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6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9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아. 그리고 영화 특성상 좀 보기 흉한 짤들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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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로 보이는 특수 효과가 분명히 요즘 기준으로 낡아 보이죠. 근데 동시에 지금 봐도 불쾌합니다. 이게 이 영화의 매력(?)을 대충 요약해 줍니다.)



 -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름 꽤 큰 가정집에서 신기한 실험이 벌어집니다. 제프리 콤즈가 연기하는 크로포드 박사라는 젊은이가 사부인 에드워드 박사라는 양반이 만든 '공진기' 라는 기계를 작동시키는데. 즉각적으로 괴상한 무슨 심해어 같은 게 허공을 헤엄치며 다가오다가... 앙! 하고 크로포드를 깨물어요. 으아악하며 기계를 끈 주인공은 후다닥 사부님에게 달려가 "우리가 성공했어요!! 사부님이 옳았어요!!!" 라고 외치는데요. 헐레벌떡 뛰어와서 함께 기계를 작동 시킨 사부님은... 적당히 기계를 끄지 않고 버티다가 뭔 괴상한 괴물을 만나고. 맨날 큰 소음을 내는 옆집에 불만이 많았던 옆집 아줌마가 따지러 집에 왔더니 정신이 반쯤 나간 크로포드가 후다닥 달려나가고 사부님은 머리통이 어딘가로 날아간 채...


 장면이 바뀌면 이 분들 영화에서 많이 익숙한 호러 퀸 바바라 크램턴이 연기하는 캐서린이라는 박사가 또 등장합니다. 괴물이 사부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크로포드의 정신 상태를 감정하기 위해 파견된 이 박사님은 개인적인 이유로 크로포드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데에 꿈과 희망을 걸고는 '죽어도 거기 돌아가긴 싫어!!!'라는 크로포드를 억지로 끌고, 감시역의 형사 한 명을 대동하고 그 저택으로 돌아가 실험을 재개해요. 그리고 그 이후야 뭐...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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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는 신비의 발명품 공진기. 그리고 우리의 변태 대마왕 박사님이십니다. 나중에 제자에게 온갖 험한 소리를 다 듣는... ㅋㅋ)



 - 이 조합, 브라이언 유즈나와 스튜어트 고든 조합의 영화들 중에 가장 먼저 본 작품입니다. 그 옛날 옛적에 비디오로 봤구요. 뭔가 정신 사납지만 아주 인상 깊게 불쾌하고 괴상한 영화였다... 라는 기억을 남겼죠. 언젠가 다시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만 20년 정도 하다가 이번에 봤네요. 사실 얼마 전에 글 적었던 '좀비오'와 아마 조만간 보게 될 '좀비오2'도 다 예전에 비디오로 봤던 영화들인데. 지금와서 다시 보면 어떨지가 궁금했어요. 뭐 그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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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접하지만 여전히 훌륭하게 혐오스럽습니다. 그리고 전 분명히 혐짤 나올 거라고 주의를 드렸습니...)



 - 음. 이거 스토리가 좀 많이 개판입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현실적인 개연성 측면에서 말이죠. 과학 기술 쪽으로야 당연히 아무 기대도 안 했습니다만. 그냥 이야기 전개가 정말 대충이에요. 이게 말하자면 1급 살인사건인 것인데 과학 수사 같은 건 거의 하는 시늉도 안 나오고 다짜고짜 정신 감정하러 온 사람 의견을 다 받아주는 것도 그렇고. 1번 용의자인 크로포드를 대하는 거나... 따라간 형사가 하는 행동이나... 그냥 다 말이 안 돼요. 저택으로 돌아간 이들이 재실험을 한 번 시전한 후에 바로 튀어 나오지 않고 그 안에서 계속 지지고 볶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구요. 뭐 계속 그런 식입니다. 모든 캐릭터가 미리 정해진 작가님의 지시와 큰 그림을 펼치기 위해 납득 안 되는 행동을 거듭하는 식으로 흘러가요. 영화를 보고 검색 해보니 원작이 되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이 워낙 극단적으로 짧은 단편 소설이었다는데 아마 그게 원인이겠죠. 그렇습니다. 그렇긴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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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놀랍게도 이 영화는 이 둘의, 특히 제프리 콤즈 캐릭터의 참으로 따사로운 사랑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니 진짜로요. ㅋㅋㅋ)



