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구글 픽셀4가 공개되는 시국에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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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


 픽셀2 XL입니다.

이미 나온지 2년된 물건인데 이걸 왜 샀냐면...

그냥 예뻐서 샀습니다. 제 눈에 예뻐서요. 출시 당시에 확 꽂혔는데 그동안은 비싸서 못 샀죠. 그리고 이 판다 색상 조합은 픽셀3에는 없었고 픽셀4에도 없어 보이는 가운데 이 놈들은 아이폰마냥 3연장 발칸포를 탑재해서 보기 싫어져버렸고...

 암튼 국내 출시가 안 된 물건이고 국내 중고들은 턱도 없이 비싸게들 팔아대서 아마존, 이베이를 뒤져 구입한 물건이 어제 집에 도착했는데 랄랄라하고 같이 사는 분 보여줬더니 1초도 안 걸려서 "못생겼네"라고 하셔서 맘 상했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제 눈에 예뻐서 괜찮습니다.



픽셀 시리즈의 장점이라고 하면 보통 딱 세 가지를 들죠.


1. 순정 안드로이드 OS의 빠릿빠릿함

2. 카메라 성능, 특히 야간샷의 신묘함

3. 일정 기간 동안 구글 클라우드에 사진, 동영상 업로드 무제한 제공



근데 좀 써 본 결과 제 느낌은


1. 제가 전에 쓰던 폰이 HTC라는 회사 폰이었는데. 구글 픽셀을 씀으로써 저는 HTC가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에 거의 손을 대지 않는 회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묘하게 좀 가볍고 빨라진 느낌은 있는데 그렇게 확 체감될 정돈 아니네요. ㅋㅋ 그리고 뭐랄까. iOS와의 갬성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iOS는 빠르면서도 뭔가 부드럽고 매끄러운 느낌이 있어서 조작하는 재미가 있는데 이 폰엔 그런 느낌은 없네요. 그냥 조금 빠릅니다. ㅋㅋ


2. 카메라는 잘 찍히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폰카의 성능을 넘어서는 대단한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폰카치고 잘 찍혀요. 다만 이 경우에도 제가 전에 쓰던 HTC폰이 카메라 성능으로 당시 갤럭시랑 엎치락 뒤치락 할 정도로 괜찮았던 폰이라서 그렇게 큰 차이는 못 느끼겠구요. 첫 공개 때 엄청나게 화제가 됐던 나이트 비전 기능. 밤을 낮처럼 찍어주는 그 기능의 경우에도... 살짝 과장 광고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분명히 어두운 곳에서 밝게 잘 찍히는 건 맞아요. 근데 일단 조금이 아니라 많이 어두울 경우엔 촬영 버튼을 누른 후 4~5초 정도를 폰을 고정한 채로 기다려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여지없이 사진 망.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풍경 사진은 괜찮지만 인물 사진을 찍기는 좀 어렵구요. 그마저도 살짝 확대해보면 '수채화 현상'이라 불리는 그것이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많이 어둡지는 않고 조금 어두운 곳에선 금방 잘 찍히긴 하는데 여전히 확대해서 봐도 선명하고 좋을 정돈 아니고 그냥 딱 폰사이즈 화면으로 보면 괜찮아 보이는 정도입니다.


 물론 뭐 요즘엔 폰사진 찍으려고 삼각대 들고 다니는 분들도 많고, 또 어차피 폰사진을 확대해서 인화하려고 찍을 사람은 별로 없으니 그렇게 큰 흠은 아니고 확실히 좋은 기능이긴 합니다. 다만 온라인에 돌아다니며 화제를 일으키던 그 신비롭기 그지 없는 결과물들을 기대하시면 안 된다는 거.


3. 구글 클라우드 무한 제공은 참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기간 제한이 있다는 게 아쉽죠. 그 기간이 폰별로 따로 적용되는 게 아니라 제품 세대군 별로 일괄 적용되는 거라 제 폰은 2021년 2월인가까지 무제한 이용 가능이 가능합니다. 나오자마자 바로 샀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거의 백만원돈이었던 물건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그 때까진 다른 걸로 안 바꾸고 열심히 써 보는 걸로.



그리고 우리 픽셀 시리즈에는 무한한 단점들이 있... 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은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는 배짱 가격 책정(안 팔리는 주제에!!)이 가장 큰 문제인데 저야 뭐 출시된지 2년된 폰을 중고로 샀으니 이건 패스했구요.


다음으로는 각종 자잘한 버그들이 많은데 역시 저는 출시 2년만에 산 거라 그동안에 대부분 패치가 됐는지 아직 덜 써서 그런지 잘 모르겠구요.


통화 품질이 영 구리다는 얘기도 많은데 이것도 좀 더 써봐야 알겠네요.


다만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으니... 바로 액정입니다.

제가 구입한 이 제품 라인업의 경우엔 엘지(!)가 위탁 생산해서 납품한 물건들인데, 문제는 이 폰의 화면이 LCD가 아니라 올레드라는 거죠.

다들 아시겠지만 엘지는 대형 티비 올레드 기술로는 세계 탑이지만 핸드폰용 소형 올레드 기술은 삼성과의 격차가 어마무시합니다.

