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단체급식에서 채식 이슈를 다룬 기사들
https://news.v.daum.net/v/20191222100020304
"밥에 김만 먹었어요" 채식 청소년은 급식이 두렵다
정씨는 "장난이지만 나에게 '동물 살해' '동물 사체 맛있다' 등과 같은 모욕적인 말로 조롱하는 친구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호기심을 보이고 채식을 왜 하는 것인지 이유를 물어보는 친구들도 많아졌다. 나를 따라 채식에 도전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짜루씨 또한 "도시락을 챙기는 나를 보는 학우들의 시선들이 마치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을 쳐다보는 것과 같았다. 기분이 나쁘고 심할 때는 체할 때도 있었다"며 "하지만 2년 새 채식 문화가 훨씬 대중화되면서 내 채식이 하나의 지향점이나 철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는 올해 채식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학원 친구 또한 관심을 보이다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급식 대신 채식 도시락을 먹는 김산아씨(17·고2)도 "채식에 대해 잘 몰라서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며 "내가 동물을 생각하는 마음에 하는 채식에 '불쌍해서 안 먹는다고?'라고 비웃기도 하는데, 동물·환경 더 나아가 인권 문제까지 채식과 얽혀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 친구는 충격을 받고 '나도 꼭 육류 섭취를 줄일 것'이라고 말해주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36&aid=0000042449
채식은 기본권, 비건은 양심의 자유
- 포르투갈은 모든 공공기관에 채식 메뉴, 프랑스는 주 1회 채식 의무화, 독일은 비건 급식 논쟁 중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47&aid=0002247744
"미국은 장군님이 비건, 채식 군인을 허하라"
미국의 경우 대체로 군대 내에서 채식이 자유로운 분위기다. 카투사(주한 미8군에서 복무하는 한국 육군)에서 군 복무를 마친 전아무개씨는 "각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이라 채식주의자로서 겪는 어려움이 크지 않았고, 건강을 이유로 채식을 하며 이를 병사들에게 권유하는 상관도 있었다"고 말했다.[...]



2. 
교육기관에서 채식급식을 제공하는 것에는 세 가지 정도의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1) 대부분의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는 동시에 속하게 되는, '잡식을 건강식/정상식이라고 믿는 믿음구조'에 무반성적으로 포섭되지 않도록 도울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잡식을 선택하건 채식을 선택하건간에, 아이들은 이런 계기를 통해서 스스로의 먹는 문제에 관해 고민을 해나가겠죠. 머니투데이의 기사에 인용된 인터뷰에 따르면 한 아이가 채식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아이와 대화할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서 다른 아이가 스스로의 식이에 대해 의미있는 선택을 내리기도 하더군요.

만약 이런 최소한도의 계기조차 없다면, 아이들은 철저하게 미디어를 통해 재현되는 동물들 혹은 반려동물과, '먹는 동물'인 고기가 동등하다는 사실을 유년 단계에서 사고할 수 없게 될거예요. 닭의 밀집사육과 배터리케이지, 돼지의 임신용 우리, 젖소의 강제정액삽입임신등 아이들이 알아야 할 공장식 축산의 윤리적 이슈들은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교육되어야 해요. 이를 은폐하고 아이들에게 자율적 판단의 최소 계기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잡식을 제공한다면, 이는 "(은폐된) 육식 강요"가 되겠죠. 

(2) 미국 영양학 아카데미(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는 "잘 계획된 채식주의는 건강에 좋고, 영양학적으로 적합하며, 특정 질병의 예방이나 관리에 이점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은 채식주의자들에게 특정 영양소, 식품 구입과 준비, 각자의 요구에 맞는 식품 응용에 대해 교육할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첨언도 덧붙여요. 

채식주의 식단을 구성하는 일이 많은 수의 개인들에게는 아직 낯선 것 같아요. 비건들 사이에서도 비타민 B12를 김, 파래를 제외한 일반 해조류를 통해서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고요. 채식주의 식단을 구성할 때에 견과류와 해조류를 자주 사용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지식도 잡식인들 사이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죠. 비건을 시도했다가 엉망으로 먹고 건강관리에 실패하는 사례도 제법 흔해 보이고요.

그러니까, 적어도 교육 단계에서 채식주의 식단을 맛본 아이들이 다음 세대로 성장한다면, 지속가능한 채식주의 식단을 스스로 구성할 능력이 생길 거라고 봐요. 잡식인들도 채식주의 식단이 풀떼기만 먹는 '토끼 식단'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관용적 태도를 가질 수 있을 테고요.

(3) 마지막 이유가 어쩌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초중고 학생수는 580만명이에요. 이 580만명이 닭 한마리씩을 덜 먹으면, 닭 580만마리의 고통스러운 삶을 지구상에 재생산할 이유가 사라져요. 아이작 싱어는 "동물과의 관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나치이다"라고 말했고, 유발 하라리는 "공장식 축산은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라고 말했어요. 분기에 한 끼, 월에 한 끼 수준에서 채식식단을 구성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지만, 유발 하라리의 표현을 변형해 말한다면, 580만마리의 닭이라면 그 자체로 인류가 주요한 '범죄행위' 한 번을 덜 일으키는 셈이죠.

