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먹는 것만 생각해요.

2011.08.22 22:29

명익시잠 조회 수:1823

'일주일 내내 24시간동안'이라는 표현은

먹을 것들과 저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생긴 것입니다. 

 

저기 아래 분 글 보고 떠오른 건데요.

저는 "항상" 뭔가 먹고 싶어요. 전혀 배고프지 않아도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특정한 뭔가를 먹고 싶어하거나, 
특정한 건 아니지만 뭔가 먹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내요.

그러니까 다른 걸 하고 있더라도
마음 한 켠에는 늘
먹고 싶다 먹고 싶다 먹고 싶다.. 이게 있거나
아니면
이거 먹을래. 저거 먹어야겠다.
그런 게 있는 거죠.

물론 아주 심하게 몰입할 때는 (이를테면 영화를 보거나;;; 빡세게 일할 때)
아예 식욕이 싹 사라지기는 하는데요,
그 몰입에서 벗어나서 순간 정신 제대로 차리면 다시
먹먹먹먹먹먹겠어 상태로 돌입해요.

 


정작 체중은 좀 덜 나가고 겉보기에도 호리호리한 편인데요, 그건...
많이 먹어도 찌지 않는 체질 이딴 축복 받은 몸을 타고 나서가 아니라요,
계속 먹는 생각을 많이 할 뿐 정작 실제로 계속 먹진 않기 때문이죠. -_-;;;;
 

 

특히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야식을 먹은 걸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밤에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아요, 밤에 뭘 먹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가풍이랄까... 
그래서 저도 막상 밤에 뭐가 먹고 싶어도 생각만 하지 실행은 안 하거든요.
(생각하는 건 좋은데 정작 뭔가 해 먹거나 시키려면 귀찮거나
그런 걸 안 해 봐서 어색하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

 

그래서 오히려 욕구불만이 쌓이다보니 끝없이 생각하는 걸까요?
항상 '내일은 이걸 먹어야겠다'와 같은 생각을 하거든요.

 

제 수첩의 3분의 1 정도는 먹고 싶은 것 리스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돌리다가도 먹는 게 나오면 꼭 멈춰서 보고요.

 

이글루스 하지도 않는데 음식 밸리 꼭 들어가봐요.

 

네이버 블로그 즐겨찾기 해둔 건 대부분 음식 블로거들.

 


웃기지만 막상 뭐든 먹으면 또 생각만큼 많이 먹지도 못하고요.
그 점이 늘 분합니다. (엄청 먹겠다고 작정하고 있으니 목표 미달인 거겠지만)

다만
양을 떠나서 오늘 먹은 점심이 맛이 없었다면 오후까지 기분이 좀 별로라든가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면 활력이 넘쳐서 이후 계속 하하하하거린다든지,

음식으로 인해 기분에 굉장히 영향을 받기도 하고요.


어려서부터 늘 그랬던 건 아니고 제 기억에는 이렇게 된지 3, 4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무슨 사건(?!)은 없었고요, 언젠가부터 음식 프로그램과 음식 블로그 같은 것에
조금씩 집착하다가 점점 발전이 되어서 이렇게 되었지요.
써놓고 보니 마치 제가 저의 이런 병적인(?) 모습이 싫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는 않아요. 먹을 거 생각하면서 좋아합니다. ;;

 

저의 꿈은
제가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많이 먹을 수 있는
커다란 위장을 가지는 것입니다.

(화성인 바이러스나 화성인 vs. 화성인에 나온 대식가 여자들처럼 특대형 원합니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꼭 할 일은 귀차니즘 및 **년간 들인 버릇을 극복하여
밤 12시 이후에 치킨을 시켜 먹어 보는 것입니다.


올 1월 1일에 제 이촌이랑 "우리도 한 번 밤새며 새벽에 뭘 먹어보자!" 했었는데
(저희에겐 나름 커다란 일탈;;) 둘 다 귀찮다고 뻗어서 텔레비전만 주구장창 새벽 네 시까지 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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