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5 16:54
엄밀이 말 하면 직업은 아니지만 공적인 일로 협업하는 분 한테서 멘탈에 레프트 훅, 라이트 훅을 먹고 완전히 180도 정도 꺾여버렸어요.
이 일을 처음 하시는 일이라 상식 밖의 일을 많이 하셨는데, 그걸 감내하고 많이 커버 쳐주고 올바른 프로세스로 나름 이끌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제가 밥상 다 차려 놓고 '숟가락 놓으러 올래?' 라고 부르고, "우리 함께 차린 거야" 라고 했구요.
혹은 밥상 차리는 법을 최대한 부드럽고 가르치는 말투가 안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농담으로라도 '고맙다'가 없더라구요. 지나가다 잠깐 거들어 준 사람한테는 '은인'이라고 부르면서요. 솔직히 서운했습니다.
그런데 급기야 어제는 프로젝트 종료를 목전에 두고 갑자기 제 작업에 대해 딴지를 걸고 불평을 하더라구요.
6개월 동안 둘이서 기초 작업 하며 협의 할 때는 아무 말 없었던 걸 가지고요.
다행히 리더나 다른 동료들은 지금 그 분이 지금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건 알고, 그 동안 뒤로 심심한 위로의 말을 많이 듣긴 했어요.
리더도 그 자리에서 저를 비난 하지는 않았구요. 오히려 미팅 때 리더가 주로 그 협업자에게 주의를 주는 편입니다.
솔직히 슬펐어요. 저는 리더나 다른 사람이 그 협업 하는 분 욕할 때 감싸는 편이었 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제가 제공 했던 것들에 대해서 "의미가 없다", "다른 걸 참고로 하자" 이렇게 나오더라구요.
밤에 잠이 안 오더군요. 100만 가지 이유를 찾았습니다.
1. 내가 여자인데 자기 사수라서 그렇다.
2. 이 친구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렇다.
3. 이 사람이 원래 4가지가 없다.
4. 내가 이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서 그렇다.
5. 내가 어리버리 해 보이나 보다.
6. 이 일을 처음 해 봐서 자기가 민폐인 줄 모른다.
7. 내 접근 방식이 나빴나 보다.
...
근데...화가 나니까 전 다 잘 한 거 같고 그 협업 하는 사람이 100% 못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얼굴을 보기 싫습니다.
혜민 스님 어록을 암송해야겠어요.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일로 삐친 후 아주 그럴듯한 논리적 이유를 가져와그 사람을 칩니다."
어쨌거나 나를 위해서 마음을 정리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봐야겠어요.
2014.04.15 17:01
2014.04.15 17:34
감사합니다. 저의 게시글이 '답정너'일 수도 있는데 사실 이런 위로의 댓글을 바랬던 거 같아요. 일단 선 멘탈 추스림 후 반성 할래요. 응가 비유~ ㅋㅋ 솔직히 맘에 듭니다.
2014.04.15 17:06
백만가지 이유 다 아니고요.
동정의 접근에 대한건데 이거 개인에 따라 어려워요.
2014.04.15 17:35
제가 처 준 커버가 그 친구에겐 별거 아니거나 싫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직은 제 마음이 그 친구 입장을 못 헤아리겠어요. 하지만 마음이 편해지면 한 번 생각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2014.04.15 17:08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일로 삐친 후 아주 그럴듯한 논리적 이유를 가져와그 사람을 칩니다."
2014.04.15 17:35
오늘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 말이에요~.
2014.04.15 18:28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줄 안다더군요.. (심각하신데, 농담해서 죄송합니다)
2014.04.16 09:01
ㅋㅋㅋㅋ 빵터졌습니다. 응 맞아요. 둘리가 되면 안되겠어요.
2014.04.15 18:32
많이 노력했는데 엉뚱한 반응을 얻는다면 배신감이 더 크지요. 관심이나 애정을 안 기울인 상대에게는 바라는 것도 별로 없으니까요. 저도 이번 프로젝트의 문제아에게 속상한 이유가 그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느라 내가 애쓴 부분은 안보고 자기 자존심 상한다고 꼬투리만 잡는데 화가나서 였던 것 같습니다.
2014.04.16 09:04
딱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그 문제아분도 어쩌면 주변의 거듭된 지적에 마음이 지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했다 싶고 너무 힘들고 그런 심정입니다.
살다보면 길가다 똥 밞는 운 나쁜 날도 있는거죠.
똥덩어리는 원래 자기가 똥인 줄 몰라요.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