건 이런 복잡성 때문이다.


■ 마스크, 그 불확실함에 대하여


환경보건 전문가인 윤충식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는 국내에서 진행된 마스크 관련 연구를 여러 차례 수행했다. 윤 교수는 전문가들이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라, 마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이유를 먼저 설명했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많다. 포집효율처럼 마스크 자체의 성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에 관해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다. 정확한 지식은 하나씩 찾아가는 단계이고, 앞선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서 유추해 얻은 지식이 대부분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위 〈그림 1〉 참조). 무엇보다 전파 경로가 불분명하다. 마스크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딱 부러지게 말하기 어렵다. 마스크 성능도 소금 입자나 오일 분진으로 시험한다. 이를 토대로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는 효과를 추정할 뿐이다.


호흡기 감염과 관련해 연구가 없는 건 아니다. 의료 인력이 수술용 마스크나 N95 (한국은 KF94) 마스크를 썼을 때 효용성을 알아보려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라면 마스크 착용이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데에 별 이견이 없다.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는 경우는 2019년 WHO가 펴낸 〈인플루엔자 유행의 위험과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비약제적 공중보건 조치(Non-pharmaceutical public health measures for mitigating the risk and impact of epidemic and pandemic influenza)〉 보고서를 참고할 만하다. 인플루엔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독감이다. 이 보고서에서 WHO는 의료기관이 아닌 커뮤니티 기반으로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사용할 때 그 효과를 알아본 연구 10개(총 6000명 대상)를 모아 분석했다. 그 결과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를 병행할 경우 감염 위험은 22%, 손 위생과 상관없이 마스크만 써도 8%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마스크의 효과가 증명되었다고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이 분석의 통계적 신뢰구간에는 ‘차이 없음’이 포함돼 있어 ‘예방효과가 없다’는 가설을 완전히 물리치지 못한다. WHO는 이 점을 고려해 마스크 효과에 대한 증거는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증상이 있을 경우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일반 대중이 스스로를 보호할 목적으로 쓰는 건 심각한 유행 때에 한해 추천한다고 결론 맺는다. 증거는 없지만 원리상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비약제적인 조치들이 검토됐는데 ‘손 씻기’는 의심의 여지없이 강하게 추천됐다.


■ 다양한 마스크의 세계


마스크는 방한용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보건용 마스크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림 2〉 참조). 방한용 마스크는 일반 면 마스크로 별도 허가 없이 생산 가능하다. 수술용 마스크는 덴탈 마스크라고도 하며 식약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필터 크기는 2~10마이크로미터(㎛)로 보건용 마스크보다 큰 편이다. ㎛는 1㎝의 만 분의 1에 해당하는 작은 단위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산업 현장에서 보호구 개념으로 통하고, 미세먼지나 황사를 막기 위해 주로 쓰여 방진용 마스크라고도 불린다. 크기 0.6㎛인 소금 입자와 0.4㎛ 오일 입자로 포집효율을 시험한다. 각각 포집효율이 80%, 94%, 99%를 넘어야 식약처에서 KF80, KF94, KF99 등급을 받을 수 있다 (KF80은 소금 입자로만 시험한다).


마스크 성능에 대한 논의는 보건용 마스크에 집중된다. 보건용 마스크는 부직포 여러 층을 겹쳐서 만드는데 3겹부터 7겹까지 생산하는 업체마다 다양하다. 정전기 필터는 전하를 입힌 부직포 층을 말한다. 부직포 필터만 쓰면 여러 겹을 덧대야 하므로 숨쉬기 불편한 단점이 있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부터 정전기로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 쓰이기 시작했다. 즉 마스크는 부직포의 촘촘한 섬유와 정전기 효과로 미세입자를 막는다. 주목할 사실은 마스크 필터의 틈새가 0.4~0.6㎛라고 해서 이보다 작은 입자가 술술 통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스크 필터는 다양한 여과 기전을 가지고 있어서 그보다 작은 입자도 걸러낼 수 있다. 다만 입자 크기 0.2~0.3㎛ 구간에서는 성능이 낮아진다( 〈그림 3〉 참조).


