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5.07.25 12:43

여은성 조회 수:903


  1.휴........


 2.어딜 좀 갔다왔어요. 싫어하는 것 2가지가 등산과 여행이예요. 등산을 싫어하는 이유는 산을 올라갔으면 내려와야만 하잖아요. 여행을 싫어하는 이유는 어차피 여기로 돌아올 거니까요. 식사를 하거나 근처에서 놀거나 하는 건 원점으로 돌아오는 게 그냥 되거나 쉽게 되거든요. 하지만 등산과 여행 이 두가지는 반드시 짜증나는 원점 복귀의 과정이 있고 그 짜증나는 과정을 쉽게 때우거나 줄일 수가 없어요.


 요즘은 여행을 가기 싫은 이유가 또 추가됐어요. 기름칠에 관한 거죠. 일들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이곳에 기름칠을 좀 해놨거든요. 한데 새로운 곳에 가면 이곳에 해놓은 기름칠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 왜냐면 그곳은 이곳이 아니니까요.


 3.근처에 새로운 돈까스집이 생겼어요. 이 동네가 다른 동네 사람들에게 듣는 평은 '가게는 많지만 정작 먹을 곳은 없다'예요. 이 말이 어느정도 사실인게 이 동네의 음식점들은 대개가  술집이거나 고깃집이죠. 어차피 요식업소를 차릴 거면 단가가 쎈 걸로 가자 하는 의도일 거예요. 한데 그래서 그냥 한 끼를 때울 만한 곳은 찾기가 어려워요.


 근처 주상복합에 들어와있는 프랜차이즈나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건 밥집이라고 하기엔 뭐하죠. 그래서 밥을 먹거나 냉면을 먹고 싶을 땐 멀리까지 나가야 했는데 돈까스만큼은 괜찮다 싶은 집이 이번에 생겼어요. 이곳도 이자카야가 기본이고 식사메뉴는 부인 거 같긴 하지만 뭐 맛있으면 됐죠. 


 4.휴.


 5.최근 자전거를 배웠을 때 밤이 되면 한강에 나가곤 했어요. 처음엔 이것저것 다 가지고 가다가 나중엔 휴대폰도 체크카드도 아무것도 안 가지고 가게 됐어요. 그렇게 자전거만 타고 아주 오래 달려서 멀리까지 가면 초등학생 때 밤거리를 돌아다니던 그때의 무력감이 다시 느껴지곤 했어요. 흠. 꼭 나쁜 뜻은 아니고 약간의 망실 상태 같은 거요. 


 커서는 그런 기분을 느껴보기 힘들었는데 돌아가기엔 너무 먼 곳에 아무것도 없이 혼자 떨어져 있으니 어렸을 때 사막을 걷던 거 같은 그건 느낌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시 저 먼 길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여 보면 모든 것이 잘 계량되던 성인의 일상에서 떨어져 뭔가 아득하고 아련한 느낌이 들곤 했어요. 어렸을 때 느끼던 예측도 계량도 안 되는 길을 어정어정 걷는 그 느낌이요. 사실 한밤중의 총알택시를 타면 10분도 안 걸릴 거리겠지만 체크카드를 두고 온 것만으로 외로이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거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지금은 여름이라 한밤중의 라이더들이 너무 많아요. 칼바람이 한강의 자전거도로에서 그들을 몰아낼 때 다시 나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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