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2015.04.24 12:07

러브귤 조회 수:2115

# 벌써 1년이 좀 넘었습니다.

자의라기 보다는 타의에 의한 타지 생활이 말이죠.

처음엔 의지가 차오르고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우습게 여기기까지 했던 

모든 것들에 흥미가 점점 떨어지고

자존감도 함께 떨어지는 그런 시간이 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1x년을 일하며 생활하는 직장주부의 삶에서 

돈, 과 관계되는 '직장'이 빠진 주부의 삶을 살다보니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건가' 부터 시작해서 '점점 잉여인간이 되는건가' 까지..

어젯 밤에는 갑자기 감정적으로 격해져서 맥주 한 캔을 마시고는 유투브로

감동적인 동영상을 찾아 보기 시작해서 새벽 3시까지 이런 저런 영상을 보고

울고 불고 꺽꺽 거리다가 눈이 붕어만해진 채로 일어났죠.

이게 바로 우울증 증세 중 하나겠죠. 몸과 마음을 건강히 단련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 만약 주변 지인의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외국으로 '어학연수' 를 6개월-1년 다녀온다고

 한다면 저는 적극적으로 말릴 용의가 있습니다.

 아이의 의지력이 매우 강하다면 물론 상황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또한 영어 사용 국가라고 해도 도시에 따라 상황이 다르고요(A.k.a. LA ...) )

 한국 아이가 전혀 없는 학교의 경우, 아이의 성향에 따라(적극적인 성격인 경우)

 친구를 사귀면서 언어적인 측면이 늘 수는 있씁니다만(의사소통 가능)

  학교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는데에는 매우 한계가 있답니다.

  한국 아이가 있는 학교의 경우, 아이의 성향에 따라(위와 같음) 외국 친구+한국 친구를

  사귀면서 언어적인 측면이 늘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말'을 편하게 생각하면서

  한국말로 떠들다가 주의를 받게 마련입니다.

  위의 두 상황에서 아이의 성향이 소극적일 경우,,, 아이는 학교에서 말을 하지 않습니다.

  여기 사는 분들 중에 아이가 미국에 산 지 4년 되었는데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겨우 1년 반 전 부터라고 합니다. (그것도 큰 아이와 친구가 되면서 성격이 많이 변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어학연수 6개월로 아이가 영어가 늘어 올 것이다?!?!. ... 그럴리가요.

  한국에서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영어 학원도 다녔고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도 1등을 했던

  초등학교 3학년인 학생이 맨 처음 여기 학교에 등교한 후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선생님이 수업시간 내내... '아르르르르르르르- 아르르르르르르- 했어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알아 들었어요. ㅠ_ㅠ"

  .....

  아마도 '경험'이 늘겠지요. 하지만 그 것도 어떤 홈스테이 주인을 만나느냐가 관건이에요.

  부모가 따라가지 않은 이상 아이의 모든 외부 활동은 누군가의 RIDER 가 필요하거든요(PICK UP도)

  여하간,, 비추입니다. 비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돈이 많은 관계로 LA 나 샌프란시스코 혹은 얼바인 같은 지역으로 자녀를

  보내시는 분께는 상기 사항이 다 쓰잘데기 없는 참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여하간, 종일 미국 TV 만 보여주고 학교 끝나고 나면 미국애들이 하는 ACTIVITY(야구,농구,축구,테니스 등등)에 넣어

  너 혼자 잘 헤쳐나가보렴, 모드로 내버려두면 적어도 1년이 지나면 어느 정도 말은 알아 듣습니다. 의사소통도 하고요.

  하지만 매우 기본적인 것만 가능하다는 것.

 

 # 어른도 무기력해지는 상황일 때, 아이라고 다를 바 있겠습니까.

 그렇다고해서 아이에게 '집에서 만큼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렴' 모드로 휴대폰 혹은 각종 컴퓨터 노트북 아이패드 등등을

  줬다가는 큰 일이 납니다.

  아이에게 한국 동화책 50권과 영어 동화책 50권을 읽으면 아이패드를 사주겠노라 장담한 날,

  아이가 매우 투덜거리며 말했습니다.

  "다른 한국 애들은 엄마가 힘들겠다고 불쌍하다면서 휴대폰을 사주거나 아이패드를 사줬대요. 생일 선물로 받기도 하고"

   그래서 말했지요.

  = 그래.. 다음 생애에는 그 집에서 태어나도록 노력해보렴

   그리고 때 마침 차 창밖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소나기였지요.

   제가 말했습니다

   = 지금 이 앞 유리창을 봐. 어때? 뿌옇지? 잘 안보이지? 니가 투정만 부리고 게임만 하려하고 책을 읽지 않으면

    앞으로 니 앞 날이 이렇게 뿌얘지는거야.

   그러면서 와이퍼를 한 번 작동 시키며 말했지요.

    = 책이나 공부라는 건 이렇게 사람 인생을 와이퍼처럼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지. 너 같은 청소년들에게는..

 

    그러자 아들이 박수를 치며 말하더군요.

 

     "아하!!! 잘 알겠어요. 역시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다가도 인생 한 방이면 깨끗하고 잘 나갈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 곧 5학년입니다.(이 색히가..)

 

# 동네에는 가끔 카니발이 열립니다. 아, 가끔이 아니네요. 1년에 한 번 열려요.

  아주 크고 화려한 놀이기구가 여기저기 설치되지요. 놀이동산 남부럽지 않아요. 

  올해는 예년보다 더 화려해져서 신나 하면서 아이들과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구경하고 난 후

  흐뭇해 하며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차가 없는 겁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었어요.

   ... 그리고 알게 되었지요. 나의 차가 견인되었다는 것을....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밤 11시에 견인 지역으로 가서, 밤11시에 흑인아저씨들 바글바글한 주유소에 가서

  밤 11시에 돈을 뽑아 차를 찾아 오는데 눈물이 쥬룩쥬룩...

  나중에 사람들이 말하길, 밤 9시 이후 주유소 ATM에서 돈 뽑아 내온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 여러분, 주차 금지 구역은 한국이든 어디든 잘 구별해야 합니다.(자세한 설명 ...안 할래요)

 

# 엄마가 6월 말에 오십니다.

 사실 내년이 환갑이신데, 올해라고 뻥치시고(야!!) 오셔요(뭐임마?!)

 .... 그래서 여행 기간은 약 14일로 잡고 계획을 짭니다.

 아틀란타-워싱턴-뉴욕-나이아가라(온타리오)-토론토-몬트리올-퀘백-필라델피아-아틀란타.

 

 .... 혹여 제가 가는 곳 중 한 군데라도 가 보신 적이 있으신 분들,

 ...꼭 가봐라, 싶은 곳이 있으시다면 추천해 주시면 매우매우 감사드릴게요.

 (.,..물론 감사 따위 인생에 도움 안되시겠지만, 제가 축복도 포함해서 드릴께요 헤헤)

 ... 엄마의 첫 미국 여행이라 좀 걱정도 되지만,뭐 ... 어쨌건 행하고 부딫혀 봐야지,, 라는 마인드 입니다.

 .... 도움 주시는 분들께는 땡큐.

 

 

 

....

 

다들 안녕하시죠?

솔직히 가끔..아니 언제나, 매일, 한국의 뉴스를 보면서

아니 누르면서,

...어쩌다가 나도 모르게 = 망해버려라 ..

아니면

=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다들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안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살아가고

그래야 싸우고 그래야 버티고 그래야 또 새로운 세상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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