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출산 휴가를 끝내고 곧 직장에 복귀 예정입니다.

그간 팀장이 그만두는 등 팀에 큰 변화가 생겨서 제가 일하던 팀이 사실상 없어져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는 팀으로 발령이 나버렸습니다.

 

문제는 팀이 없어지긴 했으나 제가 2년 넘게 맡아왔던 업무는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업무를 총괄하는 윗 상사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직원들로만 그 자리를 채우길 원해서인지

제가 원래 업무로 복귀를 원한다고 강력하게 말씀드렸으나 

이상한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다른 팀으로의 복귀를 종용하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는 팀은 어린 애를 둔 애엄마가 부담갈 정도로 무지하게 바쁜 상황이고요. 

이보다 더 고민인 건 제가 전혀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팀의 아래 후배들이 저보다 실무를 훨씬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

제가 후배들을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도 부담이 되고요.

 

지난 몇년간 새로 론칭하는 업무를 맡아서 어쨌든 지금까지 잘 다져왔는데,

출산휴가 기간 동안 큰 변수가 생기긴 했으나 저를 다른 팀으로 보내고 새로운 멤버로 팀을 꾸리는 데

토사구팽 당하는 기분에 우선 일차적으로 화가 나고요.

 

두번째는 저를 보내는 팀에 저와 맞지 않다는 걸 회사나 상사도 알고 있는데,

마치 제가 이래도 회사를 계속 다닐 생각이냐는 듯 시험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겁니다.

"너를 **팀으로 보내기로 한 것이 회사의 결정이다. 그 다음은 니가 선택해라."

는 식으로 말하면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그만 두지 그러니?' 이런 말을 돌려하는 기분이 들지 않겠어요?

 

저녁에 회사 상사와 통화하고 나서 여러가지 생각에 울적해지더라고요.

출산하고 복귀한 여성에 대한 회사의 배려 없음, 그동안의 업무 기여도를 인정해 주지 않는 인사 발령 등

자존심도 상하고, 열도 받습니다.

 

일단 복직은 할 예정이지만 진작부터 기회가 되면 이직을 하고 싶었던 터라

본격적으로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아기 엄마는 구직 시장에서도 핸디캡이 되겠지요? 

아이를 낳은 사회적 보상이 겨우 이것인가 싶어, 괜시리 서러워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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