 - 의외로 예전에 느꼈던 그 인상 깊은 불쾌함을 큰 문제 없이 대체로 다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왜냐면 이게... 말로 설명이 잘 안 되는데요. 그냥 영화가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많이 매우 돌아이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등장 인물들이 다 괴상하고 많이들 미쳐 있어서 뭔 바보 같은 짓을 해도 그러려니 하게 되구요. 또 그러다 보면 그냥 영화가 많이 미쳤다 보니 나오는 사람들도 다 미쳤나 보다... 그런가 보네... 이런 식으로 대충 납득하게 만드는 괴상한 매력 같은 게 있어요.

 이런 미친 듯한 분위기를 좀 더 세련되고 미학적으로 잘 다듬어서 만들었더라면 걸작 소리도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게 가능할 사람들이었으면 애초에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 것 같지 않구요. ㅋㅋ 많이 괴상한 미적 감각과 취향을 가진 가난한 사람들이 의기투합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고!' 라는 분위기로 으쌰으쌰하고 만든 열정 괴작이랄까. 뭐 그런 매력이 있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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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쌰으쌰! 쿰척쿰척!!!)



 - 특수 효과가요... 뭐 대체로 제작비 규모만큼 허술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이 좋아요. 보기 좋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기분 나쁘게 생긴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들이 최선을 다 해서 만들어낸 디자인이라는 의미지요. 나중에 주인공 이마에서 뾱! 하고 튀어나오는 그 아귀 등불처럼 생긴 눈깔도 정말 하찮은데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나쁘구요.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이세계에서 온 박사님의 비주얼도 참. ㅋㅋㅋ 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참 더럽고 기분 나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감각에 덧붙여서 '우리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야!!!'라는 스피릿이 있습니다. 클라이막스의 어떤 장면까지 가면 정말 기술적으로 뭐가 어떻고를 따질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기분이 들어요. 한 마디로 "우리가 돈이 없지 센스가 없냐!!" 라는 느낌. 상대적으로 돈 많이 들여 매끈한 기술력으로 뽑아내는 요즘 cg 괴물들에게선 느끼기 힘든 기분 더러운 매력이 있구요.


 이런 영화에서 배우들에게서 무슨 명연기 같은 걸 기대해선 당연히 안 되겠습니다만. 이 사람들 영화를 대표하는 간판 같은 배우인 제프리 콤즈가 여전히 상당히 정신 나간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해주고. 또 역시 이 분들과 전성기를 함께 했던 바바라 클램턴이 그 시절 미모를 뽐내면서 주인공과 비슷하게 정신 나간 캐릭터를 잘 소화해 줍니다. 솔직히 두 캐릭터 다 별로 매력은 없어요. 하지만 그건 애초에 각본의 문제인 듯 하구요. 그러니까 배우들은 영화에 필요한 만큼의 연기는 충분히 잘 해줬다고 봐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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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예쁘시잖아요. 그것은 아주 중요합니...)



 - 더 길게 적을 건 없겠구요.

 그냥 그 시절 아날로그 특수 효과로 자기들 하고픈 거 다 해버리려고 불타오르던 호러 인재들이 뭉쳐 만들어낸 단점 투성이의 매력 무비... 정도 되겠습니다.

 진지하게 따지고 들면 안 될 허술한 이야기와 밋밋한 캐릭터들에도 불구하고 그냥 영화의 분위기와 몇몇 호러 장면들만으로도 90분을 투자한 보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어요.

 물론 상당히 악취미 장면들의 연속이므로 이런 취향인 분들만 보시는 게 맞겠고. 그런 분들이라면 이미 다 보셨겠지만 뭐 암튼... 그랬다는 얘깁니다. ㅋㅋㅋ 잘 봤어요.