유발 하라리, Industrial farming is one of the worst crimes in history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5/sep/25/industrial-farming-one-worst-crimes-history-ethical-question




3.
뒷북인데, 주요 문예지로 등단한 한 문학평론가가 2017년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글을 문학3에 발표했더군요. <문학은 정치적으로 올발라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의 일부입니다. 채식주의자의 윤리적 우월감을 조롱하면서 시작한 이 글은, 이런 언급까지 합니다.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을 불쌍히 여기거나, 전지구적 육식이 가져오는 환경파괴에 저항하여 흔히들 실천하게 되는 것이 '채식'이다. 그런데 채식을 위해서는 동물을 공장식으로 기르는 만큼이나 농작물 또한 광범위하고 계획적으로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또한 세간의 믿음과 달리 채식은 육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의 공급을 끊어버려 육식과 또다른 방향에서 몸을 망친다. 채식을 둘러싼 이 두가지 역설이 주는 교훈 역시 두가지로 간추려 볼 수 있는데 1) 세계의 악(육식)을 피하기 위해 선(채식)을 택해봤자 그 세계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 결정적인 것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2) 선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악에 비해 차악에 불과할 뿐인지도 모른다.>

동 문예지에 실린 반론자는 이 출처불명 논거들의 출처를 <채식의 배신>이라고 추정하는데, 음... 글쎄요. 다른 학자들의 의견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척박한 땅에 자생하는 풀을 가축의 먹이로 사용하는 방목은 경제적인 식량생산 방법이다. 그러나 20세기 초부터 일반화된 기업형 축산시설은 동물을 우리에 가두어 두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사료로 사용하여 동물성 식품 생산을 도모한다. 일반적으로 1kg의 쇠고기 생산을 위하여 6kg의 보리가 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단백질로 보면 쇠고기 생산을 위한 사료단백질 전환율은 4.6%밖에 안된다. 즉 100g의 단백질을 사료로 투여하여 4,6g의 쇠고기 단백질을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이것은 단백질로 볼 때 쇠고기로 한 끼를 먹는 것은 곡물 20명분을 한 번에 먹어치우는 것과 같다.> (이철호 등, KAST 식량안보 연구보고서)

<(현재의 식단에서) 동물성 재료를 더 적게 사용한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은, 주요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 WHO에서 제시한 권장 식단(HGD)으로 전환하는 경우, 연간 510만명의 죽음을 줄일 수 있고, 7천 9백만년의 수명이 추가로 획득된다.  베지테리언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연간 730만명이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되고, 도합 1억 1천 4백만년의 수명이 추가로 획득된다. 비건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810만명의 죽음을 피할 수 있게 되고, 1억 2천 9백만년의 수명이 추가로 획득 가능해진다.>
(Marco Springmann, H 등(옥스퍼드 식량의 미래 연구팀), Analysis and valuation of the health and climate change cobenefits of dietary change) 

해당 연구에 대한 한겨례의 설명 :

<현재의 식단보다 채식 비중을 높인 세가지 식단을 채택할 경우, 2050년의 세상은 각각 어떻게 바뀔까? 연구진은 권장 식단으로 바꾸기만 해도 연간 510만명의 죽음을 구제해 사망률을 6% 떨어뜨릴 것으로 추산했다. 식량 시스템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29%, 보건비용 절감액은 735억달러로 추산했다. 채식주의 식단으로 바꾸면 한 해 730만명의 생명을 구해 사망률이 9% 떨어진다. 온실가스는 63% 줄어들고 비용 절감액은 9730억달러에 이른다. 완전채식으로 전환하면 810만명이 구제를 받아 사망률이 10%나 떨어진다. 온실가스 감소율은 무려 70%, 비용절감액은 1조달러를 웃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37507.html

"육식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의 공급을 끊어버려..." 어쩌구 하는 논거는 제가 아는 바 주류 영양학계의 의견과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문학판에서 이런 느슨하고 언피씨한 조롱이 발설됐는데, 여지껏 화제조차 되지 않았다는 게 씁쓸합니다. 채식주의자들이나 동물권 지지자들이 없는 게 아닐텐데, "강요하지 마라", "주위와 싸우지 않는 평화로운 채식주의자-남을 존중하는 채식주의자가 되어라"라는 외적으로 강제된 규범에 너무 길들여진 분위기였던 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스스로가 옳다고 주장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발설하고 주장하라는 페미니즘 운동의 교훈을, 보다 넓은 범위에서 채식주의자들이 수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 자신도 그런 맥락에서 관련 이슈에 해당하는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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