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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

 얼마 전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TV 플러스에서 [핀치]를 봤습니다. 영화는 전형적인 SF 배경으로 한 간소한 로드 무비인데,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꽤 평탄한 가운데 별 새로울 게 없지만, 주연인 톰 행크스는 늘 그래왔듯이 든든합니다. 심심하지 않았지만, 보고 나서 금세 잊어버릴 킬링 타임용 영화 그 이상은 아닙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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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캅 무비]

 몇 주 전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멕시코 다큐멘터리 영화 [어 캅 무비]는 멕시코시티에서 일하는 두 경관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이런저런 경찰 일상을 소재로 한 평범한 다큐멘터리 같아 보이지만, 나중에 다큐멘터리는 나름대로 독특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더 붙잡지요. 전반적 메시지야 새로울 건 없지만, 그걸 전달한 방식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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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미드나잇]

 [아워 미드나잇]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흑백 화면을 통해 정말 아름답게 보여 지는 서울 밤 풍경들입니다. 영화 속 여러 장면들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해 하곤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야기와 캐릭터 면에서 영화는 제 관심을 그다지 잘 붙잡지 못했고, 그래서 보고 나서 좀 아쉬워했습니다. 척 봐도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삼부작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긴 했지만, 분위기로만 밀고 가려고 하니 2% 부족한 인상만 들곤 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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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김종분]

 다큐멘터리 영화 [왕십리 김종분]은 고 김귀정 열사의 어머니 김종분 여사에 초점을 맞춥니다. 보기 전에 별다른 배경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김귀정 열사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우게 된 것도 좋았지만, 김종분 여사님의 인생과 일상도 여러모로 흥미로운 요소였고, 덕분에 꽤 알찬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TV 인간극장 그 이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볼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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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포로]

 브라질 넷플릭스 영화 [7명의 포로]의 이야기는 암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그저 시골 깡촌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돈 좀 벌러 상파울루에 올라온 젊은 주인공이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끊임없이 노동력 착취당하는 건 절대 편하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생생한 사실감과 좋은 연기자들은 우리 시선을 계속 붙잡아가고 있고, 그러다 보면 어느 덧 예정된 씁쓸한 종착점에 다다르게 됩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라민 바흐러니와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의 작품들 좋아하신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해드립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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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만 로맨스]

 조은지의 첫 장편 영화 [장르만 로맨스]는 제게 의외로 상당한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간간히 좀 과장된 순간들이 있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능란하게 조율하면서 쏠쏠한 희극적 순간들을 자아내고 있고, 류승룡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도 흥겹습니다. 처음부터 별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빵빵 터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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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가는 길]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 자식을 둔 두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자식들의 커밍아웃 때문에 처음엔 많이 고민하고 갈등했지만 그래도 결국 자식들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이분들을 보다 보면 슬며시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고, 이들과 다른 많은 성소수자부모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다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가 많이 변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올해 초 개봉된 [학교 가는 길]에 이은 또 다른 국내 감동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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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디스패치]

 웨스 앤더슨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는 그의 최근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온갖 배경들을 넘나들면서 영화는 전형적인 웨스 앤더슨 이야기들을 하나씩 하나씩 펼쳐나가고 있고, 그 와중에 온갖 다양한 배우들은 기꺼이 그의 인형들이 되어주지요. 비록 그의 최고작이 아니긴 하지만, 제가 보기엔 영화엔 여전히 사랑할 구석들이 많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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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

 다음 달 초 넷플릭스에 올라오기 전에 지난주에 국내 개봉된 제인 캠피언의 신작 [파워 오브 도그]는 가급적이면 아무것도 모르고 보시는 게 좋습니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영화는 1925년 몬태나 주의 한 외딴 목장을 배경으로 서부영화와 캐릭터 드라마 간의 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접목을 시도하고 있고, 그 결과는 분위기나 연기 등 여러 면에서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아트하우스 영화이다 보니 너무 좀 건조하고 불친절하지만, 일단 어느 정도 인내를 갖고 보시면 서서히 몰입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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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프랑스 영화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은 예상외로 발랄한 막장 코미디였습니다. 그놈의 사랑 때문에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곤 하는 주인공들을 갖고 영화가 아주 진지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짓궂은 코미디를 하니, 이를 보는 동안 속으로 킬킬거리지 않을 수 없거든요. 사랑이야 좋은 감정이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 정도로 고민하고 고생하는 건 정말 웃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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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더]

