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휴...죽을 것 같기도 하고 살 것 같기도 하네요. 며칠 연속으로 술을 마셔야 했어요. 술집에 가는 건 세 경우 중 하나거든요. 술을 마시러 가던가, 여자를 보러 가던가, 아니면 어떤 여자의 구원 투수가 되어주러 가는 거예요. 하루 쉬어가야 할 타이밍에 구원 투수가 되어주러 술집에 가면 컨디션이 꼬여 버리고 말죠. 어제가 그런 날이었더랬죠.


 그래서 오늘은 놀러가서도 재밌는 불금을 지내지 못했어요. 어제의 대미지가 남아 있어서요. 게다가 돌아오는 길엔 비에 젖었어요.


 

 2.전에 버닝에서 나온 '노는 것도 일이다'라는 대사를 인용했었는데 그건 맞는 말이예요. 왜냐면 노는 것과 빈둥거리는 건 다르거든요. 전에는 다 거기서 거기인 줄 알았지만 그것들은 확실히 달라요. '노는 것과' '그냥 틀어박혀서 빈둥거리는 것과' '힐링하는 것'...이 세가지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똑같이 노는 걸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각각 성질이 다른 거죠. 


 

 3.그리고 요즘은 옛날을 반추해보면서 나는 제대로 자기계발을 한 것도 제대로 논 것도 아니구나...주억거리곤 해요. 생각해 보면 나는 그냥 드라마를 보거나...그냥 게임하거나...그냥 인터넷하거나...하면서 시간을 보낸 거지 딱히 논 적은 없으니까요. 


 물론 그게 나쁜 건 아니예요. 지금도 그냥 소소한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하는 걸 좋아해요. 다만 그건 에너지 소모도 사전준비도 필요없는 일이라는 거죠. 그리고 에너지 소모나 사전준비가 필요없는 건 노는 게 아니라 빈둥거리는 것에 속한다는 거예요. 아니 뭐 우열을 가리려는 건 아니고 그냥 카테고리화 시켜보고 싶어서요.



 4.휴.


 

 5.어쨌든 무슨 말이냐면, 매일 빈둥거리는 건 가능하지만 매일 노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죠. 다음 날 수업이 1교시라면 전날 일찍 잠을 자둬야 하듯, 노는 것도 다음날이 노는 날이면 전날부터 '놀 수 있는 상태'로 스스로를 준비시켜야 해요.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막상 놀러가도 놀 수가 없으니까요.


 일종의 미션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생산성이 필요한 일처럼 말이죠. 사실 게임이나 드라마 감상같은 건 점수가 매겨지지 않잖아요? 왜냐면 가능한 적은 에너지를 써서 그 순간을 즐기거나, 때우기 위해 하는 거니까요. 재밌는 일이긴 하지만 잘 했거나 못했거나를 평가받는 일은 아니란 거죠. 그야 경쟁 요소가 있는 게임같은 건 좀 다르겠지만...어쨌든요. 



 6.하지만 역시 나는 노는 데 특화되어 있는 인간은 아니긴 해요. 패리스 힐튼같은 인간처럼 매일 파티를 해도 끄떡없는 인간도 있겠지만요. 나는 기본적으로는...적은 에너지를 써서 순간순간을 소소하게 보내는 게 더 잘 맞는 사람인 것 같아요. 외출하더라도 빙수라던가...고기라던가...애프터눈 티라던가...그런 걸 먹으면서 한가로운 대화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


 물론 아닐 수도 있어요. 지금은 놀고 왔으니까 저렇게 지껄이는 중일 수도 있죠.



 7.저번에 무알콜 피냐콜라다를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도 못 마셨어요. 내일은 정말 알콜을 뺀 피냐콜라다를 먹고 싶네요. 헤헤, 홍대 가게들을 검색해서 싸고 괜찮은 곳을 알아냈어요.


 홍대의 그런 가게들을 가면 좋아요. 요즘은 그런 곳에 갈 때마다 한가지 깨닫는 점이 있죠. 현실에서 괜찮은 곳도 의외로 괜찮다는 점이요. 그래서 마음이 놓이기도 해요. 내가 나중에 만약 실수를 저질러서 현실에서 살아야 해도...현실도 그냥저냥 살만하다는 점이 말이죠.


 아 그야 또 지금은 비현실적인 가게에서 막 놀고 온 직후라서 이렇게 지껄이는 걸지도요. 뭐 누가 알겠어요.



 8.휴...열심히 살아야죠. 이야기도 열심히 쓰고요. 이리저리 시험해 본 결과 진짜 미칠듯이 폭주하면 하루에 5만 자 정도까지는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면 리바운드가 너무 크니까 하루에 약 2~3천자정도씩 꾸준히 쓰는 게 좋겠어요. 매일매일 출근했다고 가정하고 하루에 약 3천자...적게 잡아도 일주일에 1만자는 쓸 수 있는 페이스로 말이죠.


 왜냐면 오늘도 3정거장정도 걸으면서 느꼈거든요. 내가 무슨 발버둥을 치던간에 결국 내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노인이 된 나자신일 뿐이라는 거요. 그러니까...인생의 매 단계마다 열심히 흔적을 남겨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거예요.





 ------------------------------------------





 물론 아이를 낳아서 흔적을 남길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머리 검은 짐승들은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몰라서 불안해요. 그리고 그들이 내가 제작해낼 수 있는 것들 중에서는 좋은 것일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한없이 조악하게 만들어질 수도 있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36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08680
112646 닌텐도 스위치 대란 [2] 예정수 2020.03.18 624
112645 일본 상황에 대한 중립적인 시각이 궁금하네요 [13] 표정연습 2020.03.18 1331
112644 [코로나19]대만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8] 집중30분 2020.03.18 1387
112643 회사 근처 공원의 그 사내 [9] 어디로갈까 2020.03.18 845
112642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 [58] McGuffin 2020.03.18 2232
112641 바낭)미드 볼때마다 신기한 점 [11] 하워드휴즈 2020.03.17 1123
112640 Boomer Remover [10] 어제부터익명 2020.03.17 1009
112639 일본이 최후의 의료시스템 붕괴는 막으려는 심산인가보군요. [1] 귀장 2020.03.17 1005
112638 [기레기] 코로나19 에 빤스 내린 한국 언론들-feat.시사in [5] ssoboo 2020.03.17 1259
112637 비례연합.. [16] 노리 2020.03.17 746
112636 [기사] 영국의 코로나 대응방식의 변화 [3] 나보코프 2020.03.17 1061
112635 [핵바낭] 4x 년만의 깨달음 [20] 로이배티 2020.03.17 1096
112634 [뻘] 집순이 행복의 완성은 [18] 2020.03.17 1070
112633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주연으로 정치판이 코미디가 되어 가네요. [5] 가라 2020.03.17 784
112632 사재기 [15] 어제부터익명 2020.03.17 1082
112631 [총선바낭] 미래한국당 비례 공천, 유영하 탈락 [8] 가라 2020.03.17 719
112630 요리하는 나날, 코로나와 개학, 총선 [14] 칼리토 2020.03.17 741
112629 이런저런 일기...(깜냥) [1] 안유미 2020.03.17 336
112628 [뻘글]유행어 예감 [2] 노리 2020.03.17 477
112627 하하하 간만에 유쾌한 정치 소식이네요 [2] 도야지 2020.03.17 9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