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근처에 집을 얻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라 집수리를 하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도배/장판은 을지로가 싸고.. 욕실수리는 어디에 맡기고 등등을 알아 보는데...

예전에 건축관련 일을 하셨던 아버지가 '그냥 그 동네 업체 한군데에 다 맡겨야 나중에 AS 받기 편하다' 라면서 여기저기 분산하는걸 별로 좋아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사 동료들에게 물어보고 회사 게시판에도 추천 좀 해달라고 올렸는데.. 추천은 없고 회사 쪽지나 메일로 '어디어디 업체는 비추다' 라는 얘기만 나오더군요.

결국 '그분'과 어머니가 함께 내려오셔서 인테리어 업체를 몇군데 방문하고 선정을 했어요.

집을 꾸미는건 '그분'의 취향대로 하기 때문에 도배지나 장판등도 다 그분께 맡겨버렸었거든요.


업체에서 '내일부터 공사 시작해서 열흘' 이라고 했는데, 첫날 퇴근하다 들려보니 신발장이랑 싱크대는 뜯어버렸더군요.

둘째날 퇴근하다 들려보니 베란다 방수/곰팡이 페인트랑 방문 도색이 되어 있었고..

그 뒤로도 매일 퇴근하다 들려보는데 뭔가 제 눈에는 진행이 된게 없어 보였습니다.

회사에서 15분 거리라 점심시간에 틈내서 가보기도 했는데, 공사 자재나 도구가 널려있긴 한데 사람을 만날수가 없었어요. 점심시간이라 밥먹으러 갔나보다 하고 다시 들어왔습니다만..

열흘기한중 8일째까지 기존 자물쇠를 디지탈로 바꾸는게 진행이 안되어서 항의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사한 것도 맘에 별로 들지 않은데다가 낼모레면 끝인데 그때까지 다 끝날 수는 있는거냐고...

9일째 가보니 자물쇠 교체하고 그제서야 도배랑 장판을 했더군요. 마지막 10일차에 신발장과 싱크대가 들어올거고, 도배가 마른후 11일차에 조명을 바꾼다고 했습니다.


어제가 11일차였고, 점심시간에 가봤더니 조명이 아직 안달려있었는데, 퇴근후에 가보니 달려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도배상태가 영 맘에 안들어요.

원래 싸게지은 아파트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군데군데 벽면에 우툴두툴한게 다 표시가 나고.. 스위치나 콘센트 주변들이 정말 심합니다.

제 눈에도 맘에 안들어 속상하니 세심한 '그분'이 보시면 더 많이 속상하실듯 합니다.

싱크대 갈면서 식기세척기 공간을 얘기했는데.. 식기세척기가 폭이 600mm 라고 했더니 '네네 알아요.. 다 똑같아요..' 라고 했는데, 어제 가서 재보니까 597mm... 약간 여유가 있어야 들어갈텐데 이건 뭐...

이래서 회사 동료들이 '이 동네 업체에 맡기지 말아라' 라고 했나 봅니다.


견적도 싸지 않았는데, 저희 어머니 쇼핑 스타일이 인터넷 보다는 오프라인을 선호하고, 오프라인에서 대충 물건 파는 사람이 싹싹하고 빠릿빠릿하면 흥정 좀 하고 바로 그자리에서 끝내버리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발품팔고 온라인에서 알아보면 더 싸게 살 수 있음에도 비싸게 산것들이 꽤 되는데.. 어머니는 정했으면 그런거 보고 후회 안하는 스타일이신지라..   업체 선정할때도 '그분'이 어머니 스타일에 반대를 못하고 휘둘린게 아닌가 싶네요.  같이 오신다고 할때 괜히 OK 했나 싶고...


맘 같아선 걍 을지로에서 다시 불러다가 거실만이라도 다시 도배 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주말에는 욕실수리를 하게 되는데, 여긴 인터넷 후기도 괜찮고 서울에서 부른 업체라 한번 믿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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