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6 12:58
저는 커뮤니티의 글들을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활자중독증이 있는데, 딱 트위터, 커뮤니티 글들 정도의 수위에 반응하는 중독입니다. (집중하고 읽어야하는 글엔 중독증세가 사라지더라고요 ㅋㅋ 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데,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얘기하다보면
제 3자 눈에도,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듣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보이긴 하지만,
요즘엔 답정너라는게 너무너무 사용이 보편화된 단어여서 그런지
아주 사소한 조짐에도 답정너라고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그러면 그때부터 달리는 댓글 양상이 매우 전투적으로 변합니다.
다른 의견을 들을 거 아니면, 아니면 글을 아예 올리지 말든지,
보고싶고 듣고싶은 의견만 보려면 네 친구한테나 가라든지
거기에 대고 글쓴이가 자기 생각의 근거들을 표현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오히려 냉소를 하는거 같아요.
그렇게 발끈하는게 당신 말이 틀리다는 증거다 라고 하든지,
제 3자 눈에 보이는게 더 정확하다라고 일갈해주고 그래도 글쓴이가 수그리고 안들어오면 더 공격할 준비를 하는거 같아요
저는 답정너라는 표현도 일종의 선동이라고 봐요.
선동은 한마디 말이면 되지만
선동에 반박하려면 수많은 말이 필요하고,
사람들은 진짜 네가 답정너가 아니라면 이렇게 구구절절 답글 안달걸. 같은 말들을 하면서
이라면서 그 사람이 생각하는 근거에 집중하는게 아니라 답정너라는 말에 불쾌해하는 글쓴이를 공격하면서
답정너라는 말에 불쾌해하는 것이 글쓴이가 답정너인 증거인 것처럼 말해요.
그건 근거가 될 수 없는 것 같은데.
연애상담글에 정말 이건 아닌 사람과의 고민을 늘어놓는 글쓴이에게
"댓글단 사람들이 다 헤어지라고 해도 안헤어지겠지." 이 정도의 댓글푸념은 시원하긴 합니다만
"그런가요? 그사람이 왜그랬을까요? 정말 그런이유로 그런걸까요?"같이 쉽게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양측(연애상대와 네티즌)의 입장을 고민해보려는 사람에게
바로 "답정너네. 사람들이 다 그렇게 얘기해주는데 진짜 말귀 못알아먹는다" 라고 일갈하는 사람들 보면
답정너라는 단어가 있기전의 인터넷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 밑에 글중 본문에 답정너라는 단어가 쓰인 글이 있는것 같은데, 전혀 그 글과는 관련없는 글임을 밝힙니다 ^^; 오해를 살까봐 ㅠㅠ)
2015.03.26 13:47
2015.03.26 13:52
저도. 답정너뿐 아니라 많은 것들이요. 된장녀때부터였나.. 어떤 현상이나 인물을 별명짓길 즐기는 풍습이 만연해진 것 같아요. 이름이란, 특히 부정적인 이름이란 낙인과 같아서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5.03.26 14:32
전 답정너가 특히 문제라기보단 그냥 우리 사회에 '딱지붙이기'라고 할까, 뭐든지 너무 쉽게 재단하고 라벨을 탁탁 붙이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거든 나쁜거든.
2015.03.26 14:56
어제 버드맨을 봤는데 "You're just labeling everything!!"이라고 주인공이 일갈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비단 우리 사회만의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2015.03.26 14:51
자기 중심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내가 답정너이니 너도 답정너일 거다가 아니라, 나는 그런 문제로 고민해 본 적이 없으니 너도 당연히 답을 정해놓고 물어보는게다 이런 식으로요.
평균에서 왔다갔다 하는 글이면 이런 경우가 별로 없는데, 정말 어느 한 분야를 평균보다 잘 모르거나 서툰 경우에 그런 오해를 잘 받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답정너면 좀 어떠냐 싶습니다. 자기만 슬쩍 빠지면서 맞아요 걔가 나쁘네요를 유도하는 것 아니면 전 괜찮아요. 이것도 역시 제 기준에서 그렇게 보일 뿐인 거고요.
답정너가 너무 잦으면 속이 빤히 보여서 민망하긴 하지만요.
언어가 사고를 규정짓죠.
전 그래서 썸이나 그린라이트 같은 말이 싫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