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실망스럽네요.


딱 아이언맨 3에서 느낀 난잡함과 어처구니없음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이런걸 바랬던 게 아니었는데...





저에게 어벤져스 1의 느낌은 뭐랄까..


각 프로구단의 사고뭉치지만 에이스인 선수들이 국가대표 팀에서 만나서,

처음엔 투닥투닥 하다가도 정이 들고 국대 경기에 나가서 우승을 하고야 마는. 그런 영화였는데요


어벤져스 2는 그 후에 또 새로운 선수가 서너명 가입했는데

막상 팀케미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경기를 치르게 되고,

경기 내내 졸전을 하다가 뽀록으로 한골 넣어서 겨우 체면치레 한 느낌이랄까...


마치 2002년 월드컵축구 한국팀의 선전을 보고나서 2006년도 경기를 보는, 딱 그런 기분이군요.

영화의 구성이 되게 난삽하고 난잡합니다. 어벤져스 3를 위한 과도기 같고요.



전작의 가장 큰 장점은 모난 구석이 있는 캐릭터들이 치고받다가

점점 케미를 다져가면서 절정에서 하나로 뭉치게 되고, 그것이 액션의 합과 쾌감으로 곱해지는 것이었는데


2는 새로운 캐릭터 (스칼렛 위치, 퀵실버) 에 대한 설명이 이상할 정도로 빈약합니다.

설마 캡틴아메리카2의 보너스영상에 몇초 나온걸로

관객들이 전부 안다 치고 넘어가자는 건지 -_-;


퀵실버는 엑스멘 DOFP에 나왔으니 다 알지? 이런 건가 싶고요.

근데 웃긴게, 캐릭터 설정이 달라져서 전혀 다른 캐릭터가 돼서 그것도 의미가 없어졌거든요.


퀵실버가 오 좀 빠른가보네? 이런 식으로 연출이 된다면,

스칼렛은 어떤 능력인지 설명이 잘 안돼서.. 미안하지만 우뢰매나 파워레인저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능력은 물론, 과거나 행동의 당위도 설명이 안되니

그들이 처음에 울트론 측에 있었던 것도, 중간에 변하는 것도 전~~~~혀 와닿지가 않고요.


또 두 남매는 너무 쌍둥이같이 안생긴 것도 있고.. 아직 카메라맛사지를 덜 받아서인지 유독 어색합니다.

전작의 헐크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영화는 전체적으로 듀나님 리뷰의 덕후관객, 덕후 영화라는 표현이 딱입니다.

그냥 니들 다 알지? 넘어갈게~ 이런 느낌.




---------------------이하의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울트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울트론을 만들어낸 아이언맨, 그것을 도운 헐크의 행동과 배째라식 사후대처가 어이없는 건 둘째치더라도

(마치 극동 모 분단국가의 대통령같은 유체이탈이 나름대로 일품)


아니 그런 엄청난 인조인간을 뚝딱, 영화상으로 보면 불과 며칠만에 만들어내는게 가능한가요?

가능하다기보다, 장르적으로 허용이 되는 이벤트인가요?


여기서 영화가 크게 흔들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언맨3에서 느낀 기분나쁨의 정체도 그것인데요,

(아이언맨3에선 그 귀한 아이언맨 수트를 수십대나 뚝딱 만들어내는 것도 모자라서,

자동으로 움직이고 조각조각 나눠져서 수백 키로미터를 리모콘 호출로 날아가기까지 합니다.

이건 장르 팬층의 팬심의 허용범위를 너무 벗어났죠. 껍데기라도 공상과학물의 틀을 갖추고 있었던 아이언맨을 환타지물로 변화시킨 거니깐요.)


뭐 울트론이 깽판쳐도, 며칠만에 울트론을 만들었으니 또 하나 만들든가?  하는 식으로 시큰둥해질 수 밖에요.


아니나다를까, 뜬금없이 무슨 인공육체같은 것에 무려 자비스를 때려박아서

비젼이라는 인조인간을 만들어냅니다......


물론 비젼도 하루이틀만에 뚝딱.

이쯤되니, 영화가 무슨 수준낮은 농담 수준으로 전락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울트론은 무슨 되도않는 피노키오 코스프레를 태어나자마자 하더니, 난 이제 자유야 드립을 칩니다.

그리고는 며칠 숨어있더니 무슨 능력인지 새끼 울트론을 수백대 만들어냅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드래곤볼에서 베지터가 땅에 재배맨을 심어서 쑥쑥 만들어내는게 더 장르 규칙에 맞죠.


울트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와닿지도 않고요.

시커먼 회색 로봇이 빨간 눈을 하고선 헛소리를 늘어놓으니, 하나의 악몽이 오버랩되는데

그것은 트랜스포머의 메가트론.... 하........



그리고 차라리 울트론의 제작기간이 영화상에서 길고 힘겨웠으면, 오랜시간 그것을 비밀리에 진행한

토니 스타크의 음험함과 위험성도 부각되고 울트론의 인격 형성과정도 묘사할 수 있었을 거에요.


그런데 뚝딱 만들어지더니, 태어나자마자 난 자유의 몸이고, 인간은 멸종함으로써 진화해야하니 지금은 가만히 있으라..

나 참. 그 현명한 자비스를 제압한 놈의 사고수준이 이정도라니 -_-; 니가 인생을 아니? 라고 해주고 싶더군요.


개인적으론 울트론의 인격이 아예 토니의 것을 이식한 것이라든지 했으면,

토니의 위험한 관점 (캡아3와 어벤져스3에서 캡아와 대립하게 되는) 도 더 드러나고

이 영화의 비극성도 증폭됐을 듯 합니다. 사실상 울트론의 존재 자체가 토니+아이언맨의 다크사이드를 보여주는 거니까요.


토니가 머리를 너무 쓴 탓인지 사고방식이 안드로메다로 간 느낌인데..

그래서 울트론도 오락가락하는 걸까요? ;


자비스=비젼도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질 모르겠습니다. 묘사할 시간도 없는 느낌이구요.


전체적으로 전작에서는 전 캐릭터들을 고루 비춰주며 성격을 묘사하고 유머도 재치있게 끼워넣었던 것에 비하면

묘사의 비중이 고르지 못하게 느껴지며, 유머도 전작만 못합니다.


액션은 캡아2의 위엄인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동작들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밖엔 그닥 뭐 없습니다.


건담도 아니고 무슨.... 도시가 운석이 돼서 떨어져도

뭐 헐크가 받아내겠지~ 스칼렛이 현실조작해서 되돌리면 되는거 아냐? 이런 생각밖에 안드니.. ㅠㅠ


영화 전체적으로 일거리에 치어서 빨리빨리 할것만 하고, 남은 일은

캡아3와 어벤져스3으로 미루는 느낌인데, 이정도 급의 거대 영화가 가질 미덕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 이 영화를 본지 한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기억에 남는 장면은

블랙 위도우와 헐크가 손을 포개는 장면 뿐이네요.


근데 그 둘이 왜 뜬금없이 연인이 됐는지도 모르겠다는 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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