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데스티네이션>시리즈 같은 영화를 만드는 일에 굉장한 매력을 느낍니다.

어차피 줄거리는 정해져 있어요. 물론 작가들은 줄거리도 이리저리 변형시켜보려 노력해야 겠지만

사실 많이 애써도 이야기 자체가 휘두를 수 있는 공간은 매우 적은 시리즈죠.

 

결국 관건은 오로지 아이디어와 연출입니다.

이 영화가 노리는 것은 줄거리도 주제의식도 정서도 아닌, 오로지 '감각'입니다.

영화가 감각의 예술이라는 걸 생각하면 <데스티네이션> 시리즈를 만드는 건 매우 도전적으로 느껴져요. 

감독이 할 일도 매우 두드러지죠. 감독의 능력이 보호막 하나 없이 전부 까발려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고어와 cg 뒤에 숨을 수 있지만 그래봤자 다 보입니다.

 

결국 이 시리즈를 쓰고 만들어가는 과정은 매우 '수학적'이고 '공학적'입니다.

건물이나 롤러코스터를 설계하는 것처럼 치밀하게 설계해 나가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짜내고 리듬감을 계산하고 치밀하게 연출하여 관객의 '감각'을 노려야 하는 것이죠.

과학자들이 기계를 만드는 과정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요.

모든 건 설계고 기술입니다.

 

으하하 매력적이에요.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요소들은 이 시리즈에서 별 소용 없어요.

이런 영화에서 '3D'라던지 '아이맥스' 같은 요소는 매우 영화를 도와주는, 주요 재료가 됩니다.

말했듯이, '감각'을 노리는 영화니까.

 

하지만 이 시리즈물 중에 제가 진짜로 좋아했던 작품은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했어요.

근데 이번 5편은 시리즈 중 제일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로튼 토마토 점수도 시리즈 중 제일 높죠. 무려 5편인데..

 

그냥 시퀀스별로 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시퀀스는 아쉽기도 하지만 홈런이 제법 있었어요. 

영화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팽팽했구요.
초반의 대형 사고 시퀀스는 절대적으로 시리즈 중 최고입니다. 

후반으로 가면 이야기의 변형도 시도했는데 그게 저한텐 다 먹혔습니다.
식당에서의 시퀀스는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에서 없었던 설정인데 긴장감 넘치고 재밌더라구요.
누가 살고 누가 죽고 어떻게 하면 살아남고 목숨 계산하기도 기존편과 좀 다르고 요리조리 꼼수 잘 썼더라구요.
엔딩도 물론 맘에 들구요.

무려 다섯번째 재탕이라는 걸 생각하면 대단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맥스 3D에서 봐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왕십리 아이맥스관은 정말로 화면이 크더군요..;;; 게다가 3D 효과도 좋아서 전 딱 한 번 날카로운 게 저한테 다가올 때 무의식적으로 순간적으로 손을 올려서 얼굴을 방어했네요 ㅋㅋ

 

뭐 다시 보면 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손에 땀을 쥐는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6,7편도 기획중이라고 뜨네요.


아, 그리고 남자 주인공 니콜라스 디아고스토가 정말 엄청나게 잘생겼어요..

전 남자지만.. 진짜 너무너무 잘생겼더라구요.

다른 남자도 잘 생겼던데 그 분은 약간 톰 크루즈 삘이 나는 거 같고.. ㅋㅋ

여튼...

이제 가을인데 데스티네이션5에 샤크나이트에 3D 호러에 좀 들떠있는 일주일이었습니다. 즐거워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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