 + 영화에서 유일한 정상인 역할을 맡으셨던 형사님. 어디서 많이 뵀던 분이다 했더니 '시체들의 새벽'의 그 분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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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인상이 많이 유해지셔서 잘 연결이 안 되는데요. ㅋㅋ



 ++ 이야기의 중요 설정으로 등장하는 게 뇌의 무슨 기관이라는 '송과선'인데요. 아무 짝에도 쓸 모 없는 게 왜 거기 박혀 있냐!? 라는 의문을 갖고 상상력을 펼친 거죠. 그걸 막 자극해서 발달시켜 주면 저 세상 존재들을 보고 만지고 컨택할 수 있다... 라는 건데. 영화를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그렇게 쓸모 없는 기관은 아니었군요. 그렇다고 막 유용하고 필수적인 것도 아니긴 한 듯 합니다만. 좀 웃겼던 건 이걸 검색하다 걸린 어느 의학 사이트에서 이걸 '제 3의 눈'이라고 소개를 해놓았어요. 글 적으신 분이 이 영화를 보신 게 아닌가... 하고 웃었습니다. ㅋ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캐서린이 주인공을 끌고 저택으로 돌아가 연구를 계속하려고 한 건 이 송과선이 정신 분열증의 원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기 아버지가 정신 분열증을 앓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나요. 그러니까 주인공의 연구가 '송과선을 자극해서 발달시키면 다른 세상의 무언가가 보인다!'라는 거니까, 정신 분열증은 사실 송과선이 발달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한 거죠. 일단 의도는 그렇게 나름 좋았는데요. 문제는 이 기계를 켜면 주변 사람들이 다 함께 자극을 받는데, 그걸로 다른 세계를 보는 걸로 끝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 세계에도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겁니다. 성욕이 왕성해진다든가, 뭔가 변태적인 욕구에 시달리게 된다든가... 왜 다 이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ㅋㅋ


 그래서 두 번이나 목숨을 잃을 뻔 하고도 오히려 이 기계에 집착하게 된 캐서린 때문에 크로포드도, 형사도 이 집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계속 기계를 켜대다가 나중엔 저 세상 존재가 된 에드워드 박사가 출동해서 캐서린을 자기 걸로 만들겠다며 무슨 촉수 같은 혀를 뽑아내며 찹찹거리고... ㅋㅋㅋ 그러다 결국 불쌍한 제정신 형사님은 에드워드에게 죽어요. 그리고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캐서린은 타이밍 좋게 출동한 경찰들 덕분에 크로포드와 함께 저택을 떠나 병원으로 가게 되는데요.


 문제는 이미 송과선이 과도하게 발달해 버린 크로포드였습니다. 이마에서 뾱! 하고 튀어나온 제 3의 눈이 이끄는대로 주변 사람들을 마구 해치면서 병원에서 탈출해서는 저택으로 달려가구요. 크로포드가 일으킨 소동 덕분에 덩달아 탈출한 캐서린도 그 뒤를 따라가죠. 그러고 당연히, 이제는 저 쪽 세상에서 맘대로 그 '공진기'를 발동 시킬만큼 강한 힘을 갖게 된 에드워드 박사와 일전을 벌이구요. 공진기를 폭파해 버리기 위해 경찰들이 갖다 놓은 시한 폭탄을 갖고 맞서 보지만 처참하게 밀리다가... 마지막에 크로포드의 참 보기 흉하고 애절한 희생으로 잠시 풀려난 캐서린은 3층 창 밖으로 뛰어내려 다리에 큰 부상을 입지만 암튼 살아남구요. 박사님과 크로포드는 저 세상으로 갑니다. 그리고 자기를 도와주러 다가온 마을 사람들에게 '그가 그를 먹어 버렸어요!!!'라고 절규하다 미친 사람처럼 웃어대는 캐서린의 표정을 보여주며 엔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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