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8 14:56
이제 한 60명 앞세운 듯 합니다. 그래서 그러려니 하려고 해도, 올해가 참 아픈 시절인데도, 처음으로 장기간 한국을 떠나 있는 상황인데도 여지없이 마음 한 구석이 무너집니다. 쫌만 더 살지 으이구 이 화상아...그러니 내 지청구는 다 여기 할라오..
오늘은 간만에 학교에 좀 일찍온 김에 듀게 보았다가 아주 하루를 헤멨습니다. 간신히 3시간 하고 간단히 샌드위치 먹는 데 넘어가지를 않더군요. 도서관 바깥으로 보는 여기 날씨는 정말 환한데.. 대충 치우고 다음 강의실 가서 어둠 속에 좀 있었습니다. 무어라 말을 하고 싶더군요. 그냥 나가서 술먹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치졸하게 칠판 구석에 썼습니다. Rip. Shin Haechul(1968-2014.10.27) Good bye my Icarus, Mr.trouble. 누군가 불켜고 들어옵디다. 18살 짜리 말레이지아에서 온 소녀가 짧은 영어로 묻습니다. "Why are you so sad?" 뭐라 블라블라 답합니다. 콩만한게 감히 어른 등을 쓰다듬습니다.
수업이 시작되고 나서 그걸 본 리딩 선생이 묻길래 그냥 한국의 브루스 스프링스틴 같은 사람이라고 말해 줬습니다. 지우지 않고 수업을 진행하더군요.
마치고 늘 그렇듯 수영을 갑니다. 여기 야외수영장 오후 4시,미치도록 햇살과 물빛이 좋습디다. 하지만 전 몇 바퀴 못돌고 네팔 수영친구랑 노닥거리다 멍때리다 왔습니다. 그냥 가까운 마트 가서 맥주 사오고 비로소 늦은 저녁을 사 먹고 집에 와서 진탕 먹습니다.
이제 어제 못 본 유나를 볼 생각입니다. 그대도 위에서 보시게. 우린 여전히 그 거리에서 비비고 살다 갈테니 그때까지 기다리시게. 그래도 그동안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안녕
평화와 안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