 작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은 멕시코 영화 [뉴 오더]를 보는 건 그다지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기생충]의 클라이맥스가 연상되는 상황이 갑자기 터지는 걸 강렬하게 보여주었지만, 그 이후부터 영화가 계속 덜컹거리고 공회전만 하고 있으니 이에 동반되는 여러 불쾌한 장면들이 더더욱 기분 나쁘고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상영 시간이 비교적 짧은 게 다행이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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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히야신스]

 지난달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폴란드 영화 [작전명 히야신스]의 배경은 1980년대 후반 폴란드입니다. 영화의 제목은 동성애자 색출 및 감시를 위한 그 당시 폴란드 경찰 작전에서 따온 것인데, 영화는 동성애자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게 된 한 젊은 형사의 관점을 통해 그 당시가 그 동네 성소수자들에게 얼마나 야박한 시절이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보는 동안 슬며시 윌리엄 프리드킨의 그 악명 높은 퀴어 스릴러 영화 [크루징]이 떠오르긴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냉철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요지를 확실히 전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에필로그 자막을 보다보면 조용한 분노가 느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S.

 개인적으로 제가 아는 현지 평론가가 자문을 맡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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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베넷 램지 사건의 몽타주]

 얼마 전 국내 개봉된 [어시스턴트]의 감독 키티 그린의 2017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존베넷 램지 사건의 몽타주]를 뒤늦게 챙겨봤습니다. 1996년 12월 26일 콜로라도 덴버 시에서 6살 소녀 존베넷 램지가 참혹한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다큐멘터리는 사건 자체보다는 재현 장면들을 위한 배우들 오디션에 더 집중하면서 여러 흥미로운 순간들을 자아냅니다. 사건 자체에 대해선 그리 많이 알려주지 않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접근방식 덕분에 흔해 빠진 장르에 신선함을 불어넣은 건 인정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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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

 10월말에 나온 넷플릭스 영화 [패싱]은 우리에게 배우로 더 잘 알려진 레베카 홀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넬라 라슨의 1929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주인공 아이린은 흑인이지만 비교적 밝은 피부색 때문에 간간히 백인으로 자신을 위장하곤 하는데 (이런 걸 ‘패싱’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던 중 어릴 적 친구인 클레어와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클레어도 피부가 별로 검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백인으로 포장했는데, 어쩌다가 가끔씩 위장하는 아이린과 달리 클레어는 거의 평생 동안 자신의 정체를 숨겨왔고, 당연히 영화는 이들의 관계가 재개됨에 따라 서서히 긴장감을 화면 뒤에서 쌓아 갑니다. 이 과정이 전반적으로 매우 건조하고 절제되었으니 간간히 답답하지만, 이는 캐릭터 설정과 상황에 잘 들어맞는 가운데 테사 톰슨과 루스 네가 간의 연기 호흡도 좋습니다. 간간히 텁텁하지만 슬며시 여운이 남더군요. (***)


P.S.

 홀의 외할아버지도 흑인이었는데, 나중에 그녀는 이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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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틱... 붐!]

 2주 전에 국내 개봉된 후 바로 그 다음 주에 나온 린-마누엘 미란다의 넷플릭스 영화 [틱, 틱.., 붐]은 [렌트]로 유명해지기 직전에 요절한 브로드웨이 작곡가 조너선 라슨의 반자전적 동명 뮤지컬의 각색물입니다. 영화는 라슨의 [렌트] 이전 시기의 고생담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영화 속 여러 경쾌하고 활기 있는 순간들을 보면서 흥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는 가운데 나중에 가서는 꽤 찡해지기도 합니다. 주연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의 경우, 캐스팅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연습한 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으니 별 염려하지 마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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