물기가 묻으면 마스크 성능이 저하된다는 얘기는 주로 정전기 필터 때문이다. 윤충식 교수는 “정전기 필터가 하는 역할은 전체 성능의 20~30% 정도이다. 사업장에서 작업자들이 마스크를 하루에 8시간씩 쓰는데 수분이 닿는다고 바로 성능이 떨어지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 코로나19의 세계


코로나19는 어떻게 감염자에서 비감염자로 확산될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마스크 효용성도 판단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통로는 침(비말)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다량의 침이 뿜어져 나온다. 옷소매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이 중요한 이유다. 말을 하면서도 작은 침방울이 튄다. 코로나19의 주된 전파 경로는 매개물 감염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의 침이 손잡이 같은 사물에 묻고, 그 침이 다시 다른 사람의 손에 묻어 눈을 비비거나 입을 만지는 행위를 통해 호흡기로 들어간다. 어느 나라든 손 씻기가 최우선으로 강조되는 건 이 때문이다.


마스크는 혹시 모를 비말 감염이나 공기 중 전파를 예방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낮게 본다. 에어로졸(aerosol)은 직경이 대략 0.001~ 100㎛인 미세한 고체 또는 액체 방울이 기체에 떠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자주 쓰이는 에어로졸이라는 단어는 이런 사전적 정의보다는 5㎛ 이하 크기의 작은 침방울을 뜻한다. 이 사이즈의 침방울은 1m 이내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부유할 수 있어서 공기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이보다 큰 침방울을 비말이라고 한다.


주철현 울산의대 교수(미생물학교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입자가 크기 때문에 에어로졸의 바이러스 농도가 감염 필요 수준 이상으로 쉽게 올라가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병실처럼 실내에서 계속 기침을 하는 감염자가 있는 특수한 환경이 아니면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하나가 몸에 들어왔다고 감염되지는 않는다. 바이러스마다 다르지만 대략 1000~1만 개 이상 바이러스 입자가 있어야 최소한의 감염이 생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크기는 0.12~0.14㎛인데 코감기를 일으키는 리노바이러스보다 4배 이상 크다. 그러면 에어로졸에 포함된 바이러스의 농도(밀도)는 반대로 매우 떨어진다. 물론 전파에는 농도 이외에 다른 특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무시무시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풀풀 날리는 상상은 기우이다. “어떤 바이러스든 사람의 몸에서 떠나는 순간 감염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는 수분이 없으면 감염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보인다(주철현 교수).”


ⓒAFP PHOTO 3월18일 런던 시내의아침 출근길 풍경.


■ 마스크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국 식약처, 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지침이 공통적으로 포함하는 내용이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쓰라는 것이다. 공공보건에서 마스크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역할은 남에게 옮기는 걸 차단하는 것이다. 궁금증이 남는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 바이러스 배출이 많고 무증상 감염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WHO나 미국 CDC의 지침처럼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일 경우 모두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 아닌가?


3월3일 의학 저널 〈랜싯〉에는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대중적인 마스크 쓰기가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홍콩 연구진의 기고가 실렸다. “WHO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코로나19에 대해) 커뮤니티 단계에서 마스크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증거’를 뜻하지는 않는다. 특히 다른 수단이 제한돼 있는 신종 상황일 때 그렇다(〈Mass masking in the COVID-19 epidemic:people need guidance〉).”


ⓒWikipedia 1918년 스페인 독감때 미국 시애틀에서마스크를 쓰지 않은사람은 전차 탑승을거부당했다. 


그러면 어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논란이 있지만 어떤 것이든 대체로 쓰는 게 도움이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주목적은 내가 기침하거나 말하면서 침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어떤 종류의 마스크가 되었건 안 쓰고 이야기할 때에 비하면 분명히 차단 효과가 있다.” 다만 자가용을 운전할 때처럼 혼자 있는 경우나 사람이 적은 공원, 길거리에서는 쓸 필요가 없다. 남재환 가톨릭대 교수(생명공학부)는 “감염병 환자가 실외에서 옆으로 지나가며 숨 쉬는 것 정도로는 감염될 확률이 극히 낮다”라고 말했다.


한국 식약처는 KF94를 코로나19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 KF80 이상은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나 기침·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또는 건강 취약계층, 기저질환자 등이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 2m 이내에 다른 사람과 접촉할 경우 착용하라고 권고한다. 면 마스크는 감염 우려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리고 있다.



