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3 01:21
지금 시간이 1시네요. 저는 9시 jtbc 뉴스 보고 내일 아파트 쓰레기 수거보낼 거 내고 기황후 보고 잠시 pd수첩 보고 멍때리다 또 이거 저거 보다 문득 우리끼리라도 신호를 깜박거려보아야 겠다는 충동으로 글을 씁니다.
저녁에는 수영도 갔구요. 일주일만에 현빈이 만나니깐 그놈이 또 눈부라리며 소리 치더군요 "아저씨 왜 어제 안왔어요?" 야 이놈아 내가 니하고 한 약속땜에 왔다 라는 말은 못하고 "어 어제 좀 아팠어" 했어요. 고놈 찰싹 달라붙더니 "어디요?" 하면서 올려다 보는데 갑자기 콧날이 시큰해지더라구요. 수경안이 뿌애졌어요.
마치고 아이들 수영시키는 거 구경하는 데 가서 현빈이 엄마랑 이런 저런 이야기좀 하면서 한 3-40분 그놈 강습받는 거 보았어요. 열심히 엄마 찾는데 그 옆에 제가 같이 있으니깐 좋아서 헤헤 웃는 게 보이더라구요. 저도 엄마랑 같이 손도 흔들어 주고 아이 이야기도 좀 하다가 왔어요. 지난번 저녁같이 먹을 때 어머니께서 아 글쎄 고놈이 약한 자폐아라 하지 뭐에요. 오늘은 그래서 혹 내가 주의할거라도 있을까 해서 일부러 엄마 찾아간건데..
그시간이 지나고 수영장을 나와서 벤치에 한참 앉아 있었습니다. 비로소 좀 덜 아픈 거 같더라구요. 그 아이가 지금은 나에게 온 천사에요. 그래서인지 오늘 듀게글을 봐도 좀 숨은 쉬어지는 거 같아요.
다들 어떠신가요? 저는 지난 주일동안 술 2번 씨게 묵고 대성통곡 한번 하고 듀게글 하나 쓰고 삶에서 몇번째인지 모를 뜨거운 날들을 지나고 있습니다.
숨쉬고 있으시다면 서로 신호보냅시다. S.O.S
2014.04.23 01:36
2014.04.23 02:11
아고고 그거 보셨군요 ㅠㅠ..저도 피한다고 피했는데 결국 흑흑
2014.04.23 02:06
안다고는 못하는, 존재조차 모르던 사람인데 누구누구의 누구누구의 누구가 이번 사고와 관련됐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그 말이 앞뒤가 안맞는다는 걸 알고 머리 끝까지 화가 났어요. 말한 사람은 어린애였고 아마 어른하고는 이 사고를 보는 눈이 다르겠죠. 아니면 아이가 뭔가 착오를 일으켰을 수도 있을 거예요.
될 수 있으면 지인의 불행은 다른 지인에게 말하지 않는 편입니다. 정말 안됐어라고 말하는 중에 뭔가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아서요. 이번 일에 대해서도 그래서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과는 말을 잘 안 해요. 그러면서 뭔가 억눌렸던 것이 속으로나마 애한테 욱하는 걸로 나타나는 것 같네요. 나중에야 앞뒤가 안맞는 걸 알았으니 정말 애한테 뭐라고 한 건 아니었지만요.
그냥 오래오래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하고 막연하게 사람이 그립기도 한 와중에 말이 다 무슨 소용이람 싶고 그렇네요.
아 참, 저는요, 인간에 대해 아주 비관적으로 생각했던 것에 대해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구명조끼 일일이 던져주었다던 선생님, 친구에게 양보했다는 남학생, 나는 너희 내보내고 나중에 나가겠다던 승무원, 아이부터 구해달라던 학생, 이런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요. 기본적으론 여전히 왜 어지르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냐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요.
2014.04.23 02:13
참 복잡하지요 마음이 왜이리 걸리적 거리는 게 많은지. 그나저나 그 식당칸인가 들어갔다는 데 그거 결과나 좀 보고 잘라 했디만 ..
2014.04.23 05:54
2014.04.23 08:38
시간날때 종종 15개월된 조카 사진이랑 동영상을 봤었는데, 요즘은 보면서 불안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2014.04.23 08:58
첫날엔 자꾸만 눈물이 나왔어요. 지금은 그렇지는 않아도 계속 착잡한 기분이에요.
2014.04.23 09:41
지난주만큼 심란하고 눈물이 나진 않지만 지금도 착잡하긴 합니다.
아 배가 기울고 초기 구출 때 유리창가에 구명조끼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 사진을 봐버렸더니 다시금 우울해지네요..
2014.04.23 13:34
오늘 아침 출근 길에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한 학생의 장례길을 보게 되었어요.. 운구차 앞에 써진 이름 앞에 학생의 학년 반이 써있는 걸 보니 또 눈물이 나더군요. 이 슬픔이 언제쯤 무뎌질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렇데 되면 더 슬플거 같은 마음이 들어 출근 길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2014.04.23 14:18
2014.04.23 17:40
후. SOS는 아직도 진행중이네요. 하루하루가 지뢰밭 속이지만 서로 서로 조금씩 이야기라도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사실 저는 듀게에서 우울증이나 험한 일이 생길까 걱정되던 분들이 제일 걱정됩니다. 괜찮습니다. 여기는 고립된 섬이 아닙니다. 아직은
그 영상을 본 후 계속 멘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