그냥 딱 봐도 색감이 괴상한데에다 덧붙여서 바라보는 각도를 정면에서 30도만 기울여도 흰색이 푸르딩딩... ㅋㅋㅋ

아무래도 핸드폰은 일단 화면 들여다볼 일이 가장 많은데 액정 상태가 이러니 많이 아쉽네요.



그래서 결론은 그냥 저만 만족하며 쓰는 걸로. ㅋㅋㅋ

아무튼 제 눈에 기계는 예쁘니 말이죠. 화면은 열심히 들여다보다보면 언젠간 적응되겠죠. ㅠㅜ



+ 덤으로 제 예전 폰들은 이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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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기가 작은 건 이 폰에 대한 제 감정과 관련이 없음을...)


 첫 스마트폰이었던 LG 옵티머스 G-pro.

 그냥 3g 피쳐폰을 사러 대리점을 갔더니 지원금 때문에 이게 가장 싸다고 직원이 강권했습니다. ㅠㅜ

 하지만 경험은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당시 스마트폰들 중에서 성능도 괜찮은 편이었고 뭣보다 당시 갤럭시 올레드의 과장된 색감에 비해 이 쪽이 훨씬 제 취향이어서 압도적으로 못생긴 뒷면(실물을 봐야만 압니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만족하며 오래 썼습니다. 2년 약정이었는데 3년은 쓴 걸로 기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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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노키아 루미아1520.

 그냥 제 눈에 예뻐서 아마존에서 상태 좋다고 주장하는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실물은 정말로 예뻤어요.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그 케이스 예쁜데 어디서 사셨어요?'라는 말을 듣는 제품 홍보스런 경험도 몇 번 했네요.

 당시 기준으로 카메라 성능도 훌륭한 편이었고, 사진을 찍어 놓으면 폰 갤러리에서 움짤로 보이는 기능을 가장 먼저 도입한 폰이기도 했죠.

 또 바탕화면 보면 아시겠지만 이게 무려 윈도우폰이었는데, 사실 꽤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저 메트로UI도 보기 좋구요. 기능이나 성능상으로 아쉬움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아시다시피 윈도우 모바일은 망했잖아요. 한 1년 쓰고 있으니 카카오톡 서비스가 종료되더군요. ㅋㅋ 은행 앱은 당연히 없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애정으로 굳건히 붙들고 버티다가 결국 어느 날 아스팔트 바닥으로 수직 낙하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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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베리 프리브... 이건 별로 이유가 기억이 안 나는데... 뭐 전에 쓰던 폰이 사고로 한 순간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급하게 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용한지 얼마 안 된 거의 새폰을 중고로 싸게 구입했었죠. 물리 키보드 한 번 써보고도 싶었고 OS가 안드로이드라 저도 폰뱅킹을 해볼 수 있었구요.

 실물로 보면 디자인이 딱 아재들스럽게 깔끔하고 괜찮았습니다. 키보드 쓰는 것도 재밌고 의외로 괜찮았는데,

 일단 OS에 미세한 버그들이 많았습니다. 아니, 몇 개 없었는데 치명적이었어요. 자는 동안 책상 위에 뒀는데 혼자 화면이 켜져서 아침에 방전되어 버린다든가(...) 주머니 안에서도 혼자 켜져서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어 버리구요.

 그래도 어떻게든 오래 붙들고 써보려고 애썼지만 마지막 크리티컬이 바로 프로세서였습니다. 당시에 '화룡'이라고 불렸던 발열 쩌는 스냅드래곤 뭐뭐 버전이 들어가 있어서 조금만 쓰면 폰이 문자 그대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여름엔 저온화상을 신경써야할 정도.

 그래서 1년 조금 넘게 쓰다가 또 바꾸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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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슨 HTC U11이란 물건인데요.

 사실 꽤 괜찮습니다. 이거랑 이번에 산 구글픽셀2 XL, 그리고 갤럭시S8이 사실상 거의 같은 스펙인데 공기계 신품값이 40만원이 안 되니까 가성비도 좋고.

 거기에다가 OS도 안정적이고 LCD 화면의 품질도 좋고 스피커도 괜찮고 지문 인식도 잘 되고 사진도 잘 찍혀요.

 지적할만한 단점이라고 해 봐야 뒷면이 몹시 유광이라 지문이 미칠듯이 찍혀서 가끔 닦아주는 순간을 제외하면 늘 지저분해 보인다는 것 정도.

 그리고 요즘 핸드폰 유저들이 베젤을 그토록 싫어하니 넓은 베젤도 문제라면 문제겠네요. 근데 전 그건 신경을 안 써서.

 사실상 아무 문제 없이 1년 넘게 잘 쓰고 있었는데 괜히 주인이 구글 픽셀에 꽂혀서 버림받았... orz

 일단은 케이스에 잘 모셔뒀습니다. 픽셀 쓰다 질리면 다시 돌아오려구요. 두 폰 합해서 4년은 써야 계속해서 공기계를 싸게 사는 보람을 찾죠. ㅋㅋ



 아... 뭐라고 끝내야할지 알 수가 없는 뻘글이네요. 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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