제각각인 마스크 가이드, 그 이유는?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서도 각국마다 지침이 엇갈린다. WHO는 일회용 마스크를 다시 쓰지 말라고 한다. 한국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는 1회 사용이 원칙이지만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이때는 환기가 잘되는 깨끗한 곳에서 보관해야 한다. 한국과 비슷한 ‘마스크 실명제’로 공적 마스크를 일주일에 세 개씩 살 수 있는 타이완에서는 2~3회 다시 쓸 수 있다고 권고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마스크 착용을 폭넓게 권하는 반면 서구권에서는 특정한 경우가 아니면 마스크를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고려해야 할 요인이 다른 탓도 있다. 마스크를 쓰면 손 씻기처럼 더 중요한 개인위생을 비교적 소홀히 할 수 있고, 착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경우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식약처와 WHO는 웹사이트를 통해 올바른 마스크 착용법을 별도로 안내한다.


두 번째 요인은 마스크 수급과 맞물려 있다. 유럽이나 북미 국가들은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갈 만큼 생산 여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마스크 가운데 50%는 중국이 생산한다. 일일 평균 마스크 2000만 개를 만들던 중국은 2월29일 이후 생산량을 1억1000만 개까지 늘렸다. 한국도 마스크 생산능력으로 따지면 손에 꼽힐 만하다. 1월30일 보건용 마스크 생산량은 659만 장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마스크 업체들은 생산량을 대폭 늘려 현재는 하루 1000만 장 수준이다. 2000년대 말부터 황사와 미세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그림 5〉 참조). 그 과정에서 국내 마스크 산업은 크게 성장했다.


WHO가 일반인들에게 마스크를 권하지 않고, 유럽과 북미 국가들이 보건용 마스크 사용 대상을 의료진으로 한정하는 데는 각국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월3일 WHO는 개인 보호구 부족이 전 세계 보건 인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 보호구에는 수술용 마스크와 보건용 마스크가 포함된다. WHO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이후 수술용 마스크 가격은 6배, N95 마스크 가격은 2배로 뛰었으며, 증가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개인 보호구 생산량을 40% 늘려야 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의료 인력을 먼저 보호하지 않으면 코로나19를 멈출 수 없다”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확진자를 돌보는 의료 인력만 FFP2(KF94)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하고, 일반 수술용 마스크도 재고 확보를 위해 정부가 물량을 회수한 상태다. “확진자들과 접촉하지 않았는데 예방 차원에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무용하다”라는 정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공립의료원에서 마스크와 소독제가 도난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 모두를 위한 우선순위


탁상우 박사(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는 미국 CDC와 국방부에서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다. 역학은 개별적인 영향 너머의 체계를 함께 보는 작업이다. 탁 박사는 “마스크를 바라보는 관점의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호흡 보호구(KF94)를 사용하고자 하는 심리는 이해가 간다. 무증상 감염이 있으니 전반적으로 마스크를 권장하는 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보건 인력, 대응 인력이 보호되느냐가 먼저 점검되지 않고 있다. 하루에 10개씩 써야 하는 사람들이 하나 가지고 쓰면 더 위험해진다. 대응 인력, 보건 인력이 피해를 입으면 결국 그 모든 영향은 대중에게 가기 때문에 우선순위의 원칙이 흔들리면 안 된다.”


ⓒ시사IN 신선영 계명대학교 대구 동산병원에서 3월11일 의료진이 교대근무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기관이 마스크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3월5일부터 공급을 조달청으로 일원화했다. 조달청이 마스크 생산업체와 일괄계약을 맺고 대한병원협회·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를 통해 각각 배분하는 방식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일주일마다 종사자 수와 병상 수 기준에 맞추어 필요한 수술용 마스크와 보건용 마스크를 신청할 수 있다. 물론 아직도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마스크 등 개인 보호구를 아껴 쓰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감염 고위험군이라 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들은 병원에서 마스크를 지급받지 못해 마스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탁 박사는 의료진과 방역 인력 다음으로 생계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3월17일 정보학 전문가인 제이넵 투펙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부교수는 〈뉴욕타임스〉 기고문 ‘마스크 필요 없다고 말해봐야 역효과가 나는 이유(Why Telling People They Don’t Need Masks Backfired)’에서 “재난 기간에 사람들은 두드러지게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라고 썼다. 대신 잘못된 방향의 가이드라인은 불신과 사재기를 초래한다. 우리는 간호사의 이마에 붙은 반창고에서, 10~20개씩 모은 마스크를 경찰서 앞에 남몰래 놓고 가는 누군가로부터 이 이타성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다.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질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그보다 앞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누가 먼저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라는 질문이 마스크 대란에 가려져 있다.


글 김연희 기자·인포그래픽 최예린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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