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25 15:20
정수기 물통을 번쩍 들어서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리고 복사기 복사용지 묶음 들고 오고, 복사기 토너도 잘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
그래서 부득부득 정수기 물통 갈고, 복사기 토너 갈면?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주신다는 분들이 과연 인정을 해 주셨냐면 말이죠.
야근해야 인정, 철야해야 인정, 출장 가야 인정, 지방파견 가야 인정....
페미니스트로 인정받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은 줄줄 늘어나기만 합디다.
그리고 최종 병기 '니들은 군대도 안 가잖아!'가 등장하죠.
정수기 물통 가는 걸로 비아냥대는 건,
개인의 근력 차에 따라 '힘이 듦'의 정도가 다른데 그걸 할 수 있느냐의 여부로 '진짜/가짜'를 나누겠다는
그 당당함이 기가 막혀서입니다.
인정이요?
누가 인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줬죠? 누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줬습니까?
내가 진짜 페미니스트인지 가짜 페미니스트인지 십자가 밟기 하나요?
저는 생물학적 여성으로서 페미니스트다,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여성혐오를 끊임없이 자기 검열하고 있는데요.
그 자기 검열의 내용을 판단해서 제가 몇 퍼센트 페미니스트인지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진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 주실 여러분?
2016.07.25 16:09
2016.07.25 16:20
정수기 물통은 갈 수 있는데, 정수기 자체를 못 옮기는 직원은 힘쎈 직원인가요, 힘이 약한 직원인가요?
복사기 토너는 알아서 가는데, 사무실 화분에 물은 안 주는 직원은 할 일 하는 직원인가요, 할 일 안 하는 직원인가요?
지각을 자주 하지만, 시킨 일은 빼먹지 않고 깔끔하게 하는 직원은 부지런한 직원인가요, 게으른 직원인가요?
그 기준은 어디에 있고, 그걸 '인정'하는 자격은 누가 주는 거죠?
2016.07.25 18:36
2016.07.25 19:05
2016.07.25 19:08
굳이 어거지로 해야할 필요는 없죠. 업무범위도 그래요. 다들 좀 서로서로 좁게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2016.07.26 08:05
오버할필요 없어요. 정수기 물통 알아서 갈면 그냥 힘쎈 직원으로 인정해줄테고 복사기 토너 알아서 갈면 그냥 할일하는 직원으로 인정해주겠습니다.