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예전에는 제 개인 블러그가 있었는데, 제가 비밀번호를 완전 잊어 버렸어요.

 

1. 창 밖에는 가을입니다. 뭐 8월의 마지막 날이니 여기서 뭘 바라겠습니까만은, 이번 여름은 비가 많이 왔고,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던 교수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장례와 관련되서 여름 휴가를 내내 보낸 기분이어서 (여기서는 장례식을 곧장 안해요. 이 경우는 물론 아주 특이하긴 했지만 무려 5주 뒤에나 했지요) 여름 없이 보낸 해 같습니다.

이제 초록을 잃어가는 나무 잎들 사이로 한 남학생이 스케이트보트 타고 등교하는 게 보이네요. 주저 없이 커브를 트는 그의 모습이 굉장히 젊다고 생각하면서, 차를 마시는 중입니다.

 

2. 저보다 나이가 무척 어린 친구 H가 있는데 (거북이 왈, 완전 애잖아!) therapist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가끔 둘이서 누구의 직업 선택이 더 절망적인가 (? / 뭐 노팅힐에서 친구들과 저녁 씬과 비슷하죠) 비교하는 데 제가 (장난기를 많이 담아) 생각해봐, 내내 소위 성인들이 절대 자기 인생을 별화할 맘도, 노력도 없으면서 맨날 자기 인생 한탄을 하고, 별것도 아닌 것을 무슨 인류의 미스테리 처럼 고민하고 그럴텐데 그걸 듣고 싶어? 라고 했더니 막 웃고 나서는 아 그럼에도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인데 라더군요.

 

3. 여러분은 누군가 여러분을 처음으로 특별한 접촉을  (더 나은 표현을 못찾겠어요, ) 한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제 연인과 보통 친구 사이에 있던 제 특별한 친구가 같이 걸어가기 힘들다고 투덜 거리던 제게 새끼 손가락을 주었던 때를, 아 내가 이 사람을사랑하는 구나 라는 걸 깨달았을 떄 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어요 라고 물어보면서 손을 내밀던 제 전 연인과의 순간도, 장례식 끝나고 제 앞머리를 만지시며 go and  try to sleep tonight, You have been very good girl today 라고 G 교수님이 말했던 것도 앞으로 이분을 생각할 때 마다 기억하고 웃을 걸 알고 있습니다. 이분은 아버지 뻘 되는 데, 함께 일한지 10년이 되었는데 이러신 적을 정말 처음. 다른 사람이 다른 떄 이런 말을 했을 며 누가 나를 감히 girl 이라고 부르냐 고 화를 냈을 텐데 그날은 너무나 위안을 주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장례식 떄 아무말 없이 지금 이 순간 가장 당연한 일인 듯 손을 잡아 주던 T.S 도.

 이 순간들은 10초도 넘지 않지만 너무나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어요. 죽기 전에 누워서 잡던 손들을 생각하며 웃으며 가는 것도 하나의 길이겠죠.

 

4. 전 여전히 양들의 침묵에서 렉터가 스털링의 손가락을 살짝 만지는 장면이 무척 로맨틱하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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